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열린문 잡지의 특집이 네팔에 관한 것이라는 보고를 받고 무엇을 쓸까를 고심하였다. 사실 주제가 이미 주어졌기 때문에 그대로 쓰면 고심할 필요가 없는 문제였다. 그러나 이 주제에 대해서는 이미 2년 전에 한번 쓴 일이 있었기 때문에 독자들이 좀 식상해하지 않을까 해서 뭔가 좀 새로운 주제를 다루고 싶었다. 이와 같은 고심 가운데 떠오른 주제가 바로 한국모임 선교사 대회이다. 벌써 2회 대회를 치렀고 올해는 한국에서 장로 형제님들과 3번째 대회를 하게 된다.

1. 선교사 대회를 네팔에서 시작하게 된 동기
네팔은 복음에 대해서 문을 닫고 있는 여러 나라 중 한 나라이다. 그래서 선교사의 신분으로 네팔에 머무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물론 네팔정부가 인정한 선교단체인 UMN이나 INF등에 소속되어서 머물 수 있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여기에 소속이 되면 선교를 금하는 네팔 정부에 선교사 신분이 노출되기 때문에 공식적인 선교 활동을 하는데 제약을 받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네팔에서 잃어버린 영혼들에게 직접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기를 원하는 우리에게는 이 단체들은 별 의미가 없는 것들이었다. 물론 이 단체들 역시 우리와 같은 사람을 원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우리는 복음의 밀수꾼으로 자신의 신분을 위장해야하는 일이 필요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 일을 위해서 처음에는 언어 학교의 학생으로 3년을 지냈고 그 후에는 주님이 주신 지혜와 도우심으로 쿠시쿠시 호텔 건축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쿠시쿠시 호텔 회장과 사장. 이것이 현재 네팔에서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공식적인 직함이다. 이렇게 신분위장을 위해서 호텔 건축을 하였지만 이 호텔에서 그 동안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던 선교의 일군들이 한 번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는 마음이 네팔에서 이 대회를 시작하게 된 동기이다.

 네팔에서 대회를 하겠다고 각 선교지에 있는 선교사들에게 알렸을 때 모두들 하나같이 찬성을 하고 환영을 하였는데 이는 모두 이런 만남의 필요를 절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죄가 하나님과 사람 또 사람과 사람의 사이의 교제를 단절시켜 놓았지만 화목제물 되시는 우리 주님께서는 이 모든 단절된 관계를 회복시키시고 교제할 수 있는 기초를 놓으셨다. 그러므로 하나님과 화목을 누리는 것, 주님과의 교제와 성도가 성도와 함께 교제하는 것, 이것이 주님 안에 있는 성도의 특권이다. 그러나 이 특권을 선교사들 상호간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그 동안에는 누릴 수가 없었다. 사역의 터전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었고 또한 교제의 장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교사들이 비록 주님께 각각의 사역지로 부름을 받아서 그곳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선교사 개개인은 모두 다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는 동역자들이다. 그러므로 교제를 통해서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고 격려하므로써 한 마음이 되어 일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기 때문에 이와 같은 교제의 장을 주님의 인도하심으로 네팔에서 처음 펼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사실 상호간의 교제가 없으므로 인해서 그간 서로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오해들이 다소 있었고, 보다 큰 시각에서 하나님 나라를 보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한쪽을 세우지만, 또 다른 쪽을 무너뜨리는 일을 하기도 하였던 것이다. 이와 같은 일들은 각 나라의 사정과 각각에 대한 주님의 인도하심이 같지 아니한데도 자신의 입장에서만 모든 일을 판단한다든지, 또는 획일적인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게 됨으로 인해서 일어나게 되었던 것이다. 서로의 사정과 인도하심을 들어보고 나면 얼마든지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는 일인데도 들어보고 확인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었던 일들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선교사들의 소식을 듣게 되는 통로가 주로 간접적인 것이기 때문에 말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많은 오해가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이와 같이 교제의 부재로 일어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은 바로 당사자들이 직접 만나서 교제할 때에 풀어지게 되는 것이다. 선교사 상호간의 원활한 교제를 통해서 서로가 한마음과 한뜻이 되어서 복음과 주의 몸된 교회를 위해서 협력하는 것. 이것이 또한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네팔에서의 한국모임 선교사 대회는 시작이 되었다.

2. 제1회와 제 2회 선교사 대회
① 제1회 대회

장소: 네팔 쿠시쿠시 패밀리 타운

일자: 2003년 8월 18일 (월) ~ 22일 (금)

참석인원: 필리핀(3명), 캄보디아(2명), 태국(1명), 중국(1명), 네팔(7명), 총 14명 참석

대회주제들: 

- 선교사와 지역모임의 관계 (이원재 형제님)

- 선교사와 자녀교육 (김한식 형제님)

- 선교사와 안식년 (이상은 형제님)

- 선교사와 현지 동역자 (김선호 형제님)

이외에 아침 말씀, 주제 발표 후에 주제 토의와 저녁 각 선교사의 선교지 보고 등으로 5박 6일의 대회가 진행이 되었다.

모든 주제가 선교사들 자신의 필요에 따라서 선정된 것이었기 때문에 관심들이 대단했고, 또 토의 때마다 열기가 뜨거웠다. 또한 주님께서 어떻게 선교사 가정들을 각 나라로 인도하시고 그곳에서 어떻게 역사하셨는지를 들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받는 시간들을 가졌다. 네팔의 두 가정은 호텔을 건축하여 귀하신 형제자매님들을 모시고 이런 대회를 할 수 있어서 감사하며 기뻐했다.

 이렇게 대회를 진행하고 맨 마지막으로는 평가회 시간을 가졌는데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오기를 정말 잘했다.”, “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다.”, “앞으로의 선교방향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있으면 꼭 참석을 하겠다.”, “기도로 준비한 두 가정에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대회를 2년에 한 번씩 하기로 하고 다음 대회 장소로 필리핀이 결정되었다. 이렇게 네팔에서 제 1회 대회를 치르게 되었는데 선교사들에게 교제가 얼마나 필요한가를 절감하는 기회가 되었고, 한편으로는 이 대회에 여러 가지 사정으로 참석치 못한 선교사 가족들로 인해서 아쉬움이 컸던 대회이기도 했다. 이 대회를 통해서 얻은 것이 너무도 귀하고 컸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필리핀에서 열리게 될 대회를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다.

② 제2회 필리핀 대회
장소: 필리핀 보홀 빵라오 크리스탈 리조트

일자: 2005년 12월 5일 (월) ~ 9일 (금)

참석인원: 필리핀(15명), 태국(1명), 미얀마(1명), 중국(1명), 베트남(2명), 네팔(5명), 총 25명

대회주제들: 

- 현지일군 양육 (김선호 형제님)

- 선교사의 영적관리와 스트레스 해소 (이현웅 형제)

- 선교지 문화와 복음전파 (이상은 형제님)

- 선교사의 자녀교육 (이원재 형제님)

제 2회 대회는 1회 대회보다 더 많은 나라의 선교사와 가정이 참석을 했기에 훨씬 풍성한 대회가 되었다. 참석하기로 했던 캄보디아의 김한식 형제님과 호주의 이강일 형제님께서 갑자기 생긴 사정으로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2회 대회 역시 1회 대회와 같이 주제토론 시간의 열기가 필리핀의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다.

주제발표나 말씀들을 통해서 새로운 것을 배웠다기보다 서로 동감하고 화답하는 그런 시간이었다. 우리가 비록 각자 다른 나라에서 사역을 하고 있지만 정말 동일한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며 기뻐할 수 있었다. 특별히 제 2회 선교사 대회의 MVP는 베트남 선교사인 김○○ 형제님이었다. 선교사에 대해서 철저히 문을 닫고 있는 철의 장막과 같은 곳에서 어떻게 복음의 밀수꾼으로 그가 사역을 하였는지를 들으며 우리 모두는 박장대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선교사인 신분을 위장하기 위해서 사용했던 그의 신분이 세 가지였는데, 첫째는 열린문선교후원회 기자, 둘째는 화가, 셋째는 한국어 교수였다. 그때 그때 그는 정말 마음을 졸이고 기도하며 얻은 지혜로 그렇게 했겠지만 그 간증을 듣는 우리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또한 비자문제는 어느 곳에서든 선교의 일을 하는 이들에게 동일한 어려움임을 동감하게 되었다. 그는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그의 간증을 좀 정리를 해서 책으로 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자유 시간에 즐겼던 검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산호를 본 스노클링, 태양이 작열하는 딱빈라란 해변의 축구 시합 등이 대회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서로를 더 친밀하게 하였다. 또 형제님들의 교제는 간혹 휴식으로 끊어지기도 하였지만 자매님들의 교제는 하루 종일 끊임없이 이어졌는데, 이는 선교 현장의 자매님들이 그동안 얼마나 교제를 갈급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이 대회도 주최하신 필리핀의 형제자매님들이 금식하고 헌신하심으로써 풍성한 대회가 되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역시 많은 선교사 가정들이 참석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래서 제 3회 대회는 좀 더 쉽게 모이고 또한 후원하시는 장로 형제님들과 함께 하려고 국제 수련회가 있는 한국에서 올해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2박 3일간 갖기로 하였다. 또한 제 3회 선교사 대회 주관은 이상은 형제님과 부산연제 모임에 일임하였다.

3. 제3회 대회
선교사들이 각 나라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고 이들을 각각 다른 모임들이 후원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동일한 하나님의 교회의 일이고 주님의 일이다. 그러므로 선교사들 각자나 후원하는 모임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오해 없이 한 마음으로 협력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이 된다. 동일한 주님의 일을 하고 있지만 서로의 일하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비교의식이나 경쟁심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주님의 몸을 세우기보다는 허무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또 때로는 형제자매님들의 생각 없이 하는 말이나 행동들이 한쪽은 세우고 한쪽은 무너뜨리는 일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든다면, “나는 모선교사가 사역을 가장 잘하고 있다고 봐”와 같은 이야기다. 그런 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를 듣는 다른 선교사의 마음은 무너지고 낙심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들은 선교사는 나도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무언가 드러나는 일을 하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심리적 압박감이나 유혹을 받을 수 있음도 알야야 한다. 이와 같은 것들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서도 함께 모여 교제하는 것보다 좋은 것은 없을 줄로 안다.

제 3회 선교사 대회는 지금까지 함께하지 못했던 선교사 가정들과 후원하는 교회들이 교제하는 장을 마련하여서 더욱 이해의 폭을 넓히고 선교의 일을 하는 모든 이들이 한마음과 한뜻이 되어서 이 일을 해나가고자 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 힘을 다해서 각자에게 주어진 일을 하는 것 못지 않게 사랑 안에서 서로 연합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요한복음 17장에서의 주님의 기도, 로마서 15장 5,6절의 교훈, 빌립보서 2장의 교훈, 에베소서 4장 3절의 교훈과 골로새서 2장 2절의 교훈 등에서 최종적으로 교회의 일꾼들이 추구해야 할 가치가 하나됨이라는 사실을 보게 된다. 그래서 앞만 보고 열심을 다해 달려가기만 하던 교회의 일꾼들이 이제는 옆도 보면서 다른 이와 보조를 맞춤으로써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이들이 되기를 바라며 제 3회 대회를 기다리게 된다.

지난 2차례 선교사 대회를 통해서 우리는 직접 당사자들로부터 옆에서 달리는 이들의 경주 소식을 들었다. 이제 제 3회 선교사 대회를 통해서 이와 같은 일이 더욱 확대되고 발전되기를 기대한다. 

 풍성한 대회를 위해서 선교사 형제님들은 일정을 조정해 주시고 믿음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또한 선교를 후원하시는 각 모임의 장로들과 담당자들도 이 대회를 기억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며, 적극 참여해 주시길 바란다.

- 제 3회 대회 안내

장소: 미정 (대전지역 예정)

일자: 2006년 8월 10일 (목) ~ 12일 (토)

참석대상자: 한국모임 파송선교사 가정, 후원모임 장로 및 선교담당자

주제: 미정

주관: 부산연제교회 

이현웅(네팔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