“여호와께서 아브라함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케 하리니 너는 복의 근원이 될지라.”(창 12장 1-2절)

갈대아 우르에 살던 아브라함에게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라고 하신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통해서 계획하신 일을 이루고자 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은 그 말씀에 순종하려고 정든 땅 갈대아 우르를 떠나야 했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입니다. 순종했을 때 그는 축복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믿음의 조상이라는 칭호를 받았습니다. 태어나 성장한 곳, 슬픈 일도 함께하고 기쁜 일도 함께했던 정든 성도들이 있는 교회를 떠나 캄보디아로 부르시는 하나님께 순종하기까지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저를 통해 당신 뜻을 이루고자 하시는 하나님 마음을 잘 알기에 조금도 주저함 없이 이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보잘 것 없는 자를 택하시고 지옥으로 향하는 불쌍한 영혼들의 부르짖음을 듣게 하시어 부르셔서 가라 하신 이곳 캄보디아에서 선교 초년병으로 겪었던 일들을 지면으로 간증하게 허락하신 아버지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2008년 12월 6일 조암수정 교회에서 파송 받고 2009년 2월 3일 캄보디아에 도착하여 지금은 프놈펜에서 언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이곳에 와서 언어, 문화, 기후에 적응하다 보니 벌써 6개월이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저희 가족은 프놈펜 외각에 있는 뚤꼭이라는 동네에 300$ 짜리 월세 방을 얻어 지내고 있습니다. 집은 4층인데 계단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계단의 경사가 심해 무릎이 아플 때도 있습니다. 이곳은 90년간 프랑스 식민지였기에 건축양식이 프랑스와 비슷합니다.

집 근처에 쓰레기장이 있어서 냄새도 많이 나고 파리도 많습니다. 주거 환경은 좋지 않지만,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식생활은 오토바이로 3분 거리에 있는 모낭시장에서 쌀, 과일, 야채 등을 사다 해 먹습니다. 야채나 과일은 비교적 싼 편이나 공산품은 대부분 태국과 베트남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가격이 만만치 않은 편입니다. 시장은 지저분하고 비위생적인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그래도 가까이에 시장이 있어서 감사가 됩니다. 처음에는 상인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답답하고 외국인이라 물건 값을 많이 받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젠 낯이 익어 편하고 친절하게 대해 줍니다. 이곳 시장은 단골이라는 개념이 없고 덤으로 주는 것이나 또는 값을 깎아 주는 것이 없습니다.

캄보디아 기후는 우기가 6개월, 건기가 6개월입니다. 지금은 우기로 하루에 한 번 정도 비가 옵니다. 비가 내리고 나면 아주 시원합니다. 건기 때는 너무 더워 쉽게 지치곤 합니다.

중고 오토바이를 구입하여 한국에서는 타보지 못한 오토바이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거리에는 오토바이가 많은데 신호도 지키지 않고 역주행도 서슴지 않아 위험하고 아찔한 순간도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운전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은 잘 타고 다닙니다. 그들의 운전 습관을 이해하지 못해서 화가 날 때도 있지만, 제가 오토바이를 타보니 그들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밤이 위험합니다. 도둑과 강도가 많습니다. 한국인이 희생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아직 자동차가 없어서 저녁이나 밤에는 외출을 삼가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아침 9시 30분부터 한국인이 가르치는 K L C 언어학교에서 1시간정도 공부하는데 교사가 한국인이라 이해하기도 쉽고 간단한 문장부터 배워 크게 도움이 됩니다.

집으로 돌아와 11시 30분에 아이들과 점심을 먹고 아이들은 1시 30분에 스쿨버스 타고 영어 학원으로 가 2시부터 5시까지 공부하고 6시쯤 집에 돌아옵니다. 저희 부부는 다시 프놈펜 대학 언어 학당에서 4시부터 5시 30분 까지 캄보디아 선생님에게서 이곳 말을 배웁니다. 영어를 못해 어렵고 캄보디아어는 회화는 쉬운데 문법과 글자가 너무 어려워 때로는 머리에서 쥐가 나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배운 것을 잊어버릴 때가 많아서 고민입니다. 수업시간 전에 항상 지혜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아이들도 지금은 잘 적응해 영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이곳 문화와 언어를 잘 배울 수 있을지 걱정이었는데 영어에 적응을 잘해서 감사했습니다. 이 모든 일이 성도님들의 기도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일에는 ‘툭툭’이라는 택시를 타고 김한식 선교사님이 계신 벙뜨러바엑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아직은 귀가 열리지 않아 현지 형제·자매님 들이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해 답답하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표현하지 못할 때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말로만 들었던 선배 선교사들이 겪었던 그 길을 직접 걸어보니 경험치 않으면 그 마음을 이해 할 수 없음을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선교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라면 선교사는 어렵고 힘들게 살아야 한다는 고정 념과 현지 상황을 모르면서 쉽게 판단하고 정죄하는 일입니다. 또한, 파송교회와의 긴밀한 관계와 후원과 관심이 중요합니다. 현지에서 일하는 선교사 입장과 작은 일에도 서로 의논하여 많은 대화 속에서 일을 처리한다면, 긴밀한 관계 속에서 주님께서 허락하신 선교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2년에서 3년 정도 언어습득에 전념하여 서두르지 않고 주님의 때에 일할 수 있도록 준비하려 합니다. 어떤 사역을 맡기실지 모르겠지만, 그 일에 충성하려 합니다. 선교는 고독하고 외로운 길을 가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앞으로 많은 고난과 역경이 온다 해도 그것은 저 자신과의 싸움임을 알게 됩니다. 믿음의 선한 싸움을 마칠 때까지 더욱 정진하는 선교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희 가정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물질로 동역 하시며 헌신하시는 모든 성도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일일이 서신을 보내거나 통화하지 못하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캄보디아 선교에 관심을 두시고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오심이 임박한 말세에 하나님 명령인 선교 사역이 한국 성도님들의 수고와 헌신을 통해서 이루어지기를 기도드립니다.

캄보디아 뚤꼭에서

박연일, 이재영, 주은, 상우 올림

기도제목 : 크마에 언어 공부와 주은, 상우의 영어공부를 위해,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자동차 구입을 위해, 정직한 현지인 동역자를 예비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