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
“그와 같이 대제사장들도 서기관들과 함께 희롱하며 서로 말하되 저가 남은 구원하였으되 자기는 구원할 수 없도다. 이스라엘의 왕 그리스도가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와 우리로 보고 믿게 할지어다하며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자들도 예수를 욕하더라.”(막 15:31-32)
또 다른 무리의 행인이 있었는데, 그들은 그저 그곳을 우연히 지나는 여행객이 아니라, 종교 지도자였다. 그곳에는 성전 의식(예식, 제사)을 주관하는 대제사장과 성경학자로 율법을 가르치는 서기관도 있었다. 그들은 예수님의 처형에 대해 사람들이 비난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또한, 예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도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대제사장들의 불신앙을 드러내신 적이 있었는데 그들은 이방인처럼 죽은 후에 영생이 있음과 몸의 부활과 이 세상을 초월한 영적 세계가 있음을 부인했다. 또한, 그들의 위선에 대해 책망하셨다. 그들은 권력에 대한 애착과 돈을 사랑하는 마음을 만족하게 할 종교는 가지고 있었지만, 정작 하나님은 몰랐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양심을 막대기로 찌르는 듯해 불편했을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성경 교사들도 책망하셨는데 그들은 성경 본문 연구에는 엄격했으나 정작 그 의미는 알지 못했다.
따라서 너무나 적나라하게 자신의 부패함과 자기중심적인 삶을 드러내는 설교자를 제거하게 된 것을 기뻐하며 예수님의 죽음을 지켜보았다. 또한, 다음 세 가지를 언급하며 예수님을 모욕했다.
1) 예수는 자기조차도 구원하지 못하는 구원자이다.
2) 예수는 십자가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왕이다. 쇠못 몇 개도 다스리지 못하는 그가 어떻게 이스라엘 백성을 다스릴 수 있는가?
3) 예수는 엄청난 말은 했지만, 볼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그들은 예수님의 죽음을 지켜보았지만, 다음과 같은 의미는 놓치고 말았다.
1) 십자가가 바로 하나님께서 세상 사람들을 사랑하시는 증거이다. 또한, 하나님의 어린양이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증거이다. 예수님은 진실로 우리를 구원하실 전능하신 구주이시다.
2) 우리의 왕이신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도 다스리심을 볼 수 있다. 함께 달린 강도 중 한 사람이 당신의 나라 시민으로 받아달라고 요청했을 때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하셨다. 그분은 당신 죽음을 통해 죄와 사망 그리고 사탄을 정복하셨다. 그분 나라는 이 세상뿐 아니라, 장차 올 세상에도 있으며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모두 포함한다.
3) 수많은 세월 동안 수많은 민족이 왕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 굴복했다. 그리고 당신도 그럴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 굴복하며 이 기도를 드린다면 말이다.
주 달려 죽은 십자가 우리가 생각할 때에
세상에 속한 욕심을 헛된 줄 알고 버리네.
죽으신 구주 밖에는 자랑을 말게 하소서.
보혈의 공로 입어서 교만한 맘을 버리네.
못 박힌 손발 보오니 큰 자비 나타내셨네.
가시로 만든 면류관 우리를 위해 쓰셨네.
온 세상 만물 가져도 주 은혜 못 다 갚겠네.
놀라운 사랑 받은 나 몸으로(내 영혼, 내 생명, 내 모든 것으로) 제물 삼겠네. 아
6. 하나님
“제 육 시(정오)가 되매 온 땅에 어두움이 임하여 제 구시(오후 3시)까지 계속하더니 제 구 시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지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를 번역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막15:33-34)
하나님께서도 예수님의 죽음을 지켜보셨는데 과연 무엇을 보셨을까? 하나님께서 갈보리를 덮는 휘장을 치셔서 어둠이 정오부터 오후 중간까지 계속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하나님께서 당신 아드님의 육체적인 고통만 보셨을까? 예수님 영혼이 느끼신 고통은 육체의 고통보다 훨씬 더 크셨다. 그리고 이 고통은 어둠의 시간 동안 하나님만이 보실 수 있었다.
1) 하나님께서 예수님의 희생을 보셨다.
하나님께서는 33년 동안 예수님의 삶과 인격을 지켜보셨는데 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향기로운 제사였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또 하나의 순종이 남았는데 이는 예수님께서 죽음을 통해 우리 죄에 대한 희생 제물로 드려지는 것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제사 드리는 사람의 죄를 가리고, 하나님과 만날 길을 열기 위해 희생된 무수히 많은 양과 소와 새를 보셨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모형(picture language)’에 불과했다. 어린양과 황소와 비둘기는 사람을 대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마침내 하나님의 어린양이신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한 희생제물이 되시려고 오셨다. 그분은 아무 흠도, 점도 없으셨으며 생각과 말과 행동이 완전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아름다움을 보시고 기뻐하셨으며, 이 어린양이 우리 죄를 영원히 깨끗하게 하심에 만족하셨다.
2) 하나님께서 대속제물이신 예수님이 우리 죄를 짊어지고 우리 대신 형벌 받는 모습을 보셨다.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께로부터 도망쳐 숨으려 하면서도 문제가 생길 때면 종종 하나님 탓으로 돌린다. 사회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 관계들이 조각조각 부서지고 깨져 있다. 황폐해진 가정, 조각난 결혼생활 그리고 상처 입은 아이들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또한, 재정, 정치, 종교 문제를 놓고 서로 다투며 분노를 쏟아 낸다. 사업을 하거나 사회적 계약을 맺을 때 남을 속이거나 다른 사람의 소유를 탐내거나 심지어 사람을 죽이기까지 한다. 험담으로 다른 사람의 평판에 상처를 입히며, 자기 마음의 비통함을 감춘 채, 교만을 자라게 하는 편견을 키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우리 죄를 지셨을 때, 그 모든 비난, 수치 그리고 형벌을 다 지셨다. 우리의 모든 죄(All our sins)를 담당하시고 모든 죄를 다 사하셨다. 따라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죄는 하나도 없다. 모든 시간 동안 영원히(all time and eternity) 담당하셨다. 그러므로 우리가 받은 구원은 영원한 효력을 가진다. 혹시 구원의 효력이 어느 날 없어지지 않을까 염려할 필요가 전혀 없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을 위해 돌아가셨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의 죽음을 지켜보셨고, 그리스도께서 한 번 돌아가심을 통해 그를 믿는 자들을 영원히 온전하게 하셨다.
3)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고독을 보셨다 - 하나님께서 하나님께 버림받았다!
‘하나님 아들을 보내셨던 사랑’이 ‘순종하여 내려오신 사랑’과 만난 때가 바로 그 어둠 속 세 시간이었다.
‘아들을 내어주신 사랑’이 ‘우리를 위해 당신 몸을 내어주신 사랑’과 만났다. 왜냐하면, 그는 아버지이신 하나님을 사랑하셨기 때문이다.
‘우리 죄에 대한 형벌을 내리셔야만 하는 공의로운 하나님의 의로움’이 ‘우리 죄를 지고 우리를 위해 돌아가신 그리스도의 의로움’과 만났다.
그것은 아버지께서 아들을 사랑하심에 대한 커다란 시험이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시는 것은 내가 다시 목숨을 얻기 위하여 목숨을 버림이라.”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셨다(요10:17). 갈보리의 어둠은 많은 것을 우리 눈에서 가렸다.
대만 타이충(Taichung) 시에 사는 한 젊은 군의관의 두 살배기 아들이 림프성 불치병을 앓고 있었다. 암세포가 너무 많이 퍼져 희망이라곤 조금도 없었다. 그 아버지는 삼일 밤낮 아들을 팔에 안고 서서히 죽어가는 아이를 지켜봐야만 했다. 이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애처로운 광경이었는데 십자가에 달린 아들을 지켜보셨던 하나님의 사랑을 흐릿하게나마 보게 한 경험이었다.
복되신 하나님!
왜 당신의 사랑하시는 아들을
우리를 위해 내어주셨나요?
아버지께서 사랑하신 그분을
우리를 위해 내어주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것은 우리를 향한
무한한 사랑 때문이라네.
오, 하나님!
왜 당신의 아들이
높은 보좌를 버리게 하셨나요?
보배로운 피를 흘리며
고통 속에서 죽게 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것은 우리를 향한
무한한 사랑 때문이라네.
김화령(남원교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