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베트남에 첫발을 디딘 지도 벌써 14년이 지났습니다. 약 5년 전에 캄보디아에 들어가 2년 반 동안 사역한 뒤에 다시 베트남으로 들어온 지도 만 2년이 되었습니다. 먼저 간단하게 베트남을 소개합니다. 베트남은 한국처럼 정치, 경제, 군사 면에서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나라입니다. 중국과 천 번이 넘는 전쟁을 치렀고 여러 왕조에 걸쳐 크고 작은 전쟁을 치렀습니다. 삼국지에도 나오는 남방국가로 베트남인들은 거칠고 도전적이며 남에게 굴복하지 않는 특이한 기질을 가진 민족입니다. 근대에는 프랑스로부터 80년간 식민지 지배를 받으면서 프랑스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 기간에 프랑스 신부를 통해 현재의 베트남 문자인 알파벳에 성조를 넣은 글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후에 미국과 일본의 지배도 잠깐 받았습니다. 베트남도 한국과 같이 남북으로 나뉜 시기가 있었는데 북쪽은 공산당의 지배를 받았고 남쪽은 자유진영이었습니다. 월남전이 발생했을 때는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군인들이 참전하여 목숨을 잃었는데 결국은 모든 외국 군대가 철군하고 공산 국가로 통일되었습니다. 통일 후, 베트남은 공산독재 통치로 모든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소련이 붕괴하면서 베트남도 개방정치를 표방하고 국가의 모든 문호를 개방했습니다. 약 20년 전에는 한국과도 국교를 정상화하고 지금은 한국과 베트남이 정치, 경제, 문화면에서 아주 가까운 나라가 되었습니다. 현재 베트남 인구는 9,300만 명 정도이고, 면적은 우리나라 전체 면적의 1.3배 정도 입니다. 그리고 인구의 많은 수가 전후 세대인 젊은이로 베트남은 여러모로 활기 넘치는 나라입니다. 정치는 여전히 공산 일당 체제로 언론 통제도 여전하지만, 경제를 비롯한 많은 면에서 자유가 인정되고 종교 면에서도 통제가 많이 풀린 상태입니다. 베트남 정부는 집단지도 체제로 세계 환경 변화에 빠르고 능숙하게 대처하고 있으며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베트남 곳곳에 새로운 도시가 생기고 철도, 도로, 항만, 공항 등 대규모 건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교육열도 높아 각 도시마다 영어 학원을 비롯한 각종 학원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정치적으로, 중국이나 미국과는 여전히 대립과 협력을 거듭하고 있으며 이웃 나라인 캄보디아와 라오스 등에는 정치, 경제적인 면에 영향력을 과시하며 인도차이나의 맹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류로 말미암아 한국의 대중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한국 배우와 가수 등의 인기가 매우 높고 따라서 한국인의 이미지도 대체로 좋은 편입니다. 다만, 한국인과 결혼한 일부 베트남 여자들의 여러 가지 갈등이 알려지며 일정부분 부정적인 이미지도 있습니다.

선교적 관점에서 보면 저희가 97년도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종교의 자유가 거의 없었습니다. 많은 전도자와 복음을 전하던 많은 일반 성도가 경찰에 잡혀갔으며 선교사들이 추방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약 6년 전 까지만 해도 제 주변의 많은 선교사가 추방되었고 저에게도 여러 모양으로 압력이 있었습니다. 함께 성경을 공부하던 베트남인이 경찰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현지인들의 신앙생활이 매우 자유로운 편입니다. 지하에서 은밀하게 모이던 교파들이 정부에 등록하게 되었고 예전에는 지하에서 감시받았지만, 지금은 양성화하면서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습니다. 야외 복음전도를 제외한 교회 내에서의 많은 종교활동은 자유로워졌지만, 여전히 성경제작은 정부통제 하에 있고 여러 책자 발행도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또한, 야외 복음전도는 불가능하고 교회 모든 행사는 경찰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여러 가지 지혜로운 방법으로 잘 대처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종교는 불교가 80% 이상이고 공산주의 무신론, 민속종교, 가톨릭, 개신교인데 그중 가장 적은 수가 개신교로 인구의 0.5% 미만입니다. 그나마 이 중에는 여호와의 증인이나 모르몬교 등 많은 이단이 포함되어 복음주의 개신교는 아주 미미합니다. 베트남 인의 90% 이상이 한 번도 복음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한국과 비교할 때, 베트남이 얼마나 복음과 동떨어진 나라인지 새삼 느끼며 책임감과 함께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 새로운 환경에서 많은 일꾼이 일어나고 있어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베트남에도 선교 초기에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이 많이 전파되었습니다. 현지교회를 방문해 보면 거의 모든 성도가 가난합니다. 교회 자립도도 현저히 낮은 편으로 대부분 미국 내의 베트남교회, 외국 선교사들 그리고 외국에 있는 같은 교단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 여러 나라와 교파에서 베트남으로 선교사들을 파송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선교사만 해도 약 150가정이 됩니다. 대부분 선교사 신분을 숨기고 경제적인 면에서 현지 목사들을 도우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복음을 전하며 개척하는 선교사는 거의 없습니다. 이곳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다가 발각되면 많은 벌금과 함께 곧바로 추방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영어교사, 한국어교사, 또는 NGO 등으로 활동하며 주로 예배당 건축이나 학교를 돕거나 빈민지역에서 의료지원 등을 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NGO를 통해서 활동하는 데에는 많은 제약이 있습니다. 돈은 많이 들면서 단 한 번도 복음을 전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거의 모든 NGO 활동기금이 정부의 감시 아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러 한국선교사가 많은 돈을 들여 병원과 학교 등을 세웠지만, 주도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도, 복음과 관련된 활동을 할 수도 없습니다. 이러한 여러 거지 제약과 어려움 때문에 이곳으로 오기로 했던 일반 교회 선교사들이 캄보디아로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단들도 여러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지하교회나 정부의 허가를 받은 교회로 들어가 활동하거나, 자기네의 베트남 지부를 만들어 활동하거나, 베트남 정부에 허가를 받지 않고 은밀하게 움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현지인 중에 복음에 대해 바르게 배운 분들이 있어 한국 일부교단과 이단들의 잘못된 가르침에 넘어가지 않고 믿음을 지키며 활동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베트남의 여러 상황을 보며 느끼는 점은 하나님께서 누군가를 통해 뿌리신 복음의 씨앗은 때가 되면 열매를 맺으며 더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지금 베트남에서 이러한 사실을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는 54개 부족이 있는데 그 중, 70% 이상 복음화된 부족도 있습니다. 물론 부족의 수가 많진 않지만, 가난하고 천대받는 산족들에게 복음이 들어가 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높이고 살아계신 하나님을 찬송하는 모습을 볼 때 놀랍게 감동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왜소하고 피부가 검으며 한 눈에도 측은해 보이는 소수민족입니다. 대부분 산과 땅을 베트남 정부에 몰수당한 사람들입니다. 지금은 베트남 정부의 일정한 보호를 받지만, 대부분의 소수 민족은 외부 세계와 차단된 채 정부의 감시하에 있습니다. 이들을 방문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여러 핑계를 붙여 선교사들을 추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가난하고 불쌍한 소수민족에게 누군가를 통해 복음을 전하게 하셨고, 이들 가운데 많은 이가 예수님을 믿고 섬김에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모임 차원의 선교와 제 계획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공산화되기 전에 남베트남 일부 지역에서 우리 모임 선교사가 활동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뿌리를 찾을 수 없습니다. 좀 더 찾아보면 찾을 수 있을는지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형제 모임이라고 해서 가보면 지방교회이거나 다른 형태의 단체들이었습니다. 만약에 형제모임의 뿌리가 있다면, 그들 이름으로 정부에 등록해 활동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물론 선교사인 저의 활동에는 여전히 제약이 있지만…) 제가 14년 전에 이곳에 와서 처음 시도한 일이 모임의 뿌리를 찾아 동역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찾지 못하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받으며 복음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어학원에 등록해서 베트남어를 배우며 학생들에게 접근했고, 유치원을 세워 여러 기회를 살폈으며, 한국어 교실을 개설하여 한국어를 가르치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이런 다양한 방법을 통한 주님의 역사로 지하교회를 세웠고 이 교회를 통해 베트남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경찰들의 압력 탓에 6년 전에 한국으로 안식년을 떠났고 그 후에는 베트남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캄보디아로 가 캄보디아 내의 베트남 인들에게 복음을 전파하게 되었습니다. 2년 반 동안 머물면서 복음을 전하다 캄보디아 내 베트남 모임을 현지인에게 맡기고 다시 베트남으로 들어와 활동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제가 세운 지하교회 성도들은 여러 곳으로 흩어져 저에게 배운 복음을 그대로 전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모임의 모습은 아니지만, 여러 곳에 교회를 세우고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지금도 여전히 제게 도움을 구하고 있고 작으나마 여러모로 돕고 있습니다. 특별히 그들은 성경을 좀 더 깊이 공부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 신분이 많이 노출된 상태인지라, 극도로 조심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는 엠마오 베트남 대표로서 엠마오 교재를 번역하여 보급하고 있습니다. 현재 17권이 번역되었고 16권은 책으로 만들어져 보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수년 내에 엠마오 성경학교의 책을 번역해서 보급할 예정입니다. 또한, 새로운 일꾼들을 훈련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일에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리라 확신합니다. 엠마오 교재 번역과 공급, 제자양육, 모임 개척 등에 새로운 동역자가 필요합니다. 저는 신분이 노출되어 많은 제약을 받지만, 새로 오는 선교사는 2-3년 동안 언어를 배우며 베트남 선교를 잘 준비할 수 있으며 베트남은 앞으로 점점 개방화되기 때문에 활동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재 베트남의 인구는 남한 인구의 두 배 가까운 9,300만 명입니다. 그러나 0.1%도 복음화되지 않았고 복음을 들어보지 않은 인구가 90% 이상입니다. 이제는 한국에서의 잠시 안락한 삶을 접고 이곳 베트남 복음화를 위하여 함께 일할 때라 생각합니다. 성도님들께서 관심을 두고 함께 기도해 주시고 다른 가정이 아닌 내 가정이 베트남에 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아직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지금부터 잘 준비하고 이 어려움 가운데 복음을 전해야 진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저의 기도제목은 앞으로 10년 또는, 20년 안에 이곳 베트남에 참된 복음과 교회 진리를 전하는 모임이 함께 뿌리를 내리는 일입니다. 이 일을 저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 부족하니 주님께서 저보다 능력 있고 충성스러운 선교사 가정을 보내주시길 기도합니다.

베트남 선교의 전망은 아주 밝습니다. 베트남과 한국 사람의 기질이 비슷해 스스로 하려는 열정이 있습니다. 아직은 자립 의지가 약하지만, 복음과 함께 잘 양육하면 이들 가운데에서 많은 일꾼이 나올 것입니다. 또한, 베트남 정부도 세계 추세를 따라 자국민에게 점점 더 많은 자유를 허락할 것입니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베트남 일꾼이 성경공부를 하러 미국으로 가기도 하고, 미국에서 활동하던 기성교회 목사들이 베트남에 들어와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출판이 자유로워져서 베트남 교인들을 양육하고 인터넷을 통한 여러 성경학교도 활동 중입니다. 이제 베트남은 10년 안에 동남아에서 가정 부유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 크고 작은 정치적 문제가 있지만, 베트남인들이 이를 잘 극복하고 점점 발전하리라 확신합니다. 우리 한국모임도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베트남에 몇 가정을 파송해서 베트남 복음화에 일조하기 원합니다.

사랑하는 한국모임의 형제자매님, 부한 것에 마음을 두지 마십시오. 생명이 그 재물의 넉넉한 데 있지 않다고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몇 가정이 이곳에 꼭 오기를 기도하십시오. 또한, 오지 못하는 분들은 이러한 선교사들을 위해서 재물을 사용하십시오. 때가 악할수록 사람들이 주님의 일보다는 돈을 사랑합니다. 때가 가까울수록 하나님보다 재물을 의지합니다. 주님의 시간이 점점 가까운 이때에 천하보다 귀한 한 생명의 복음화를 위해서 한국모임이 깨어 기도하며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지금까지 베트남을 비롯한 여러 곳의 복음화를 위해서 기도하고 헌신한 많은 성도님께 이 글을 통해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확신하건대 아니, 제 확신이 아니라 말씀대로 이 모든 수고에 하나님께서 이생과 내생에서 넉넉하게 복을 주시리라 확신합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서 서대문 교회에서 한 가정 그리고 다른 모임에서 한두 가정이 베트남으로 파송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은혜가 사랑하는 성도님들께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김 상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