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친구 수에게

저는 이제 혼자입니다. 찰스가 떠났다는 사실을 믿기가 힘듭니다. 계속 함께 섬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수년간의 세월을 돌아보면, 그 시간들이 모두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의아할 뿐입니다. 지난 시간 동안 우리는 참으로 놀라운 교제를 나누며, 같이 섬겨왔습니다. 찰스가 주님과 함께 하기 위해 본향으로 떠난 후, 저는 그저 망연자실 앉아서 과연 무얼 할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어디로 갈 것인가, 또 어디로 가야 하는가? 물론 장례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고, 가족들과 친구들도 만나야 하며, 또 주님이 하라고 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보아야 했었습니다. 집에 가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을 대면하는 일은 무척 힘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고, 몇 아이들이 와서 같이 지내자고 제안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아직 젊은 편이고, 또 제게 맡겨진 것으로 부담을 느끼는 많은 사역이 있습니다.

우리는 함께 소명을 받았지만, 해외 사역에 있어서 각자 특정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주님이 우리를 부르시는 음성을 들었고, 우리는 갈 준비가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우리는 의사나 교사가 되는 훈련을 전문적으로 받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가라는 소명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살던 마을과 본국과 도시와 교회를 떠났습니다. 모든 것을 버렸습니다. 우리가 선교지를 향해 가졌던 열정은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심지어 지금도 저는 그것을 추수하는 주인이신 주님으로부터 직접 온 것으로 체감하고 있습니다.

찰스 또한 선교사로 가는 것에 대해서 아무런 의심이 없었고,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주님이 우리 손에 쥐어주신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고자 하지 않았습니다. 쟁기에 두 개의 손잡이가 있는 것처럼, 우리는 각자의 손잡이를 두 손으로 굳게 붙들었습니다. 우리 쟁기질의 목표는 거칠고 마른 영혼들의 토양을 뒤엎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서로를 쳐다보긴 했지만 결코 뒤를 돌아보진 않았습니다. 우리 각자에게는 서로가 큰 기쁨과 만족의 원천이었습니다. 물론 우리 각자가 특별한 부르심과 사역이라고 느끼는 만큼 쟁기질이 항상 올곧게 진행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길로 나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몇 차례 덜커덩 거리며 쟁기질을 하곤 했습니다. 각자 독특한 사람들이고 또 다른 은사를 받은 만큼 항상 같은 일들을 한 것은 아니었지요.

아이들이 태어나자 우리는 정확하지 않거나 곧지 않은 부분들로 남겨진 부분에 대해 약간의 조정을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일들을 통해 사역의 조화와 리듬을 회복할 수 있었고, 이전보다 더욱 잘 쟁기질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안식년을 보내기 위해 본국에 돌아오고자 했었고, 다시금 소명감과 성취감이 우리를 전율케 하는 것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주님이 우리 손을 통해 이루신 일에 대해 말했고, 우리가 어떻게 함께 동역했으며, 우리가 함께 섬긴 그 수많은 세월들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찰스는 무한한 인내심과 현지인들처럼 생각하는 능력을 가진 참으로 사랑스런 사람이었습니다. 찰스는 우리가 아는 극소수의 선교사들처럼 현지인들의 감정과 느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그 나라 말을 참 잘했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마치 현지인처럼 말한다곤 했습니다. 저는 그토록 헌신적으로 주님을 섬기는 유능한 사람이야말로 오래도록 이곳에 남겨두실 거라고 확신했었습니다. 때때로 우리는 은퇴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고, 그것이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둘 다 많은 교훈을 배웠고, 후배들에게 나눠줄 많은 가르침을 가진 베테랑 선교사였습니다. 주님이 우리로 하여금 노년까지 섬기도록 하시며 우리에게 하라고 주신 일들을 다 마치며 조용히 물러나게 하실 것은 너무도 확실해 보였습니다. 아! 저는 그렇게 되기를 얼마나 소원해왔었는지요. 하지만 “하나님의 방법은 우리의 방법과 다르며, 또한 그분의 생각은 우리의 생각과 달랐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삶에서 참으로 중요한 시점에서 그를 데려가셨습니다. 저는 아직도 어떻게 그를 데려가실 수 있는지 믿기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아버지를 이토록 필요로 하고 있는데, 제가 그 사람 없이 어떻게 이 모든 일들을 감당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는 아이들과 다른 많은 젊은 사람들을 위한 지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그들 삶의 매우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에 들어섰습니다. 그들은 직업과 이성 친구를 선택하는 문제에 봉착해 있으며, 아이를 낳아 기르는 막중한 과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우리 손주들을 보는 기쁨과 경이로움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었습니다. 찰스는 손주들에게 참으로 좋은 할아버지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는 아이들을 사랑했고, 또 그곳 현지 아이들에게 헌신적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찰스 주변에 모이는 걸 좋아했습니다. 그는 아이들의 장난감을 고쳐주었고, 그들과 함께 간단한 놀이를 즐기곤 했습니다. 그가 만일 더 오래 살았더라면 주님께서 그 작은 소년과 소녀들의 영혼을 추수하시는 놀라운 모습을 보았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실 손주들에게 미쳤을 선한 영향력을 생각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네요. 저에게는 할아버지가 안 계셨지만, 우리는 우리의 자녀들이 안겨다줄 손주들과 함께 놀아주고 시간을 보내기를 얼마나 고대했는지 모릅니다.

저를 놀라게 한 건 현지인들이 그를 정말로 그리워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마치 그저 그런 사건으로 여길 뿐, 자신들 각자의 생활을 계속할 따름입니다. 그들은 찰스의 죽음이 일과 사역에 있어서 얼마나 큰 손실인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삶과 그 지역의 교회에서 찰스가 얼마나 중요한 사람이었는지를 모르는 걸까요? 그들은 저의 허탈감고 슬픔을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가족의 죽음이 충격적이거나 그들의 생각에 영향을 주는 사건이 아닌 것 같습니다. 장래에 대해서도 안목이 없어 보이고, 만일 찰스가 살아 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 깨닫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생활을 계속할 따름입니다. 제가 찰스를 얼마나 그리워하고 있는지, 또 제가 얼마나 외로운지 묻지도 않습니다. 이게 그들의 문화인가 봅니다. 그들의 문화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 처한 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우리가 원했던 만큼 우리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것을 압니다. 선교의 일은 항상 긴급했고, 우리는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이해하고, 사역을 진척해나가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항상 우리는, 인생의 황혼기나 되어서 우리 자녀들에게 주지 못했던 시간을 손자손녀들에겐 주리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나쁘게 끝나는 연극 같아 보입니다. 모든 것이 다 잘될 줄 알았습니다. 우리는 있어야 할 곳에서 조금 벗어나 있었고, 가족들과의 시간은 원할 때에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너무도 갑자기 찰스가 떠나버린 겁니다.

선교본부에서 우리는 현지인들과 평화롭게 지냈습니다. 젊은 사람들 몇 명이 잘 성장해주었고, 몇 년 후에는 그들에게 책임을 넘겨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찰스는 종종 그들이야말로 차기 사역에 관한한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라 말하곤 했습니다. 만일 우리가 함께 두세 번의 사역 기간을 더 가질 수만 있었다면, 우리 삶과 사역은 얼마나 멋진 결말이 되었을까요?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사역을 물려주면서, 그들로 하여금 사역에 대한 책임을 갖고 사역을 성장시키도록 격려했습니다. 그런 다음에야 안식년을 위해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몇 년 동안 사역 기술을 연마하고,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고, 더 많은 젊은이들이 믿음 안에서 굳건히 서는 모습을 보리라 생각했습니다. 전심사역자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후원하는 계획을 세웠으며, 그들을 온전히 훈련시켜 주께서 수년전에 우리에게 주신 사역들을 계속해나가기를 원했습니다.

아! 수, 미안하군요. 너무 두서가 없네요. 우리의 생애와 사역이 잘 마무리되도록 세웠던 계획들만 떠벌리고 있네요. 이런 생각들이 순전히 이기적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것들이 항상 제 마음을 스치고 지나간답니다. 제가 하는 일이라곤 항상 “찰스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또 그는 어떻게 처리했을까?”하고 자문하는 것입니다. 그는 과연 무슨 말을 하고, 어느 방향으로 가고자 할 것인지? 그라면 어떻게 조언했을지? 하지만 아무 부질없는 일입니다. 그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저로서는 이 사실을 배워야만 하겠지요.

이제 저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여기 머물러 우리가 시작했던 그 사역을 계속할 수 있을까요? 분명 저는 하나님이 찰스를 불러 하라고 하셨던 일을 대신 할 수 없습니다. 찰스가 그토록 신뢰했던 젊은이들을 제자훈련 시킬 능력이 제게는 없습니다.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격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일일이 심방해서 말씀을 전할 수도 없습니다. 제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제 딸아이 중 하나는 자기랑 함께 살자고 합니다. 제 생각이지만 찰스와 저는 그동안 잘 해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제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냥 귀국하는 것밖에는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그 아이는 미혼이고, 물론 우리는 잘 지낼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완전히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없습니다. 또 무언가 할 일을 찾는다는 것도 제게는 참 어렵습니다. 저 자신의 부양을 위해 직장을 구하는 것조차 저는 할 수 없습니다. 수년 동안 수풀을 헤치며 운전해왔는데 또다시 운전을 새롭게 배워야만 합니다.

또 다른 딸아이도 자기와 함께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만, 그건 도시에서의 삶을 의미하는 것이라 그게 싫습니다. 딸애는 주님께 그리 헌신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제가 교회에 시간을 드리려면 아이가 제게 원하는 것들 사이에서 한바탕 전쟁이 될 것입니다. 아마도 그 애는 찰스와 제가 그리스도인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로 주의를 주었던 많은 일들을 하기를 원할 겁니다. 그 애는 우리가 염려할 만한 남자와 연애 중입니다. 결혼한 아들도 함께 살면 어떻겠느냐고 물어보았지만, 저는 딸아이가 아니라면 두 여자가 함께 한 지붕아래 사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물론 우리는 적당히 잘 지낼 수도 있겠지만, 그들은 번영과 부요한 삶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데, 저는 선교사로서 그런 삶에는 익숙하지가 않습니다.

그것은 단지 집으로 돌아가는 문제가 아니라 선교 사역을 그만 둔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제가 그냥 나가 버리면 그 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찰스와 저는 우리의 삶을 거기에 쏟아 부었는데, 그냥 떠난다는 것은 사역을 내팽개치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는 주님이 신실하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 성도들은 너무도 어리고, 인도자들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버릴 경향이 농후하며, 또한 이리들은 모든 것을 찢어놓을 기회만 엿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훌륭한 명성과 길이 남을 사역을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우리의 계획은 착착 진행되어 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모든 것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우리가 수년 동안 일궈 둔 이 모든 사역을 계속 이어갈 준비가 되어 있어 보이지 않은 어린 선교사들에게 어떻게 이 모든 것을 넘겨줄 수 있을까요?

제가 본국에 있을 때 이 모든 것들 중에 가장 어려웠던 것은, 제가 있어야 할 곳이 없는 것 같았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집회에 참석했고, 물론 사람들은 제게 친절하게 인사했습니다. 그들은 제가 어떻게 지내는지 물었습니다. 사역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또 우리가 함께 했던 삶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들을 했습니다.

어느 성도는 이제 어찌할 거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 저 또한 어찌 알겠습니까? 또 다른 성도는 아이들 중에 누구와 함께 살게 되냐고 물었습니다. 또 어떤 성도는  “남편이 없으니 이제 많은 돈이 필요 없겠네요. 그렇죠?”하고 묻기도 했습니다. 누군가 또 제 면전에서 그런 말을 할 것을 생각하니 전신의 힘이 빠져나갑니다. 교회의 젊은 청년들은 제가 누군지조차 모릅니다. 그들은 선교가 실로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있으며, 선교사를 위해서 기도도 하지 않습니다. 이런 사실이 저를 몹시도 당황케 합니다.

교회의 인도자들은 저나 제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조치해야 할지 모르는듯 합니다. 물론 그들은 제게 친절하고, 또한 동정어린 말을 건네곤 합니다만 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없습니다. 저는 그들과 한 번도 의논하는 자리를 갖지 못했습니다. 우리 사역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요청도 받은 일이 없습니다.

저는 선교지에서 자매 성경 공부반을 인도했고, 많은 사람들을 도왔습니다. 하지만 파송교회에서 자매 성경공부를 인도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일도 없습니다. 선교나 혹은 선교 사역에 대한 제 생각을 묻는 일도 없었습니다. 선교사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아무도 묻지 않더군요. 선지자가 자기 고향과 자기 집 외에서는 존경을 받지 않음이 없느니라.”는 말씀이 절로 떠오릅니다.

찰스는 항상 돈을 세심하게 관리했습니다. 그는 은행 계좌를 관리했고, 청구서를 결제했으며, 선물에 대해서는 감사서신을 보냈고, 세금도 정확히 냈고, 국민연금도 냈고, 저로 하여금 그에게 의존하게 하는 다른 많은 일들을 했습니다. 항상 우리는 돈에 쪼달렸고, 매달 어떻게 살지 고민했습니다. 또 물질이 많이 공급되는 어떤 경우에는 주님을 섬기는 다른 일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재정에 관한한 저는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 어느 장로님이 이제 어떤 필요가 있겠냐고 제게 물었을 때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는 과연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한 걸까요? 이제 본국에 돌아와 선교 헌금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뜻일까요? 본국에 온다 해도 생활은 여전합니다.

저는 트럭을 관리하거나 컴퓨터를 다룰 줄 모릅니다. 저는 선교본부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마을에 가서 사오는 것도 할 줄 모릅니다. 저는 누구에게 돈을 주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선교본부에서 일군들이 바쁘게 일하도록 할 줄도 모릅니다. 저는 도시로 이사할 수도 없고, 사역의 수명은 다해가고 있으며, 선교부는 더 이상 나빠질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수! 부디 저와 또 여기서 진행되고 있는 사역을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저는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제 마음은 마음의 벽을 쌓는 일로 가득하답니다. 때로는 생각들이 멈추질 않습니다. 밤을 꼬박 새기도 합니다. 전에는 항상 찰스에게 물어볼 수 있었지요. 그는 언제나 자신의 책임 중 제가 알아야 할 일에 대해 적절한 대답을 해주었고, 모든 일이 순조롭게 해결되었습니다. 그는 그토록 강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집은 비어있고, 여기 선교부는 조용하기만 합니다. 책상도 비어 있습니다. 침대도 비어 있습니다. 마치 삶도 비어 있는 듯 보입니다. 물론 제게 그리스도께서 계심을 알지만, 때때로 저를 붙들어주고, 저와 얘기를 나누며, 저를 이끌어주고, 제가 사랑받고 있음을 알려줄 누군가가 필요합니다.

제 마음의 모든 것들을 말씀드린 것 같네요. 말씀드렸듯이, 제겐 대화를 나눌 사람도 없습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이렇게 편지를 써야만 했습니다. 이렇게 길게 말씀드릴 생각은 아니었는데, 너무 말이 많다고 나무라지는 말아주세요. 제 말에 귀 기울여주고 이해해줄 사람이 없습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으로 가까운 친구인 당신에게 특별한 사랑을 담아,

안나 올림

추신: 하지만 이 한 가지는 덧붙여야겠네요. 저는 종종 찰스와 다시 만나게 될 날이, 그래서 이 모든 질문들에 대해서 다 대답하지 않아도 될 날은 참으로 멋진 날이 되리라 생각해요. 이러한 생각이 잘못이라면 저를 용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