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 남원 모임에서 막 구원받은 청년들과 이들을 섬길 성도님들과 함께 필리핀 선교지를 처음 방문했었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매년 한 차례씩 방문했으며 지금은 2009년 1월 방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태국과 캄보디아 선교지도 방문할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서남대에서 월요일 저녁마다 갖고 있는 성경공부를 통해 학생 여러 명 이 구원받았습니다. 대부분 3학년이나 4학년 때 구원 받는데, 남원은 작은 도시인지라 학생들이 졸업 후, 병원에 취업하여 정착하기가 어렵습니다. 대부분 고향이나 큰 도시로 병원 취업을 위해 이주합니다. 안타까운 점은 구원받은 후에 모임에서 충분히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천거되는 일입니다. 천거 후에 모임생활을 잘하는 청년들도 있지만, 일부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성경적인 교회 원리에 대하여 가르치고, 주님과 복음을 위해 사는 것에 대한 가치를 가르쳐야 할 절박함을 느끼고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2003년, 필리핀에서 선교하시던 이원재 형제님을 남원교회로 초청해 성도집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형제님께서는 제게 청년들과 하는 선교지 방문을 권하셨고, 제게도 주님께서 기도응답하시는 것으로 받았습니다. 청년들에게는 불신 친구들과 떨어진 채, 방문기간 내내 성도들과 교제를 풍성하게 누릴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현지 사람들에게 전도지를 나누어 주거나 복음집회에 초청하고, 실제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일에 참여하였습니다. 방문하는 동안 청년들은 성경적인 교회 원리를 말씀 교제와 질의응답을 통해서 가르침 받았습니다. 주님께서는 세계 선교에 대해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안주하던 제게 강력한 도전을 주셨습니다. 선교지 방문 내내 사도행전을 읽으면서 성령이 내주하시는 자는 누구도 성령을 자신에게만 가두어 둘 수 없고, 성령의 인도를 따라 살 수 밖에 없음을 목도하게 하셨습니다. 선교를 소홀히 하는 것은 성령의 사역을 거스리는 것임을 알게 하셨습니다. 성령 충만한 교회는 그 교회가 속한 지역 사회 영혼들을 향하여 열정적으로 전도하고, 나아가 세계 선교를 향하여 헌신해야함도 깨닫게 하셨습니다.

 특권 1. 선교지의 영적 필요를 봄으로써 간절히 기도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저는 필리핀에서 선교하시는 문인오 형제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그러나 이내 우리는 처음 만난 사이가 아닌 아주 오랫동안 함께 한 모임에서 섬긴 듯 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 후 자주 서신왕래를 하고 전화 통화도 하고 있습니다. 형제님께서 한국을 방문하실 때면 그 가정을 초대하여 사랑의 교제를 나눕니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의 교제가 주님의 사랑을 일깨우고 주님을 충성스럽게 섬기도록 이끕니다. 형제님께서 보내오신 편지 한부분입니다.

“이곳은 이제 점점 더워지고 있습니다. 4월이면 극치의 더위를 느끼게 되겠지요. 섬을 다니며 전도하지 않으면 자칫 나태하여지기 쉬운 계절입니다. 그저 가만히 있어도 누구 하나 간섭하는 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제 안에 계신 성령께서 저를 가만 두지 않으십니다. 주님께서는 사역 때문에 식사 할 겨를도 없으셨다는 기사와 사도행전에 주님 제자들이 날마다 성전과 집을 다니며 하나님 말씀을 전했다는 기사를 통해 저의 마음을 일깨우십니다. 움직이면 너무 할 일이 많은 곳입니다. 시간 관리와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여 규모 있고 지혜 있게 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요즘 들어 생각하게 됩니다.”

땅을 소유할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바다 위에 집을 지은 수상가옥들로 이루어진 마을, 상하수도가 있을 리 만무한 곳, 모든 오폐물이 바다로 버려져 비릿한 바다 냄새와 함께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면 역겨운 악취를 풍깁니다. 이원재 형제님께서 처음으로 복음을 전한 마을입니다. ‘왜, 많은 마을이 있건만 가장 비참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처음으로 전했을까?’ 하는 생각이 마을 방문 내내 들었습니다.

이 마을에 대해서는 형제님의 선교보고와 이전에 방문했던 자매님들을 통해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곳의 실제 삶에 대해서 많이 들었으나 마음에 와 닿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곳 선교지를 위해서 간절히 기도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생각이 납니다. 첫 방문 때, 눈물 흘리며 주님께 기도하였습니다. 이곳에 대해서 듣고서도 기도하지 않은 제 자신의 영적 둔감함을 회개하였습니다. 그 후로 이곳 선교지를 위한 기도를 쉴 수가 없었습니다. 선교지를 방문한 성도님들이 기도집회에서 선교지의 어려운 마을 이름과 일꾼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말은 진리인 것 같습니다

“또한 우리를 위해 기도하되 하나님이 전도할 문을 우리에게 열어 주사 그리스도의 비밀을 말하게 하시기를 구하라. 내가 이것을 인하여 매임을 당하였노라. 그리하면 내가 마땅히 할 말로써 이 비밀을 나타내리라.” (골 4:3~4)

 특권 2. 선교지의 물질적인 필요를 봄으로써 사랑을 공급할 기회를 얻습니다.

사도 바울은 비천하거나 풍부하거나 배고프거나 배부르거나 어떠한 형편에서든지 자족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주님께서 허락하신 것으로 받았기 때문입니다. 빌립보 교회 성도들은 이러한 바울의 괴로움에 함께 참여하였고, 바울의 필요를 채워주었고, 에바브로디도를 보내어 바울의 선교사역을 동역하고 격려하였습니다. 빌립보 성도들은 바울을 만난 첫날부터 지금까지 바울이 선교지에서 복음 전하는 일에 함께 동역했습니다.

“내가 너희를 생각할 때마다 나의 하나님께 감사하며 간구할 때마다 너희 무리를 위하여 기쁨으로 항상 간구함은 첫날부터 이제까지 복음에서 너희가 교제함을 인함이라.” (빌 1:3~5)

빌립보 성도들은 복음을 위해 헌신하는 선교사 바울이 복음 전파하는 일에 쓸 것을 공급하였습니다(빌 4:16). 또한 바울이 감옥에 갇혔다는 소식을 듣고서 에바브로디도를 보내 사랑의 선물을 전달하고 위로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빌립보 성도들을 통해서 괴로움에 처한 바울을 위로하였던 것입니다.

“내게는 모든 것이 있고 또 풍부한지라. 에바브로디도 편에 너희의 준 것을 받으므로 내가 풍족하니 이는 받으실만한 향기로운 제물이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것이라.” (빌 4:18)

마게도냐에 속해 있었던 빌립보 교회는 경제적으로 부요하고 넉넉해서 바울의 선교사역을 도운 게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환난을 만나 큰 시련을 당하면서도, 극심한 가난에 쪼들리면서도 구제를 위해 풍성한 연보를 넘치도록 하였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분량뿐 아니라 힘에 지나도록 자원하여 공급하였습니다. 그들은 성도들의 필요를 채우는 일에 참여하는 것을 특권으로 여기고 자기들을 참여시켜 달라고 바울에게 간청하기까지 했습니다(고후 8:1~5). 이 같은 사정을 잘 알던 바울이 빌립보 성도들을 사모하는 마음을 쏟아놓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바울은 빌립보 성도들을 생각할 때마다 하나님께 감사하며 간구할 때마다 빌립보 성도들을 위하여 기쁨으로 항상 간구하였습니다(빌 1:3~4). 또한, 바울은 자기 삶 가운데 체험한 확신 속에 한량없이 풍요하신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를 믿는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라고 말합니다(빌 4:19). 선교사가 힘써 복음을 전파하도록 성도들이 선교사의 쓸 것을 공급할 때 선교사는 그들을 위해 항상 하나님께 간구합니다. 또한, 선교사의 필요를 공급하는 성도들의 쓸 것을 풍성하신 하나님께서 친히 공급하시는 아름다운 관계를 통해서 교훈을 받습니다.

선교지를 방문할 때마다 그곳의 필요를 보게 되고 또한, 기도하게 됩니다. 교회에 돌아와 선교지 상황과 그곳의 기도제목을 보고합니다. 성도님들은 이와 같은 필요를 듣고서 주님께 자신을 드려 그곳의 필요를 공급함으로써 세계 선교에 동참하게 됩니다. 여러 번의 선교지 방문에 참여하셨던 형제님이 그들의 영적 필요를 보고 자신을 선교사로 부르시는 주님 음성을 듣고 선교사로 헌신하게 된 것 또한 감사드립니다. 여러 번 방문하여 교제를 나누었던 현지 형제님이 제게 들려준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형제님, 우리는 가난해서 남원교회를 도울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기도할 때마다 남원교회와 그곳의 복음 전도사역을 위해서 기도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와 같이 기도하고 있습니다.”

 특권 3. 위대한 명령, 세계 선교에 동참할 특권을 누리게 됩니다.

저는 청년들이 주님과 복음을 위해 살 동기를 부여하려고 선교지를 방문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제게 모든 교회와 모든 성도에게 주신 세계 선교에 대한 명령을 일깨워주셨습니다. 저는 선교지를 방문하기 전까지 세계 선교, 주님의 위대한 명령에 대해서 철저히 불순종한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복음을 전하면서도 선교를 나와는 무관한 것으로 여기고 살았습니다. 주님께서는 제 눈을 통해서 거짓된 종교에 매여 사는 불쌍한 사람들을 보게 하셨습니다. 심지어 예수님을 우상으로 섬기는 필리핀 사람들을 보며 주님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태국과 캄보디아를 방문했을 때에 불교사원을 감싸고 있는 뱀 형상과 인자한 부처 뒤에 일곱 마리 뱀 형상이 싸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강력한 사탄의 권세에 매여서 하나님과 원수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찌어다. 내가 세상 끝날 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마 28:19~20)

선교는 하면 좋고 하지 않아도 괜찮은 선택 사역이 아닙니다. 선교는 파송한 교회에게만 주어진 명령도 아닙니다. 모든 교회와 모든 성도들에게 주신 주님 명령입니다. 선교에 대해서 자주 쉽게 범하는 잘못이 있습니다. “자기 나라도 다 복음화하지 못하고 무슨 해외선교인가? 우리 주변에도 믿지 않은 사람들이 이렇게 허다한데 무엇 때문에 먼 나라까지 가서 전한단 말인가?” 만약에 우리나라 초창기 미국 선교사들이 미국 전역이 복음화 된 후에 해외선교를 나갔다면 우리나라에도 지금까지 복음이 못 들어왔을 것입니다. 아마 우리나라는 미전도 종족으로 분류되어 있겠지요. 중요한 것은 주님께서 나를 어떠한 사역으로 부르시는지를 분별하고 그 부르심에 충성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떠나는 선교사로 부르시지 않으셨다면, 선교지의 물질과 영적 필요를 돕거나 희생과 충성스런 기도를 통해서 보내는 선교사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막 16:15)라는 주님 명령에 동참하는 특권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이 글을 마칩니다.

김 종 만(남원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