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에서 시작된 복음은 온갖 박해와 핍박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땅 끝까지 이르러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고자 했던 초대교회 성도들의 결의와 열정에 의해 더욱 번져갔다. 이러한 박해와 핍박은 기독교를 멸망시킨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강화시킨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순교의 피를 흘리며 죽도록 충성했던 초대 교회 성도들의 ‘세계 선교의 비전과 열정'은 다음 세대에게 고스란히 전수되었다. 이제 우리는 A.D. 500년 유럽 선교의 역사로부터 2000년 아시아 선교의 역사에 이르는 대장정을 살펴봄으로써, 장구한 역사 속에서 무수한 핍박과 도전에 불구하고 중단 없이 약진해간 세계 선교의 현장을 피부로 느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현재 우리 모임 선교의 현주소를 가늠해보고 새로운 선교의 도약을 꾀하는 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1. 유럽의 기독교(A.D. 500-1200)
유럽의 기독교는 선교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가진 아일랜드 교회를 중심으로 발전하게 된다. 6-8세기 동안 서유럽의 가장 진보한 나라였던 아일랜드에서 교회는 전 유럽의 빛이 어두워져가고 있던 때에 학문의 등불을 밝히고 있었다. 영국과 대륙의 학자들이 몰려들 때 아일랜드는 그들을 받아들여 당대의 최고 수준의 교육을 맡겼다.

 그리고 아일랜드의 사도와 성인으로 불린 패트릭 이후로 아일랜드 교회는 철저히 복음적이었고 선교 지향적이었다. 해박한 성경지식과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아일랜드의 선교사들은 기독교 중심의 유럽을 뒤흔들고자 위협하고 있던 이방종교에 대항하기 위해 놀라운 열정을 쏟아 부었다. 숭고한 열심을 가지고 그들은 스코틀랜드의 사나운 픽트족(Picts), 영국의 야만인이었던 앵글로색슨족, 베네룩스(Low Countries)의 프리즐란드족(Frisians)과 같은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데 자신의 생애를 다 바쳤다. 고통과 핍박, 심지어는 순교를 무릅쓰고 그들은 고울 지방, 네덜란드, 독일, 북부 이탈리아로 전진해 나갔다.

 유럽이 야만족의 말발굽 밑에서 허덕이고 있을 때 아일랜드의 선교사들은 북해로부터 롬바르트 평원까지, 라인 강에서부터 영국 국경까지 이르는 유럽 이교도의 소굴로 파고들어가 살면서 그 암흑의 시대에 학문의 등불을 밝히면서 야만족이었던 유럽을 복음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샤를마뉴 대제 때까지 교육을 받은 위대한 학자들을 배출시켰다. 그래서 영국, 네덜란드, 독일, 색슨족, 스칸디나비아,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동유럽의 여러 나라들, 모라비아, 불가리아, 러시아, 폴란드에 이르기까지 유럽 전역에 그리스도의 교회를 세우게 된다.

2. 로마 가톨릭 교회의 선교(A.D. 1300-1700)
로마 가톨릭 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이 큰 조직체이다. 신성로마제국 치세 하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자랑하고 있을 당시 이 교회는 유럽의 정치, 문화, 경제, 종교생활 전반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다. 이 교회의 최대의 손실은 프로테스탄트의 종교개혁으로 일어났는데, 유럽의 대다수 지역이 로마 가톨릭 교회로부터 떨어져 나갔다. 그러나 로마 카톨릭 교회가 유럽에서 본 손실은 그 후 몇 세기 동안 선교활동을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신대륙 등지에서 세력을 확보함으로 만회되었다.

 로마 가톨릭 교회는 수많은 종교 교단의 명령체계 안에서 훈련되어 어떤 종류의 봉사도 해낼 준비가 되어 있는 헌신적인 구성원들이 많았다. 순종과 금욕생활을 하겠다는 그들의 서약은 봉사와 유동성을 요구하는 선교 사업에 가장 적절한 자격이 되었다. 그들은 엄격한 공동체생활을 통해 어려운 선교활동을 이상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교회가 복음을 이방세계에 전할 결정을 하게 되었을 때 지원자를 모집해야 할 필요가 없었다. 황제의 칙령이나 교황의 명령으로 쉽사리 일군들을 모집하여 지구상의 전 지역으로 파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가톨릭 선교사들의 피상적인 선교방법으로 인해 18세기 중엽에 이르러서는 아프리카에서 선교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게 된다. 너무 조급히 현지인들을 개종시켜 대량으로 세례를 주는 방식 때문이었다. 로마 가톨릭 교회의 선교에 대해서는 다룰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지만, 그들의 선교 시스템이 가진 장점을 생각하면서, 현재 우리 개신교의 선교 시스템을 많이 보완할 필요를 느낀다. 그래서 잠시 소개를 하였다. 이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유럽의 프로테스탄트 선교이다.

3. 유럽의 프로테스탄트 선교의 시작(A.D. 1600-1800)
혹자는 종교개혁의 영적 능력이 유럽의 프로테스탄트 교회들을 부추겨, 1500년 이후 시작된 탐험과 식민 활동 기간 중에 복음을 세상 끝까지 전하는 힘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1500-1700년 사이에 로마 가톨릭 교회는 유럽에서 프로테스탄트에게 빼앗긴 숫자보다 이방세계에서 더욱 많은 숫자의 개종자를 얻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첫 번째 가장 중요한 요소는 종교개혁자들의 신학 때문이었다. 그들은 지상대명령이 오직 그리스도의 열두 사도에게만 주어졌다고 생각하여 사도들이 당시에 복음을 세상 끝까지 전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을 완수했다고 가르쳤다. 만약 후세대 사람들이 복음을 받지 못했다면 그것은 그들 자신의 잘못으로 그들의 불신앙 때문에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것이며, 후세대의 교회는 선교사들을 세상 끝까지 파견할 권위도, 책임도 없다고 가르쳤다. 종교개혁자들 가운데는 인간의 책임을 배제하고 하나님의 주권만 강조하는 극단적인 예정론자들이 많았는데, 그들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약 하나님이 이방인들의 구원을 원하신다면 그들은 인간들(선교사들)의 노력이 없이도 구원받을 것이며, 또한 만약 하나님이 이방인들의 구원을 바라지 않으시면 인간이 끼어드는 것은 어리석고 무익한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루터파와 개혁파 교회들 간의 교권 싸움 때문이었다. 성찬식 문제 등 정통교리 논쟁에 빠진 프로테스탄트 교회들은 서로 물고 뜯는 싸움으로 갈기갈기 찢겼다.

 세 번째 요인으로는 프로테스탄트 교회 안에는 가톨릭 신앙을 전세계에 보급시키는 현저한 역할을 담당했던 것과 같은 선교 단체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들은 세계 선교에 부정적으로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기 때문에 여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로부터 2세기 후 프로테스탄트 교회들이 선교활동을 시작했을 때 그들은 로마 가톨릭 교회의 종교단체들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가장 규모가 큰 그룹은 소위 여러 종파들 중의 하나였던 모라비안 교회였다. 거의 예외 없이 모라비안 선교사들은 선교에 대한 지식으로 무장하기 보다는 열심을 많이 가진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로 장인들, 농부들, 그리고 경작해야 할 땅이 있고 지어야 할 집이 있고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는 결혼한 사람들이었다. 가족 간의 유대와 가사 일에 속박된 프로테스탄트 선교사들은 그들의 상대인 가톨릭 교회와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 분명히 그들은 군대적 훈련을 받은 예수회의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놀라운 사실은 모라비안 교회가 선교사역을 시작한 이래 20년 동안 그들은 영국 성공회와 다른 개신교 선교사들이 그 이전의 200년간 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선교사역을 했다는 것이다. 1930년까지 모라비안 교회는 거의 3,000명의 선교사들을 파견하였고, 그들 성도수와 선교사의 비율은 12대 1이었다고 한다. 그들의 선교에 대한 열심과 열정을 가늠할 수 있는 예화가 있다. 즉 모라비안 가운데 소렌슨이란 사람에게 라브라도에 갈 준비가 되어 있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예, 내일 당장에 갈 수 있습니다. 나에게 두 켤레의 신발이 주어진다면…”

4. 영국과 미국에서의 프로테스탄트 선교의 시작(A.D. 1750-1850)
근대 프로테스탄트 선교는 윌리암 캐리(Willaim Carey, 1761-1834)에 의해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에 앞서 활동했던 선교사들이 있었지만, 단연 윌리암 캐리가 근대 선교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다. 캐리는 18세에 회심을 경험한 후, 영국 국교회를 떠나 비국교도의 모임에서 교제하며, 근처의 여러 교회에서 설교하기 시작했다. 그는 ‘쿡 선장의 마지막 항해'와 ‘데이빗 브레이너드의 생애와 일기'를 읽고 선교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1792년 캐리는 ‘이방인 구원을 위해 사용할 방법을 탐구할 그리스도인들의 책임에 관한 연구'라는 책을 발표했다. 선교를 호소하는 가장 유력한 책으로 알려진 캐리의 ‘탐구(Enquiry)'는 기독교 역사상 분명한 이정표를 제시하였고, 마틴 루터의 95개 조항이 후세의 교회사에 끼친 영향과 맞먹는 위치를 차지하였다. 한번은 노드앰턴쇼오에서 열린 한 사역자 회의에서 캐리가 예수의 지상 명령의 의미를 토론할 것을 제의하자 존 라일랜드 박사는 대답하기를 “젊은이, 앉게나. 하나님이 이방인을 회개시키기 원하실 때 하나님은 자네나 나의 도움 없이도 그 일을 해내실 걸세.”라고 했다. 하지만 역사는 그의 말이 진실이 아님을 밝히 드러내었다.

 1792년 5월 30일 노팅햄의 침례교회 사역자 회의에서 캐리는 이사야 54장 2-3절을 통해서 놀라운 메시지를 전했는데, 곧 “하나님으로부터 위대한 일을 기대하라. 하나님을 위하여 위대한 일을 시도하라.”는 두 마디에 전체 요지가 담겨 있었다. 그는 그후 인도에 가서 40년간 불굴의 사역을 감당하면서 자신의 말처럼 하나님을 위하여 위대한 일을 해냈다.

 윌리암 캐리의 노력과 편지에 힘입어 유럽과 미국에서는 선교회들이 구성되었는데, 런던선교회(London Missionary Society, 1795), 스코틀랜드와 글래스고우 선교회(Scottish and Glasgow Missionary Societies, 1796), 네덜란드 선교회(Netherlands Missionary Society, 1797), 교회 선교회(The Church Missionary Society, 1799), 영국과 해외 성서공회(British and Foreign Bible Society, 1804), 아메리카 해외선교회(the American Board of Commissioners for Foreign Missions, 1810), 아메리카 침례교 선교연합(American Baptist Missionary Union, 1810), 그리고 아메리카 성서공회(American Bible Society, 1816) 등이었다. 19세기 선교활동에 끼친 윌리암 캐리의 영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다.

 영국과 미국의 선교는 필립 스페너(Philip Spener, 1635-1705)와 어거스트 프랑케(August Francke, 1663-1727)에 의해 촉발된 독일에서의 경건주의 운동과 영국과 미국에서 조나단 에드워즈, 존 웨슬
조지 휫필드 등에 의해 유럽을 영적으로 달군 부흥운동, 그리고 윌리암 캐리의 선교의 영향을 받아 고대 문명지에 사는 사람들, 미개지에 사는 사람들, 고대 기독교 지역에 사는 사람들, 그리고 이슬람교도들을 대상으로 한 선교 활동이 본격화되었다. 미얀마 선교사인 아도니람 저드슨을 선두로 해서 최초의 미국 선교가 막을 올렸다. 이내 실론(Ceylon, 1816), 근동(1820), 중국(1830), 마두라(Madura, 1834) 등에 선교사들이 파송되기 시작했다.

5. 19·20세기 프로테스탄트 선교
19세기에 들어서면서 개신교 국가들은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중동 등 여러 이방세계로 선교사들을 파송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근대 선교사역이 시작되면서, 여러 종류의 선교활동이 나타났다. 이들 각국의 선교회들의 조직구조와 지원방법은 서로 달랐지만, 선교활동에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었다. 즉 복음 전파, 의료 활동, 교육 사업에 힘썼다. 이런 방법으로 선교사들은 균형 잡힌 프로그램들을 통해 육체, 정신, 영혼의 전인격의 필요를 채우고자 노력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특수 선교인 네 번째 종류의 선교활동이 등장했는데, 특수한 계층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것이었다. 즉 유대인들, 원주민들, 에스키모, 벙어리들, 시각 장애인들, 군인들, 고아들, 여인들, 아이들, 나병환자들을 위한 사역이었다. 그밖에도 문맹퇴치, 서적보급, 라디오 방송, 사회사업, 및 구제 등의 일도 했다. 이들 중 어떤 이들은 선교사들을 직접 보내기도 하였고 어떤 기관은 단순히 지원만 담당하기도 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믿음 선교 운동(Faith Mission Movement)'이라는 용어가 초교파적으로 사용되었다. 이는 어떤 확실한 후원자를 갖지 않고 자신들의 필요와 공급을 위해 오로지 주님만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믿음 선교의 탁월한 특징에는 인내심, 끈기 있고 역동적인 성장, 창의적인 선교활동 등이 있다. 20세기 선교활동의 대부분의 진보는 믿음 선교 방식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러한 선교활동에는 라디오, 항공, 성경통신강좌, 복음 카세트 테이프, 분교 설치에 의한 신학교육 등이 있다. 선교활동으로는 복음전도와 교회개척 등에 중점을 두었고, 의료사업으로는 수많은 병원과 보건소들을 운영하였다. 교육부문에서는 초·중·고등학교, 성경학교 등의 설립이 왕성하게 이루어졌다. 이러한 것들은 의심할 나위 없이 20세기 선교활동의 가장 감격스러운 발전들이다.

6. 근대 아시아 선교
근대 아시아 선교는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으로 전해지던 시기에 실제로 바울과 그의 동역자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거기서 기독교는 큰 영향을 미치며 왕성하게 성장했다. 한동안 기독교는 회교도들이 페르시아 제국을 멸망시킬 때까지 메소포타미아에서도 번영하였다. 그 이후 기독교는 아시아에서 서서히 쇠퇴를 거듭하여 마침내 소수 종교로 전락하고 말았다.

 사실 아시아는 초기 선교사들의 활동무대였다. 사도 도마는 A.D. 52년경에 인도에 도착하여 마드라스 근처에서 순교할 때까지 20년 동안 선교사역을 했다고 전해진다. 남부 인도의 마 도마 교회(Mar Thoma Church)는 그의 이름을 딴 것이다. 네스토리우스 교회가 복음을 인도에, 그후 중국에 전하여 당나라 시기(618-907)에 200년 동안 번성하였다. 초기 로마 가톨릭 선교사들도 이 지역으로 진출하였다. 14세기 전반에 걸친 기간 동안 프란시스코 수도사들이 중국에서 활동하였다. 최초의 예수회 선교사들이 1542년에 인도에 상륙하였고, 16세기에 일본에서 사역하였으며 17세기에 중국에 입국하였다.

 하지만 프로테스탄트 선교가 시작되었을 때 최초의 선교사들은 서진하면서 아시아로 진출하는 경향을 보였다. 덴마크 할레 선교사들이 18세기 전반에 걸쳐 인도에서 활동하였다. 영어권 최초의 선교사인 윌리암 캐리는 거의 40년을 인도에서 보냈고 그 기간 중 성서를 35개의 인도어로 번역했다. 최초의 미국 선교사였던 아도니람 저드슨은 미얀마에서 사역하며 그곳에 침례교회의 기초를 닦았다. 중국에 간 최초의 프로테스탄트 선교사였던 로버트 모리슨은 1807년에 캔톤에서 사역을 시작하였다.

 1920년대에 약 16,000명의 선교사가 중국에서 활동하였는데 그중의 반수가 로마 가톨릭 선교사들이었다. 이것은 세계의 그 어느 나라에서보다 많은 숫자였다. 하지만 아시아에서의 결과는 노력에 비례하지는 않았다. 이처럼 선교 결과가 낮은 원인으로는 발달된 고전 문화의 잔재, 고도로 발달한 고전 종교제도와의 경쟁, 뿌리박힌 전통적인 사회, 종교제도에 의한 반대, 기독교와 식민주의의 결속, 기독교의 지나친 배타성 등을 들 수 있다. 이를 어떻게, 또 얼마나 극복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사회인 일본에 대해서 살펴보자. 초기의 선교사들은 매우 영향력는 인물들이었다. 회심자들 중 30%는 사회와 정치 개혁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군사적으로, 지적으로 엘리트들인 막강한 사무라이 출신들이었다. 인도 교회는 사회의 하류층으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일본의 교회들은 중류와 상류 계층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한편 프로테스탄트 선교가 가장 왕성하게 이루어진 곳은 바로 한국이다. 기독교인들의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라 교회 생활의 질도 매우 높았다. 많은 숫자의 지도급 교육자들과 정치가들이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이다. 오늘날 한국 교회는 세계적으로 두 번째로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주님의 세계 선교는 이제 아시아를 넘어 땅 끝을 향해 전진해갈 것이다.

7. 마치는 글
우리는 지금까지 거의 1800년 이상의 기독교 선교의 역사를 살펴보았다. 이러한 선교의 역사를 통해서 몇 가지 선교활동에 대한 회고를 해봄으로써 교훈을 받고자 한다. 스티븐 닐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기독교 선교활동은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이다. 그것이 시도되었다는 것조차 놀라운 일이다. 이토록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다.”

 선교사들의 숫자가 적고 자원이 부족하며 열악한 사역조건, 음식, 건강, 기후, 언어, 문화와 관련한 믿을 수 없을 만큼의 문제들을 생각할 때, 그들이 성취한 진전과 성공에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들 선교사들의 공적과는 달리 선교사들이 받은 대우는 형편 없었다. 선교사역을 하는 동안 그들은 무관심, 의심, 적대감, 핍박, 투옥 등을 당해야 했다. 그들의 집은 수없이 약탈당하고 불태워졌으며, 교회는 황폐화되고, 또 그들의 생명은 늘 위협받았다. 수 천 명이 건강을 잃고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또 다른 수 천 명은 열대병으로 때이른 죽음을 맞이하였다. 수 백 명이 순교자가 되었다. 하지만 선교사들은 이 모든 것들을 주저함이나 후회함이 없이 견디었다. 그리스도께서 사랑하신 영혼에 대한 그들의 사랑에는 끝이 없었다. 그들은 성자들도 천사들도 아니었으나 다만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 자신들의 소명을 이루고자 한 훌륭한 그리스도인들이었다.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에 대한 반응이었다. 누군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눈먼 이방인이 그저 선교사가 와서 자기를 빛 가운데로 인도해 주기를 기다렸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그는 암흑 속에 있었으나 그 스스로 알지 못했기 때문에 빛을 붙잡아야 한다고 서두르지 않았던 것이다. 나라마다 선교사들은 그들이 뿌린 씨앗이 옥토 밭에서 뿌리를 내리도록 수많은 세월을 기다려야만 했다. 이 당시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끝없는 인내와 정력이 요구되었다.”

 사실 교회사는 주님의 선교에 헌신한 선교사들이 남긴 땀과 눈물과 피로 얼룩져 있으며, 또한 선의 역사는 그들의 고생과 고통으로 점철되어 있다. 즉 선교의 역사는 그들의 주님을 향한 헌신과 순교적인 정신으로 관통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선교사들이 눈물을 흘리며 기도한 자리가 영광으로 빛나는 것을 본다. 그래서 교회사는 선교사들의 영광으로 더욱 빛을 발한다.

아무쪼록 이 글이 선교사들의 눈물과 고통에 대한 단순한 동정심을 일으키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한국 모임의 많은 성도들이 그들의 영광과 면류관을 함께 바라고 기뻐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마친다.

이 종 수(서울북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