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 위더비(H. Porbes Witherby)

하나님의 감동하심을 받은 역사학자가 가나안 땅에서 제비를 뽑아 아홉 지파와 반 지파에게 기업의 범위와 경계를 상세히 정하기 전에, 참된 상속자인 갈렙의 밝고도 용감한 정신에 대해 기록한 것은 아무 목적 없이 한 것이 아닙니다. 사람은 하나님 안에서 내면의 불길과 힘,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여호수아 14장부터 19장에서 우리는 아홉 지파와 반 지파에게 가나안 땅을 분배하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헤브론을 소유하고자 했던 갈렙의 고결한 소원으로 이 중요한 역사가 시작됩니다.

이 아홉 지파와 반 지파는 비록 자신들의 기업이 여호와 하나님에 의해서 “제비뽑아” 결정되었을지라도, 그 기업을 각자 자신들의 발판으로 삼아야 했습니다. 이처럼 그리스도인들도 영적인 일에서 기업을 소유하는 일은 각자의 몫입니다. 이스라엘은 게으름과 성실함의 갈래 길에 서게 되었을 때, 가나안 땅에서 새로운 역사를 시작할 단계에 도달했습니다. 이 단계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갈렙과 같이 행할까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일어나 승리에 이르는 성실의 길을 좇는 참된 상속자들이 될 수 있을까요?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것과 같이 행하여 그 땅을 나누었더라”(수 14:5)

유다 지파 사람들이 길갈 진- 길갈은 여호와 하나님이 주신 광대한 자유에 연합하는 것을 의미함 - 에 머물러 있던 여호수아에게 나아왔습니다. 갈렙은 참된 상속자의 불타는 영으로 여호수아와 온 이스라엘 앞에서, 크고 견고한 성읍들로 둘러싸인 헤브론 산지를 요구했습니다.

 갈렙의 말은 모든 신실한 영혼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합니다. 그는 여호수아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여호와께서 가데스 바네아에서 나와 당신에게 대하여 하나님의 사람 모세에게 이르신 일을 당신이 아시는 바라.”(수 14:6)

45년의 세월이 흘렀고, 이스라엘은 새로운 세대가 일어났으며, 갈렙의 옛 동료들은 그들의 불신 때문에 광야에서 죽었고 갈렙 혼자만 주님의 신실한 약속을 신뢰했습니다. 갈렙에게 있어서 여호와는 변함없이 동일하신 분이셨던 것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가데스에서 여호와를 향해 반역하던 그 암흑의 때에도, 갈렙은 자신의 하나님을 위해 굳게 섰습니다. 주눅 들린 정탐꾼들이 이스라엘을 불신앙 가운데 몰아넣을 때, 용감한 갈렙은 자신의 옛 동료들의 눈치를 살피지 않았습니다. 혼자서라도 하나님 편에 서서, 그들의 불신앙으로 가득한 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우리가 곧 올라가서 그 땅을 취하자 능히 이기리라.”(민 13:30)

 그리고 낙담하여 비탄에 빠진 이스라엘을 향해서는, 굳은 마음으로 “여호와께서 우리를 기뻐하시면 우리를 그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시고 그 땅을 우리에게 주시리라 이는 과연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니라.”고 대답했습니다(민 14:8).

주님은 그날 갈렙에 대해 “오직 내 종 갈렙은 그 마음이 그들과 달라서 나를 온전히 좇았은즉 그의 갔던 땅으로 내가 그를 인도하여 들이리니 그 자손이 그 땅을 차지하리라”(민 14:24)고 말씀하셨습니다. 갈렙의 믿음은 자신을 이스라엘 사람들의 두려움과 주님을 향한 원망, 또한 그로부터 나오는 불평의 소리에서 벗어나도록 건져주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주장했으며, 여러 어려움과 거인들을 주님 손에 맡겼습니다. 오직 주님의 기쁨만이 그가 추구한 유일한 것이었습니다.

그날 모세는 갈렙이 그의 발로 밟는 땅을 주겠다고 맹세했습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들이 그분이 약속하신 땅을 각자의 발로 밟도록 용기를 주시는데, 이는 실로 모든 사람들에게 유익이 될 것입니다.

 가데스 바네아에서의 그날부터 갈렙은 이스라엘 가운데 특별한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이스라엘의 광야생활 중 가장 어두웠던 시간에, 이스라엘의 방랑생활 가운데 가장 비참했던 밤에, 하나님의 불쾌하심으로 인했던 그 재앙의 한가운데에서, 갈렙은 자기 하나님의 약속 가운데 굳게 서있었습니다. 갈렙은 불신앙에 빠진 이스라엘 방백들로부터 어려움을 견디어야 했으며, 그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해야 했습니다(이러한 원칙은 그때만큼이나 오늘날에도 동일합니다. 모든 사람이 함께 고통을 받는 것은 한 사람의 불신앙과 반역의 정신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의 군인들은 멸망당하겠지만, 갈렙은 자신의 발이 헤브론 산에 우뚝 설 것을 알았습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우편에서 엎드러질지라도 자신의 가족은 아낙 자손들의 크고 견고한 성읍들을 소유하게 될 것을 알았습니다. 주님이 그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갈렙은 오늘날 우리에게, 무기력과 불평불만에 대한 신자의 올바른 반응에 대한 좋은 본이 됩니다. 갈렙에게서 우리는 그리스도인 군사정신의 최고한 자질 - 하나님을 향한 전적인 헌신, 하나님을 통한 쇠하지 않는 힘의 공급, 그리고 끊임없이 하나님을 의존함- 에 대한 표본을 봅니다. 45년 동안 하나님을 의지해온 습관은 나이 늙어서도 그 영혼이 거짓된 자기 의존에 빠지지 않게 했고, 거의 반세기 동안 어떠한 일에도 하나님의 끊임없는 은혜를 입게 했습니다. 다음과 같이 선언한 대로, 갈렙에게는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의 힘이라는 의식이 결코 쇠하지 않았습니다: “여호와께서 혹시 나와 함께 하시면 내가 필경 여호와 의 말씀하신 대로 그들을 쫓아내리이다.”(수 14:12)

이 고결한 상속자는 연약하고 무기력에 빠진 영혼들을 얼마나 부끄럽게 하는지요! 불평, 불만의 합창 속에서 38년 동안 살아오면서도 여전히 “여호와는 나의 힘이요 노래시니”라고 찬송한다는 것은 실로 기적입니다. 게다가 다음과 같은 갈렙의 고백도 기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보소서 여호와께서 이 말씀을 모세에게 이르신 때로부터 이스라엘이 광야에 행한 이 사십오 년 동안을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나를 생존케 하셨나이다.”(수 14:10)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실로 위대한 구절인데, 이것은 이스라엘이 38년 동안 토해낸 불평불만을 모두 쌓아둔 것보다 더 위대한 것입니다!

모든 광야 길과 모든 군사 생활 속에서, 자기 백성들에 대한 주님의 기쁨이 갈렙의 용기의 원천이었습니다. 그의 속에서 샘솟는 용기가 그가 팔십 오세나 된 그로 하여금 자신을 능하게 했던 그때, 곧 40세 때 이스라엘 백성들 - 불평불만과 불신앙에 싸여 있던 - 보다 더 큰 거인들과 맞서 싸우던 때와 다름없이 용기백배하여 가나안 거인들과 싸움을 하도록 힘을 북돋우었습니다.

“모세가 나를 보내던 날과 같이 오늘날 오히려 강건하니 나의 힘이 그 때나 이제나 일반이라 싸움에나 출입에 감당할 수 있사온즉 그 날에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당신도 그 날에 들으셨거니와 그 곳에는 아낙 사람이 있고 그 성읍들은 크고 견고할지라도 여호와께서 혹시 나와 함께 하시면 내가 필경 여호와의 말씀하신 대로 그들을 쫓아내리이다”(수 14:11-12)

소수의 그리스도의 군사들만이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너무 많은 그리스도의 노병들은 자신의 오랜 사역 기간을 구실로 삼아 그가 처음 승리했던 때 하나님을 의지했던 것처럼 의지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여호와께서 혹시 나와 함께 하시면”이란 말은, 자만심으로 가득한 사람의 “내가 전과 같이 나가서 몸을 떨치리라”(삿 16:20)는 말로 교체되었습니다.

여호수아는 갈렙이 말한 대로 그를 축복했습니다. 우리의 리더이신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특별한 축복은 갈렙을 닮은 그리스도인들 위에 놓여 있습니다. 주님은 하나님을 의지한 갈렙의 믿음을 존귀하게 보셨습니다. 주님은 아낙 자손들을 쫓아내셨고, 그를 통하여 기럇 아르바를 치셨습니다. 그리고 헤브론이란 옛 이름을 가진 성읍을 회복시켰습니다. 이 성읍은 거인들 가운데 가장 큰 거인과 관계된 것이라기보다는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갈렙이란 이름은, 조금은 거친 이름인데, “다양한 육식성 포유류, 특히 개의 어린 것”으로 정의되는 ‘새끼(whelp)'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들은 개들이 자기 주인을 잘 따르듯이 갈렙이 참된 목적을 가지고 주님을 잘 따랐다면서, 이 이름을 갈렙의 신실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여깁니다. 또 어떤 분은 그 이름을 유다의 특별한 영광을 가리키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는 창세기 49장 9절에서 “유다는 사자 새끼(whelp)로다”라고 말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름의 정확한 뜻이 무엇이든 간에, 충성된 사람인 갈렙은 ‘찬송'이라는 의미의 유다 지파가 받은 엄청난 기업 가운데서 자신의 몫을 받았습니다. 이는 오늘날 하나님의 군사들 가운데 대단히 큰 영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충성된 사람은 찬송 가운데 거하며, “항상 주를 찬송”(시 84:4)할 것입니다. 갈렙의 용감한 정신은 이스라엘의 불평불만을 토하는 사람들 가운데 우뚝 솟아 있으며, 그는 약속의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깃을 기업으로 받았습니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하나님은 불평불만을 토하는 장소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사람에게 찬송의 땅을 분깃으로 주십니다.

하나님의 성령께서는 갈렙의 믿음과 승리를 기록하신 후에 “그 땅에 전쟁이 그쳤더라”는 기쁨에 찬 주석을 달으셨습니다. 위대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하나님의 교회에서 일어나 거인들을 칠 때, 하나님의 백성 가운데에는 안식이 있고 영광의 성벽 안에는 기쁨이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