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꽝!!”

상반신은 사람이고 하반신은 물고기인 풍요의 신 바알의 아버지 다곤이 여호와 궤 앞에 넘어져 있었다. 무슨 이유로 풍성한 수확을 약속하던 블레셋의 신 다곤이 손과 목이 잘린 채 넘어져 있었을까?

이 일이 생기기 전, 그들은 땅을 진동하는 이스라엘의 큰 함성에 주눅이 들어있었다. 그들은 이스라엘의 여호와 하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알고 있었다.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이끌어내실 때의 기이한 이적과 기사는 블레셋인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땅을 진동시킬 만한 이스라엘의 함성은 곧 처절한 외침으로 바뀌었다. 블레셋은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크게 승리하였다. 하마터면 패배할 뻔했던 전쟁에서 통쾌한 승리를 한 것이다. 여호와의 언약궤를 빼앗아 승리의 찬가를 부르며 당당하게 돌아온 블레셋은 언약궤를 어디에 둘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큰 능력의 신, 전쟁의 신, 이적과 기사의 신인 여호와의 언약궤를 소유함이 여호와 하나님을 소유함이라 생각해 다곤 곁에 언약궤를 두었다. 그리고 풍성한 수확과 함께 능력의 신 여호와께서 대적들에게서 지켜주시리라 기대했다.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둘 다는 종교심 많은 인간에게 지극히 합당한 선택이었다. 그들은 그때까지 다곤이 축복의 신이라고 굳게 믿으면서 전능하신 여호와 하나님도 버리고 싶지 않았다. 함께 소유하고 싶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홀로 높임을 받으시며 경배 받으시는 분이다. 다곤이 여호와 하나님을 경배하는 자세로 엎드린 모습을 목격한 블레셋인들은 다시 자기네 신을 세워놓았지만, 이번에는 팔과 목이 잘린 채 엎드려졌다. 이러한 현상은 3천 년 전 팔레스타인에서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다신론의 굴레 속에 있는 모든 족속에게 하나님의 복음이 전파될 때 나타나는 일반적인 모습이다.

캄보디아는 1,300년 전 푸난과 첸라 왕국이 통일되면서 앙코르제국으로 세상에 이름을 드러냈다. 그들은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면서 인도차이나반도의 패권을 쥐었다. 당시 그들의 종교는 힌두교였다. 이 사실은 모든 역사학자가 인정하는 바인데 대표적 증거로 앙코르사원이 있다. 사원 안 사암으로 만들어진 회랑 벽에는 힌두교에 관한 온갖 이야기가 그림으로 새겨져 있다. 1,100년 무렵 기울어져 가던 앙코르제국에 혜성같이 한 인물이 등장했는데 그가 바로 불교를 들여온 사람이었다. 그 후 앙코르제국의 위용은 사라졌지만, 그때 들어온 불교는 지금까지 이 나라를 이끄는 종교가 된다. 캄보디아 불교는 소승불교로 한국의 대승불교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또한, 유교와 토속신앙 위에 세워진 우리나라 불교와 달리 캄보디아는 힌두교를 바탕으로 세워져 힌두교와 별로 다르지 않다. 캄보디아 말로 하나님을 뜻하는 말은 셀 수 없이 많다. 따라서 단순하게 하나님을 지칭할 때, 어떤 하나님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다. 3천 년 전 다른 또 하나의 신을 받아들였던 블레셋 사람들처럼 이곳 젊은이나 청소년, 어린아이들은 기쁨의 복음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인다. 하지만, 장년층은 동양의 체면문화가 강하게 작용해 서양종교로 알려진 기독교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이라 복음 전할 기회 만들기가 쉽지 않다.

캄보디아에서 마을이 형성되는 과정은 대체로 이러하다. 마을중심에 절이 들어오고 그 절 안에 학교를 세운다. 그리고 절을 중심으로 삶이 시작된다. 따라서 이들의 삶은 종교와 일치된 삶이다. 삶이 종교요, 종교가 삶이다. 이들이 복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곧 그 사회에서 단절됨을 뜻하며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따라서 두려움 때문에 믿기를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

청소년사역의 중요성 (전 국민의 60.8%가 24세 미만:2008년 통계)

캄보디아의 도시는 1년 사이에 지도가 바뀔 정도로 변화하며 성장하고 있다. 도시는 농촌과 달리 체면문화의 영향을 덜 받는다. 특히 오래 거주한 사람보다 최근에 이주한 사람들이 교회 출석하는 일에 다른 사람 눈치를 덜 본다. 도시 선교에서 공동체 사역은 아주 중요하다. 도시에는 항상 사람들이 모여든다. 일정한 때가 되면 청년들은 농촌에서 도시로 와 공부를 하거나 직업을 찾는다.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리스도의 일꾼으로 양육하는 훌륭한 사역이 바로 공동체 사역이다. 우리 모임도 프놈펜과 시엠리읍 등 대도시에 이러한 젊은이들을 모을 센터와 양육하여 제자 삼을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일꾼이 필요하다. 공동체 사역의 가장 중요한 점은 함께하는 것이다(이에 열둘을 세우셨으니 이는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막3:14)). 함께 먹고 함께 자며 영향을 주는 일이 바로 제자 삼는 사역이다. 그러려면 아주 큰 내려놓음이 필요하다. 그러나 비전이 있다. 염불 소리를 들으며 잠들고 염불 소리에 깨던 그들이 기도와 함께 잠들고 찬송과 말씀과 기도로 여명을 밝히기 때문이다. 베데스다 공동체가 바로 이러한 곳이 되기를 꿈꾼다. 베데스다 공동체 건물이 완성되어 이 땅 청소년들이 예수님을 만나고 제자로 자라 캄보디아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기도한다.

지금 우리는 캄보디아가 죽음의 땅에서 생명의 땅으로 변해가는 과도기에 서 있다. 지금은 이 땅이 21세기 화려함의 그늘에 가렸으나 이제 서서히 빛을 드러내고 있다. 캄보디아는 분명히 추수 밭이다.

어린이사역의 중요성

캄보디아에서 가장 중요한 사역을 꼽으라면 그것은 단연코 어린이 사역이다. 혹자는 한국의 6-70년대 어린이사역의 결과가 80년대 기독교 부흥이라고 강조한다. 십 년, 이십 년, 삼십 년 후의 캄보디아는 바로 지금 이 어린이들에 의해서 결정된다. 청년을 낚시로 잡는 고기, 어린이는 그물로 잡는 고기로 비유할 수 있다. 지금이 가장 추수하기 쉬운 열린 시기임이 분명하다.

어린이 사역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가장 일반적인 사역이 주일학교 사역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계가 있다. 철저하게 자기네 종교를 존중하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어린이들은 과연 무엇을 따라가겠는가? 이곳 캄보디아 어린이들의 아침은 일찍 시작된다. 졸린 눈을 비비며 대문 앞에 서 있는 스님을 본다. 그리고 곧장 달려나가 그 앞에 신을 벗고 머리를 조아리며 합장하면 스님은 알 수 없는 염불을 읊조리며 아이를 축복한다. 이것이 그들의 하루 시작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유일하신 하나님, 우리를 사랑하사 당신의 독생자를 주신 하나님을 믿고 따르도록 교육하기에 일주일에 한 시간은 너무 짧다. 따라서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현재 캄보디아에서 유치원 사역을 활발하게 하는 기독교 단체가 많다. 미래를 생각할 때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시엠리읍 교회 유치원 시작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더 오랜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하고 그들의 깨끗한 마음에 유일하신 하나님, 우리를 사랑하사 당신의 독생자를 주신 하나님을 심기 위해서다.

시엠리읍에서 35km 떨어진 마을에 교회 소유 땅이 있는데 그곳에 유치원을 열게 되길 기도하고 있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기독교 교육과정으로 가르친다면,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전할 뿐 아니라 부모와 형제, 자매도 인도할 수 있는 훌륭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유치원이 예배드리는 장소로 변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마을로 찾아 들어가 성경공부로 복음을 전했지만, 영혼들의 마음 밭을 일굴 시간이 모자라 한계를 느낀 일이 많았다. 따라서 유치원 사역으로 복음의 기초를 놓고 나아가 교회를 세우는 일은 아주 시급하고 중요한 사역이다.

이와 같은 영적 사역에 성령님의 역사는 절대적이다. 성령님은 우리의 총사령관이시다. 그분의 지혜와 인도하심을 따라 우리가 한마음으로 기도하며 헌신할 때 2천 년 전 예루살렘에 임하셨던 성령의 불길이 죽음의 땅 캄보디아에서도 역사 하시리라 확신한다.

유 창 용(캄보디아 시엠리읍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