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송영환 형제입니다. 저희 가정에 대한 소개를 간단하게 드리겠습니다. 먼저 가족을 소개해 드리지요. 제 아내인 조수현 자매와 딸 송혜근입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서대문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였고 1999년도에 대학 졸업 후, 결혼하고 미국 유학을 떠났습니다. 처음에는 시카고로 갔고 다음에는 달라스로 옮겨 살다가 공부를 마치고 9년 만에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사람들이 저를 칭찬할 때면 항상 제가 아내를 잘 만났다고 말씀하십니다. 예, 맞습니다. 제가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은 뭐니뭐니해도 제 아내와의 결혼입니다. 저희는 1999년 12월 10일 한국에서 결혼식을 했습니다. 그리고 보름 후에 시카고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그때 계획은 어학연수를 마치면 일반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TESOL이라는 영어교사자격 프로그램에 관심을 두었고 제 아내는 호텔경영 대학원에 진학하려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학연수를 하며 대학원 진학 준비 중에 ‘이제 대학원을 졸업하면 그 전공과 관련된 직업을 가지고 평생 살 텐데 과연 하나님께서도 기뻐하실까?’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 의문에 ‘그렇다’ 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었습니다.

진로를 기도하던 중에 하나님께서 저와 제 아내에게 ‘대학원에 진학하기 전에 딱 1년만 성경을 공부하자.’ ‘성경 공부로 하나님을 좀 더 깊이 묵상하고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에 어떤 계획을 가지셨는지 깊이 생각해 보자.’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저희는 어학연수를 끝내면서 2000년 가을 시카고 무디 성경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저희 삶의 방향을 바꾼 그림 한 장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선교 역사에 관한 그림이었습니다. 자, 머릿속으로 세계지도를 한 번 그려 보시지요. 이스라엘이라는 중동의 작은 나라, 거기서도 마가의 다락방에 모였던 보잘것없는 120명 성도에게 오순절 성령이 임하시면서 교회가 시작되고 이들이 예수님의 지상명령에 순종하여 예루살렘 너머 유대와 사마리아로 복음을 들고 나가기 시작합니다. 또한, 사도 바울과 여러 일꾼을 통해 복음이 아시아와 유럽으로 전파됩니다. 그렇게 시작된 복음은 시간이 지나면서 전 유럽과 아프리카로, 대서양을 건너 북미와 남미로, 다시 태평양을 건너서 한국과 중국과 필리핀 등 아시아 여러 나라로 전파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복음은 지금도 계속해 복음의 시작점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야말로 복음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모습을 보면서 “땅끝까지 복음이 전파되어야 하겠다.”라는 말씀대로 하나님께서 이렇듯 분명한 목적과 전략을 가지고 이 일을 이루어가고 계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일에 놀랍게 쓰임 받은 몇 사람을 보았습니다. 현대 선교의 아버지로 불리는 윌리암 캐리(William Carey), 중국 내륙선교로 유명한 허드슨 테일러(Hudson Taylor)였습니다. 그렇게 땅끝까지 복음이 전파되는 하나님의 분명한 목적과 그 복음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모습과 그 사역에 헌신한 윌리암 캐리나 허드슨 테일러 같은 적은 수의 사람을 귀하게 쓰시는 모습을 보며 저희 마음은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더는 내가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 무슨 일이 더 전망 있는 일인지를 고민할 게 아니라, 내가 하나님의 그 큰 그림 어디에 들어가면 가장 잘 맞을지 살피는 게 옳은 일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앞으로 할 일에 대한 명확한 답을 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선교 역사를 통해 이렇게 이끄셨고 앞으로도 그 계획을 완성하실 게 분명하니 ‘우리도 그림의 일부분, 그 퍼즐 한 조각으로 참여하면 좋겠다.’ 하는 마음으로 우리도 선교에 헌신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우리가 그 큰 그림의 여러 조각 중 하나라면, 어떤 일을 구체적으로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과 함께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업시간에도, 선교대회에서도 우리는 구체적인 사역을 기도하며 찾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학교생활 내내 침묵하시다 졸업을 앞둔 어느 날 또 다른 그림을 통해 기도응답을 주셨습니다.

졸업을 몇 달 앞둔 2002년 5월 학교에서 선교대회가 열렸습니다. 저희는 당시에 구체적인 진로를 보여주십사 기도하고 있었기에 선교대회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선교대회 마지막 날이 되어도 하나님께서는 특별한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저는 실망하고 포기하는 마음으로 선교대회 폐막 행사에 참석했는데 위클리프(Wycliffe)라는 성경번역선교회(Wycliffe는 모국어 성경이 없는 부족의 성경을 번역하는 선교단체)에서 준비한 짧은 영상을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영상은 어느 성경번역 선교사가 한 부족의 언어로 신약 성경을 번역하고 마을 주민과 함께 기쁘게 번역 성경을 봉헌하는 날의 모습을 다룬 내용이었습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그 짧은 영상이 상영되는 동안 제 심장은 옆 사람에게 들릴 만큼 정신없이 쿵쾅거렸습니다. 그리고 제 몸은 뜨거웠고 손에는 땀이 배어 나오고 의자에 기대있던 제 몸은 의자 끝에서 금방이라도 앞으로 튀어나갈 듯한 모습으로 그 영상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제 마음에 이런 생각을 주셨습니다. ‘그래, 이거다. 이렇게 가치 있는 일이라면, 지금껏 한 번도 하나님 말씀을 자기네 말로 가지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그들 언어로 하나님 말씀을 번역하는 이러한 귀한 일을 위해서라면 나의 인생을 바쳐도 조금도 아깝지 않겠다. 아니, 할 수만 있다면 이 일에 나의 삶을 모두 투자하고 싶다.’

저는 선교 대회가 끝나고 나서 성경번역에 대한 감동을 가지고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다 달라스 신학원에 성경 번역 선교사를 위한 프로그램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정말 기뻤고 이 프로그램에 지원하여 합격통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무디 성경학교 공부를 마치고 2002년 가을 달라스로 향했습니다.

연일 30도를 오르내리는 뜨거운 달라스에 도착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아무 연고도 없는 낯선 땅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게 하셨습니다. 아내도 저와 함께 달라스 신학교에서 합격통지를 받았지만, 제가 공부하는 동안 생활의 필요를 채울 간호학을 공부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제 아내는 간호사로 2년 반 정도 일했습니다. 저는 달라스에서 공부하면서 여러 가지 새로운 것들을 배웠습니다. 성경 번역에 대한 확신이 더 강해졌고 하나님께서 저희가 성경 번역하기 원하심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얼마 전까지도 ‘성경번역’이란 꿈을 붙잡고 지금까지 달려온 사람이 바로 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돌아보니 그 꿈을 제게 주시고 이제까지 부족한 저를 인도하신 분은 오직 하나님이심을 새삼 깨닫습니다. 여전히 저는 과연 제가 이 일에 적합한 사람인지 의문이 들어 하나님께 질문하곤 합니다. ‘주님, 저 진짜 맞아요?’ 그럴 때마다 그분은 ‘그래 너 맞아.’라고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지금도 저의 모습을 보노라면 부족함 투성이지만, 하나님께서 이 꿈을 주셨고 이제까지 잘 가꾸시고 인도하셨으니 앞으로의 삶과 사역도 당신의 영광을 위해서 이루실 줄 확신합니다. 다만, 저희는 신실하신 인도하심 따라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한 걸음씩 믿음의 여정을 내딛기 원합니다. 하나님의 목적대로 부르심을 받은 저희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도구로 잘 사용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저희를 미국으로 인도하시고, 무디 성경학교에서 공부하도록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또한, 귀한 그림을 보게 하시고 그 일에 참여하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귀한 사역을 알게 하시고, 잘 훈련 받을 수 있게 도와주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지금처럼 앞으로의 삶도 인도하실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또한, 그동안 저희 가정을 위해서 기도해 주신 형제, 자매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송 영 환(서대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