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밥과 수에게

우리는 선교지에 가게 될 일을 생각하며 무척 흥분하고 있습니다. 또한 선교지에 가서 주님이 우리 마음에 주신 놀라운 사역을 시작하는데 필요한 후원자들을 모으는 일에 애쓰고 있습니다. 선교지의 필요가 오랫동안 우리 마음 가운데 있었고, 마침내 우리가 선교사로 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 그와 같은 사실을 증거해주는 수많은 일들이 일어났는데, 주님이 그분의 사역을 위해 우리를 부르신 것을 어찌 의심할 수가 있단 말입니까?

우리는 여러 교회에서 우리의 부르심에 대한 간증을 해왔고, 많은 친구들을 방문하였지만, 여전히 만족할만한 후원을 받아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속해 있는 선교회는 아마도 우리가 결국에는 선교지에 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주님이 우리를 위해 지난 몇 달 동안 보여주신 증거들과, 후원 수준이 너무 낮기 때문에 선교지에 가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하는 선교회 간에 이같이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건가요? 요즘 우리는 감정적이고 영적인 최고 수준에서 심각한 낙심과 낙담으로 의기소침한 상태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우리를 부르신 주님의 말씀과, 아니면 후원자들을 좀 더 모아보라는 선교회의 말 중 우리는 과연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하는 건가요? 이것이 바로 날마다 우리를 따라다니는 많은 질문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방법으로 선교지에 가는 것에 대해 몇 가지 진지한 질문들을 해보았습니다. 우리가 선교지로 떠나기 전에 후원자들을 더 모아서, 일정한 후원금을 확보하라는 선교회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금기시 된 듯합니다. 하지만 도대체 신약성경 어디에 후원자들을 더 모으라는 이러한 생각이 있는 겁니까? 우리는 구원에 관한 진리, 제자도에 관한 지침, 결혼의 원칙, 자녀 양육 방법, 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 이 세상을 사는 법에 대해 알기 위해서 성경을 상고합니다. 그런데 주님의 사역이 어떻게 지원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왜 성경을 상고해보지 않는 것일까요? 빌립보서 4장 19절이 의미하는 바가 바로 우리와 같이 주님을 선교지에서 섬기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이 아닐까요? 지난 175년 동안 교회를 인도해온 선교의 원칙들은 이제 더 이상 소용이 없어진 건가요? 조지 뮐러, 허드슨 테일러, 그리고 프레드 아르놋과 같이, 후원금을 모으는 일이나 선교회에서 후원 수준을 정하는 일 없이도 믿음을 가진 선교사들에게 주님은 그 모든 필요를 공급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그러한 일을 우리에게 해주실 수 없을까요? 현대를 사는 우리는 우리의 필요를 공급해주시는 기적과 같은 주님의 역사를 외면한 채 주님과 성령님을 지나치게 조직해온 것은 아닙니까? 매우 다양하고 많은 요인들로 인해 매달, 혹은 매년 변할 우리의 필요가 과연 무엇인지 누가 다 말할 수 있을런지요? 후원자들을 모으는 일은 우리의 필요를 위해 하나님 보다는 사람을 더 바라보도록 하는 것 아닙니까? 선교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도 성경이 문제 해결의 열쇠가 아닌가요?

솔직히 우리는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이런 편지를 드리는 것이 매우 유감스럽습니다만, 누가 과연 우리를 이해해주고 솔직하게 대화를 받아줄 수 있겠습니까? 저는 당신이 이러한 여러 가지 질문들 때문에 우리를 영적이지 못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우리는 기도를 해오고 있지만, 아직 응답은 받지 못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선교회의 말을 잘 따르고 있지만, 선교회는 우리의 말을 잘 경청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그냥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리는 때도 있답니다!

여러 교회와 선교회 임원들의 모임에서 간증하는 중에 이러한 여러 문제들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출석하지도 않는 교회의 선교회에서 매달 $50 내지 $75의 후원금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는 일은, 마치 저 자신이 구걸하는 거지와 같이 비참한 심정을 느끼게 합니다. 이러한 일은 결국 마치 세일즈맨처럼 우리가 소망하는 것을 잘 표현해 내는 우리의 능력에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교회의 선교부서는 그들의 능력 이상으로 더 많은 선교사들을 후원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우리 이름이 그 후원 선교사 명단에 올라가는 것이고요!

우리는 아직 선교지에 가보지 못했지만, 우리가 과연 그곳에 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러한 의문들 때문에 우리는 선교사로 섬기는데 필요한 자격이 없거나 합당하지 못한 건가요? 아니면 선교지로 나가는 시스템상에 무언가 불균형이 있는 건가요? 주님은 우리를 부르셨고, 우리는 주님이 우리가 선교지에 가기를 원하신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말하자면, 이미 다른 많은 선교사들에게 후원하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후원금을 더 받아내지 못하는 우리의 무능력 때문에 우리는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서신은 당신에게 후원금을 요청하기 위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선교지로 가는 전반적인 시스템에 대해 우리가 질문하고 있는 많은 것들에 대해 조언을 부탁드리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당신의 조언을 매우 귀하게 여기며, 당신의 생각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게 받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선교회를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어떻든 우리는 주께서 우리를 부르셨고, 우리의 모든 필요를 채우실 것을 믿는 믿음으로 선교지로 나가야 하나요? 주께 순종하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이 우리가 가도록 우리의 필요들을 공급할까요? 물론 교회 안에 우리가 선교지에 가도록 필요를 공급할만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신실한 후원 약속에 있어서는 서명하기를 꺼려합니다. 지금 우리가 이와 같이 느끼고 있는 것은 우리의 잘못인가요, 아니면 교회의 잘못인가요? 우리는 주님이 우리를 부르신 부르심을 포기하고 다시 우리의 직업으로 돌아가야 할 것을 고려해야 하나요? 주께서 우리를 부르시지 않았으며, 주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바를 우리가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깨달아야 하나요? 우리가 선교지에 가지 않겠다고 말한다면, 이제껏 우리로부터 선교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던 많은 청년 그리스도인들에게 심각한 해가 될 것입니다. 만약 이제껏 우리가 말하고 행했던 것이 무엇이든 간에 이제 선교지로 가지 않겠노라고 결정한다면 우리 자신은 큰 좌절과 실패를 맛보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보시는 대로 우리는 지금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에 있습니다.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성경에는 세상이 복음을 들을 필요가 있고, 따라서 주님께 “추수할 일군들을 보내어 주소서”라고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도 명백히 나타나 있습니다. 우리는 그와 같은 기도를 드려왔습니다. 우리는 선교지에 갈 준비가 되었습니다. 다만 이 명백한 요청과 우리의 소원 사이에 끊어져 있는 줄을 연결할 수 있는 유일한 끈은 재정적인 지원입니다. 우리로 선교지에 가지 못하도록 주님이 막으시는 이유로 이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요?

당신의 우정에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는 참으로 진실되이 우리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들은 몇 명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선교사들은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와 같은 조금의 의문이나 회의도 없을 “슈퍼 성도”로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주님에 대한 의심은 조금 없지만, 선교회나 선교위원회, 교회나 일반적인 그리스도인들에 대해 아무런 의문을 품지 않는다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선교지에는 지금 엄청난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돈 때문에 선교지에 보낼 수 없으니 집에 가만히 있으라는 것은 모순처럼 보일 따름입니다.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마음의 고통을 나눌 수 있도록 해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당신의 답장을 소망 중에 기다리며 편지를 줄입니다.

추신: 생각해보니, 편지에는 우리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부탁을 드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전보다 지금 더욱 당신의 기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아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