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사역에 대해서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아니하기를 심판하여 이길 때 까지 하리니” (마 12:20)

마태복음 9장 10절~13절 말씀에서 세상에서 죄인이라 지탄받은 세리 마태를 제자로 부르시고 그의 집에서 식사하실 때, 많은 세리와 죄인이 주님의 제자들과 함께 앉은 것을 본 바리새인들이 “너희 선생은 어찌하여 세리와 죄인들과 잡수시느냐!”라고 묻자, 주님께서는 “건강한 자에게는 의원이 쓸데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느니라. 너희는 가서 내가 긍휼을 원하고 제사를 원치 아니하노라 하신 뜻이 무엇인지 배우라.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바리새인, 서기관 그리고 제사장들은 자기가 의인인 줄 알고 세상에서 죄인이라 손가락질 받는 사람들과 함께하시는 주님을 비난했습니다.

지금 시대는 어떤지요? 여전히 사람들을 죄지은 사람이라면 경계하고 만나기 꺼려하며 외면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주님의 긍휼이 없이는 그들과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저 또한, 교도소 사역을 하기 전에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주님 오심이 가까워서일까요?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이 완악해지고 흉악한 범죄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도소마다 수인들로 넘쳐나는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구원받은 성도로서 저들에 대해 주님의 심정으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저들을 외면하고 돌아설 수 없으며, 죄인들과 함께하시며 복음 전하신 우리 주님의 사역에 동참함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어떠함에 상관없이 죄인을 구원하신 주님은 모든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십니다. 따라서 구원받지 못한 영혼들을 대하실 때 죄의 경중을 따지지 않으시고 모든 죄인을 구원하기 원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죄를 미워하실 뿐, 죄인을 미워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지난날 죄뿐 아니라 그 죄를 저지른 죄인까지 미워했음을 고백합니다. 주님께선 정죄보다는 죄인이 회개하고 구원 받기 원하십니다. 요한복음 8장에서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음행 중에 잡힌 여인을 끌고 와서 주님께 “모세의 율법에 이러한 여자를 돌로 치라 명하였거니와 선생은 어떻게 말하겠나이까?” 하고 물었을 때,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을 들은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양심에 가책을 받고 다 돌아간 후, 혼자 남은 여인에게 “나도 정죄치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 죄를 범하지 말라.”시며 자비와 사랑을 베푸신 주님을 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까지 죄인들을 사랑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통해 구원받은 우리 성도들도 죄인들을 찾아가 복음 전하기를 간절히 바라시는 주님의 마음을 깨닫습니다.

어떤 사람은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범죄를 저지르고 감옥에서 십수 년 간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누구나 범죄자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이는 감옥생활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이 세상에 지옥이 있다면, 여기일 것이다, 지은 죄 때문에 자유를 잃었고 하루하루 삶이 너무 고통스럽다. 지은 죄에 대한 형벌은 마땅하지만, 차라리 삶을 포기하고 싶은 때가 많다.”

여기 어느 수인이 구원받기 전에 보내온 글을 소개해 드립니다.

“펜을 든 이 순간 전 이미 현실의 제 껍데기를 벗어버리고 마지막 남은 한 가닥 자존심마저 포기했으며 마치 백주에 벌거벗은 몸으로 거리를 거닐고 있는 느낌……. 사랑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모순된 세계에서 심야의 적막함이 저의 침통한 기억을 되살렸고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저는 감옥에 들어온 후 삶에 대한 모든 의욕을 잃었고 사랑이라는 단어가 머리에서 완전히 종적을 감추었습니다.”

저는 이런 사람들을 만나면서 세상에서 지탄받는 죄인들에게 먼저 복음을 전하신 주님의 마음을 새삼 깨닫습니다. 삶에 대한 모든 의욕을 잃고 죽음을 생각하는 이들이 누구보다 먼저 주님의 복음을 들어야 할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수인들이 은혜의 복음으로 구원받고 천국 소망을 가지게 되면 지옥 같던 감옥생활이 천국의 기쁨과 평안을 누리는 생활로 바뀌는 모습에서 교도소 사역의 소중함을 새삼 확인합니다.

언젠가 접견실에서 어느 수인이 아주 침통한 표정으로 저와 마주 앉았습니다. 무슨 일인지 묻는 제게 그는 눈물을 흘리며 본국에 있는 아내가 이혼신청을 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 사람에게는 십이 년 전에 헤어진 딸이 있습니다. 당시 세 살이던 딸은 이제 열다섯 살이 되었는데 그동안 한 번도 만나지 못했을 뿐 더러 아비로서 해 준 게 없는데 아내마저 떠나버리면 딸이 너무 불쌍하다고 말했습니다. 면회시간 10분 동안 우리는 함께 울며 기도했습니다. 저는 떠나는 아내를 미워하지 말고 선한 마음으로 보내주라고 권면했습니다. 이 사람은 중국 한족으로 무기형을 선고받아 오 년째 복역 중이며 주님을 영접하고 구원받은 형제입니다. 면회를 마치고 나오면서 그가 큰 상처 받지 않고 주님께서 주시는 평안을 다시 찾길 기도 드렸는데 얼마 후에 보내온 편지가 저를 기쁘게 했습니다.

“이 편지를 쓰기 전에 제 아내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이제 저는 주님을 따랐으니 모든 것을 버리고 온몸과 마음을 다해 주님 뜻을 따르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새 생명을 주셨으니 이제 저는 새사람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보혈에 의지하여 죄 사함을 받았고 제 영혼은 다시 소생했습니다. 이미 예수님께서 제 속에 들어오셨고 뿌리 내리셨습니다. 목사님, 지금 제 마음은 참으로 평안합니다. 당신이 인도해 예수님을 믿은 후 무거운 짐들을 모두 하나님께 내려놓았고 천국이 제 마음에 들어왔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목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저를 십자가에 못 박고 영원히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이 편지를 읽고 주님께 감사드리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이 분은 삼 년간의 체불임금 오천 여만 원 때문에 사장과 다투다 실수로 죽이게 됐다고 합니다. 교도소 수인들을 만나다 보면 정말 악해서 죄를 범한 사람도 있지만, 전혀 의도하지 않게 취중에 실수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 사람처럼 몇 년씩이나 열심히 일하고도 임금을 못 받아 다투다 범죄자가 되기도 합니다. 특히, 이러한 사건에 연루된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데 누가 이들을 죄인이라 하여 돌을 던질 수 있겠습니까? 이들을 만나다 보면, ‘주님께서 예비해 두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죄에 대한 철저한 회개와 낮은 마음을 가지고 복음을 듣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런 사람들은 10분씩 만나는 접견 3, 4회 정도만 복음을 전해도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죄 짐에서 자유를 얻습니다. 그리고 천국에 대한 소망으로 고달픈 감옥생활에도 기쁨과 평안을 누리면서 주님을 닮아가는 성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면서 이 사역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한국의 경제가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 산업현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들 중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수천 명에 달하고 국적 또한, 다양해 저희가 만나는 수인도 18개국, 230여 명에 이릅니다.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면 멀리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외국인 대상 선교사역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이들은 형기를 마치면 강제 추방되어 한국에 다시 들어올 가능성이 희박한데 저들을 잘 양육해 보내면 자기나라에서 복음사역자로 일할 수도 있습니다. 자기 나라에서 자기 말로 복음을 전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인 선교는 없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저희를 통해 복음을 듣고 구원받은 사람이 70여 명을 웃도는데 이들 중에는 교도소라는 제한된 곳에서 자기가 믿은 복음을 아직 주님을 알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열심히 전하는 믿음의 형제도 여러 명 있습니다. 저들이 복음을 전하는 과정을 보면 밖에 있는 우리 성도들이 큰 감동과 도전을 받게 됩니다. 복음을 전하려고 다른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세탁이나 청소 등을 도맡아 하면서 겸손한 자세로 섬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네도 어려운데 다른 사람들을 경제적으로 도우면서 복음을 전합니다.

가장 어두운 곳이라는 교도소에서 믿음의 형제들은 하나님 자녀답게 빛과 소금의 삶을 살면서 가장 어려운 대상인 수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고국에 있는 가족에게도 복음을 전해주기 원합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저들이 형기를 마치고 귀국한 후에 이루어질 복음사역에 큰 기대를 합니다. 저들은 남은 생애를 주와 복음을 위해서 살겠다는 소망을 가지고 우리가 보내는 성경교재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어느 면에서 보면 미래의 현지인 선교사들을 양육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지금도 새로운 구도자가 한 주에 여러 명 생기고 있습니다. 전국의 형제·자매님들께 교도소 사역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교도소 사역 기도제목

1. 계속 늘어나는 구도자들이 복음을 듣고 믿어 구원받기를

2. 구원받은 형제·자매님들의 양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기를

3. 외국어 구사가 가능한 전국의 형제·자매님들이 수인들과의 서신 교제를 통한 복음전도나 편지번역을 도와주시길(영어, 일본어, 태국어, 필리핀-따갈로어, 러시아어, 미얀마어, 베트남어, 중국어, 몽골어)

4. 구원받고 돌아가는 형제·자매들이 모임에 더해져서 영적으로 성장하기를

5. 현재 장기수로 복역 중인 형제·자매들의 가족과 친지들에게 복음 전해질 수 있기를

6. 교도소 사역에 필요한 재정과 책자 등이 풍족하게 채워지기를

대전 한밭 교회 김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