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영어로 “히스토리”라고 한다. 이를 번역하면 하나님의 이야기란 뜻이다. 그러므로 역사란 한 마디로 하나님께서 인생을 향한 계획을 펼치시고 진행하다가 완료시키는 사건을 다룬 기록이다. 하나님께서 역사를 시작하셨고 시작하신 하나님께서 이제 마치실 것이다. 하나님은 역사의 알파요, 오메가이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지금 뭐하고 계시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 바로 우리가 처한 이 시대의 역사적 상황이다. 그런데 선교는 이 역사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시면 인간 역사는 끝나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이 바로 선교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마태복음 24장 14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거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 그제야 끝이 오리라”

이 말씀은 모든 민족에게 복음 전하는 일은 이 역사의 마지막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거되면 역사의 끝이 온다. 지구 위에는 약 24,000여 종족이 있다. 이 24,000여 종족에게 천국 복음을 전하는 일이 바로 선교인데, 우리가 이 임무를 완성하면 역사는 끝나게 된다. 그러므로 선교의 완성은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행위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가 ‘라트래지’는 “역사는 교회 확장의 이야기이며 선교의 이야기이다.”라고 했다.

따라서 우리는 선교 역사에 대해 알아야 한다. 선교 역사의 흐름을 공부하노라면, 시대마다 나타난 과거와 현재의 시세를 알 수 있다. 먼저, 과거의 시세를 살펴봄으로써 얻은 영적 교훈을 현재에 적용할 수 있는 안목을 갖게 된다. 그리고 현재의 시세를 살펴봄으로써 장차 미래의 선교적 시세를 예측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하나님께서 선교 역사 속에서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하길 원하시는지 인식하게 되고 그에 대한 책임의식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보자. 역사적으로, 1857년 웨일즈 부흥은 과거 100년간 웨일즈에 있는 모든 교회가 복음을 전해서 얻은 영혼보다 훨씬 많은 영혼이 주님께 돌아왔다. 100년 동안 얻은 영혼보다 그때 2주간 얻은 영혼이 더 많았다고 한다. 며칠 전 전국 장로 수양회에서 웨일즈 부흥 시기에 있었던 일에 대해 어느 형제님이 이런 말을 했다. 그때는 사람들이 성령님의 조명으로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고, 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 경찰서로 몰려들었다고 한다. “나는 이러이러한 죄를 지었으니 처벌받아야 한다.”라고 말하는 군중에게서 경찰은 도무지 처벌할 근거를 찾지 못해, 경찰 간부가 교회에 찾아갔고 교회 전도자들이 직접 경찰서에 모인 군중에게 하나님 말씀을 전해 그들이 주님을 영접했다고 한다.

1859년에 있었던 뉴욕 부흥도 마찬가지이다. 배가 들어올 때 갑판 위에서 회개가 이루어졌는데 말씀을 듣기도 전에 사람들이 자신의 죄 된 모습에 통곡하는 회개가 일어났던 것이다.

1907년 한국에서도 이런 부흥이 있었다. 바로 평양 대부흥이다. 기독교 대학인 위튼 대학은 이런 부흥을, 여러 차례 경험한다. 부흥 때마다 30%-40% 학생들이 선교사나 목사로 헌신하고 대학교 주변 술집이 문을 닫는다.

이런 기독교 역사 속의 사건을 통해 어떻게 이러한 대단한 부흥들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살피고, 거기서 얻은 교훈과 오늘날에도 이런 부흥이 일어나길 고대하는 심정으로 현재에 적용할 수 있다.

선교에는 특정 세대를 향한 하나님의 시간표가 있다. 우리는 선교 역사를 공부해 이러한 하나님의 선교 시간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마치 학생들이 지난 시간에 무슨 과목을 공부했고, 지금은 몇 교시이고 어떤 과목을 배우는지, 앞으로는 어떤 과목을 배워야 하는지 생각하며 공부하는 것처럼, 우리 또한, 선교 역사에서 과거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일을 했고 현재와 미래에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런 역사의 시간표에 대한 고찰 없이는 급변하는 세대에 대응할 수 없다.

1517년 루터의 종교 개혁으로 근대 교회의 역사는 시작된다. 루터의 종교 개혁은 “가려진 복음을 회복”하는 운동이었다. 가톨릭 사제였던 루터는 구원의 확신을 얻어 온갖 일과 열심을 다 해보았다. 그러다가 로마서를 통해 믿음으로 말미암은 의를 깨닫고 정직하고, 용기 있게 자신의 간증을 대자보에 써서 고백한다. 그에게는 종교 개혁에 대한 계획이 없었다. 다만, 정직하게 자기가 믿는 바를 대자보로 알릴 용기만 있었을 뿐인데 그것이 세계를 변화시켰다. 그러나 그들은 선교를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 시대의 교회 성도들은 마태복음 28장이 지상 대사명이라는 것을 믿지 않았던 것 같다. 선교에 관한 한 오히려 가톨릭은 개신교보다 빨랐다. “예수회”를 만들어 외국에 나가 이교도들에게 가톨릭으로 개종할 것을 권했다.

개신교의 선교는 윌리엄 캐리에 와서야 비로소 열리게 된다. 그를 “근대 선교의 아버지”라고 부르는데, 그가 선교회를 처음으로 창시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종교 개혁 이후 280년이 지나도록 선교에 아무런 성과가 없음을 생각하며 “이방인의 회심에 필요한 수단을 써야하는 그리스도인의 의무에 관한 연구”라는 책을 썼다. 그가 이 책에서 말한 이방인들을 회심시킬 수단이 바로 선교 단체였다. 그러나 윌리암 캐리에 대해 말하기 전에 반드시 모라비안 교도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루터의 종교 개혁 이후 대다수 기독교인이 선교에 무관심했던 반면, 모라비안 교도는 일찌감치 선교를 시작해 첫 번째 선교시대는 이들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모라비안 교도를 통해 마태복음 28장 지상 대사명에 대한 순종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들에 대해 말씀드릴 것이 많지만,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들은 1722년 부패하고 세속화된 교회의 정치적 핍박을 피해 체코에서 독일 진센도르프 백작의 영토로 피신했다. 그곳에서 난민 공동체를 이루었고 1727년 성찬식 때, 사도행전 2장에서 나타나는 것 같은 성령의 역사를 체험한 그들은 릴레이 기도를 시작하게 된다. 48명으로 시작된 이 릴레이 기도는 4대에 걸쳐 약 백년간 이어진다. 그리고 이 릴레이 기도의 결과는 19세기 유럽의 부흥이었다. 이 부흥은 유럽에서 동시에 일어났을 뿐 아니라 거의 모든 큰 대륙에 복음을 전파하게 된다.

그들은 기도와 함께 20년(1727-1747) 동안 12:1로 자비량 선교사를 파송(120명에서 10명)한다. 그때 파송한 선교사는 종교 개혁 이후 지난 200년 동안 개신교가 파송한 선교사보다 더 많았다. 그들은 부유하지도 않았고 권세도 없는 난민이었고 거지집단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들이 이런 업적을 남길 수 있었을까? 그것은 주님의 재림을 사모하는 그들의 신앙이 세계 곳곳에 복음을 전하게 했던 것이다. 세상 모든 민족에게 복음을 전함으로써 하루 속히 역사에 종지부를 찍어 주의 재림을 앞당기고자 땅 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는 일에 자기 생애 전부를 드렸다.

복음에 대한 그들의 열정은 상상을 초월한다. 쿠바에 복음을 전하려 기도했지만, 길이 열리지 않자 교회는 두 명의 형제를 남미로 가는 노예선에 노예로 넘긴다. 물론 이 두 명의 형제는 기쁨으로 자원했다. 정해진 기한이 있는 게 아니라 평생을 노예로 살아야 하는데도 다만, 복음을 전하는 선교를 위해 형제들은 노예를 자처하고 교회는 그 형제들을 판 대가로 돈을 받는다. 그리고 그 돈은 다시 선교에 사용됐다. 지금으로 치면, 노예로 팔린 자비량 전문인 선교사였다.

오늘날에도 자비량 전문인 선교사는 많다. 의사, 교수, 박사, 과학자, 간호사, 그리고 사업가 등 그럴싸한 직업을 가지고 선교하고 있다. 하지만, 직업이 노예인 ‘노예 자비량 선교사’를 본 적이 있는가? 오직 선교에 대한 일념뿐이었던 이들의 헌신을 우리가 어떻게 능가할 수 있을까? 이러한 모라비안 교도의 정신이 윌리엄 캐리에게 넘어갔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근대 선교의 장을 연 사람으로 윌리암 캐리를 지목함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어째서 역사의 기술이 서구 사람, 특히 영국이나 미국인 중심이냐? 모라비안 교도가 근대 선교의 선구자이다.”라고 말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산발적이고 조직적이지 못했던 모라비안 교도의 선교에 비해 윌리암 캐리의 선교활동은 최초의 조직적인 선교였다. 이에 선교회를 처음 만든 윌리엄 캐리를 선교 1세대라 말한다.

이제 윌리엄 캐리에 대해 살펴보자. 그는 1792년 선교 단체를 만들고 그다음 해인 1793년에 인도로 떠난다. 그의 영향으로 영국과 미국에서 1800년 초기 10년 동안 선교 단체가 우후죽순처럼 일어나게 된다. 그는 인도에서 해안선을 따라 선교한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교통수단은 배였으며 도시는 모두 해안선을 따라 발달했으며 그곳에는 복음을 들어야 할 사람이 많았다.

두란노에서 발간한 [영광스러운 상처/ 매저리 포일]란 책을 보면, 윌리암 캐리의 생애를 잘 알 수 있다. 그는 인도에서 여러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고 식물도감을 만들 뿐 아니라 신문을 창간하고 대학도 만든다. 그래서 그를 인도 근대 대학의 아버지, 근대 언론의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는 그에게 시간이 많아서가 아니라 머리가 비상해서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부인은 일자무식(一字無識)으로 결혼식에서 서명도 할 수 없는 여인이었다. 그녀는 남편을 따라 선교지에 가기를 무척 두려워했다고 한다. 주님은 선교만큼은 부부를 함께 부르신다. 그래서 캐리는 처제를 먼저 설득해 처제가 함께 오는 조건으로 아내를 설득해 5명의 자녀 중 첫째부터 셋째까지는 영국에 남겨두고, 넷째와 다섯째와 임신 중인 아내와 함께 인도로 떠난다. 석 달간의 선박여행으로 인도에 도착한 그들은 선교비가 도착하지 않아 집세가 싼 이슬람 지역으로 이사했는데 그곳에서 넷째 아이가 사망한다. 모슬렘은 시체를 만지지 않아 캐리 부부가 장례를 치르게 되고 아내는 정신이상이 되고 만다. 자주 남편을 향해 욕을 하고 칼로 남편을 죽이려 달려드는 부인의 광기 때문에 12년 동안 아내를 방에 가둔 채 사역을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12년간 윌리엄 캐리가 선교를 계속하게 한 것은 오직 복음에 대한 열정과 복음을 듣지 못한 영혼들을 향한 사랑이었다.

우울증에 걸린 많은 선교사의 부인을 향해 우리는 너무 쉽게 ‘믿음이 없어서’라고 판단하곤 한다. 정말 우울증은 믿음으로 살지 않아서 생기는 병인가? 전쟁터에 나가지 않으면 부상을 당할 일이 없듯이 그들이 영적 전쟁터로 나가지 않았다면, 우울증이란 부상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책 제목이 ‘영광스런 상처’이다.

두 번째 선교시대는, 1865년 허드슨 테일러에 의해 막을 연다. 그는 중국 내지 선교를 시작한 사람이다. 선교 역사학자들은 1910년을 기점으로 해안선 선교가 끝나고 내지 선교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는 바로 허드슨 테일러 덕분이다. 이후, 중국 내지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선교회(C.I.M : O.M.F의 전신), 아프리카 내지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선교회(A.I.M : 아프리가 내지 선교회), 수단 내지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선교회(S.I.M :수단 내지 선교회) 등이 생겨났다.

세 번째 선교시대는 ‘카메론 타운센드’에 의해 막을 연다. 그는 미전도 종족(혈통적, 언어적 개념) 대상 선교를 처음 시작한 사람이다. 그는 대학 재학 중, 과테말라에서 스페인 성경을 나누어주다가, 인디오에게 “너희 하나님이 그렇게 스마트하면 왜 우리말은 못 하니?”라는 말을 듣게 된다. 우리라면 “잔말 말고 그냥 읽으시죠. 스페인어로 번역된 것만도 어딘데,”라고 했을 텐데, 그는 그때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족이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는 직접 성경을 다른 종족의 언어로 번역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1934년 창설된 ‘위클리프 성경 번역 선교회(WBT)’이다.

20세기 선교의 시작을 1910년 애딘버러(영국) 선교 대회로 잡는데 회장은 존 모트(YMCA 총무, 노벨 평화상 수상자, 미국)였다. 이는 선교의 축과 주도권이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감을 의미한다. 하지만, 여전히 주도자는 백인이었다. 그러다 1980년 전 세계 선교 지도자들의 모임인 ‘애딘버러Ⅱ 선교 대회’가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다. 이 선교 대회가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선교의 흐름이 서구에서 비서구, 영국이나 미국 중심에서 아시아로 옮겨진 까닭이다.(2005년 현재, 선교사의 50% 이상 비서구 국가에서 파송됐다.) 이는 네 번째 선교 시대는 서구 국가가 아닌 비서구 국가가 열고 영국이나 미국이 아닌 아시아 국가 중의 한 국가가 열 것임을 강하게 시사한다.

현재 네 번째 선교시대가 어떻게 시작될 것인지, 누가 어떤 깃발을 들고 나올 것인지에 세계적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특히 세계 기독교계가 한국 교회를 주목한다. 52년 전에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소망이 없는 나라였고 그나마 둘로 나뉜 한국이 이제 선교사를 가장 많이 파송하는 나라가 되었다, 세계 10대 대형 교회 중 5개가 한국에 있다. 질적 문제가 있긴 하지만, 세계 어느 민족 어느 나라가 120년 만에 이렇게 높은 복음화율을 보일 수 있는가?(유럽은 1000년의 역사) 하나님께서 한국에서 크신 역사를 이루심은 네 번째 선교 시대의 주체가 한국이라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렇다면, 세계 선교를 끝낼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한국에서, 우리 모임에서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서 나와야 하지 않을까? 이 말이 너무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주님께서 선교사 30여 가정을 파송하는 은혜를 우리 전국 모임에 베푸심을 생각해보자. 그리고 하나님께서 우리 모임에 이러한 특별한 은혜를 허락하심도 생각해보자. 주님께서는 우리가 ‘선교사 30가정을 보냈으니까 우리가 최고다, 이젠 됐다.’라며 안주하기를 원치 않으신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선교에 관한 특별한 은혜를 베푸셨다.”라는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 그뿐 아니라, “지금 하나님께서 네 번째 선교시대를 열 사람을 찾고 계신다.”라는 역사적, 시대적 시세를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반응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다.

언더우드 선교사는 24세의 청년 시기에 한국으로 와 한국 역사를 바꾸었다. 24살 청년이 뭘 알았겠는가? 하나님께서 선교에 쓰셨던 사람은 청년의 때에 주님이 주신 꿈과 부담에 솔직하게 응답한 사람들이었다.

이제는 선교를 끝내자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끝내자는 것이, 현재 선교의 중요한 이슈이다. 로마서 15장 19절에서 사도 바울은 로마에서 일루리곤(알바니아 지역, 로마 바로 전)까지 복음을 다 전했다고 했다. 3차 전도 여행이 끝날 때 로마서를 썼는데, 거기서 그는 서바나(스페인)까지 간다고 했다. 바울에게는 서바나가 세계의 끝이었다. 이렇듯 바울의 생각에는 ‘항상 끝내는 것’이 들어 있었다. 선교는 ‘끝내는 것’과 관련이 있다. 어떻게 하면, 세계 복음화를 끝낼 수 있을까? 그냥 “선교 운동이 많이 일어나고 있으니까, 모임에 선교에 대한 관심이 일어나고 있으니까.”가 아니라, “하나님! 정말 예수님의 재림을 원하고, 세계 선교가 끝나길 원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하면 됩니까? 하나님께서 우리 한국 모임에게 선교사 30가정을 파송하는 특별한 은혜를 베푸셨는데 우리가 어떻게 하면 됩니까?”라고 하나님께 여쭈어야 한다. 윌리엄 캐리가 “왜 우리는 선교를 이렇게밖에 못하는 걸까?” 하며 고민했던 것 같은 역사적 고민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과거에 하던 방식으로 한다면, 역사를 뒤돌아볼 필요가 없다. 주님께서 선교의 마지막 깃발을 꽂는 영광을 우리 모임의 형제·자매님들에게 주신다면, 얼마나 복된 일이겠는가?

사랑하는 성도님! 이제까지 살펴본 종교 개혁을 일으킨 루터, 근대 선교의 문을 연 윌리암 캐리, 내지 선교에 불을 댕긴 허드슨 테일러, 미전도 종족 선교의 문을 연 캐논 타운센드는 그 일이 ‘할 수 있는 일’인지 하나님께 여쭙지 않았다. 단순하게 ‘해야 할 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이란 사실에 동의하고, 깃발을 올린 사람들이다. 깃발을 올렸더니 많은 사람이 따라서 깃발을 올린 것이다.

깃발은 그들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분에게도 있다. 다만, 그것을 감추고 살 뿐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깃발을 올리라고 하시면 바로 순종하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 역사하신다. 당신의 시간에 맞춰 사람을 부르시고 당신의 일에 동참하게 하시는 하나님께서 깃발을 올리라고 말씀하시면, 두려워 말고 깃발을 올리라. 그 깃발이 장차 여러분이 속한 모임의 깃발이 되며, 나아가 전국 모임, 아니 전 세계 기독교인이 따르는 깃발이 될 것이다. 모두가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할 때 하나님께서는 한 사람을 통해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곤 하셨다. 하나님께서 여러분 한 사람을 통해 선교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실지 어찌 알겠는가?

역대상 12장 32절에서는 시세를 알고 하나님의 백성이 마땅히 행할 것을 아는 지도자들에 대해 언급한다. “잇사갈 자손 중에서 시세를 알고 이스라엘이 마땅히 행할 것을 아는 우두머리가 이백 명이니 그들은 그 모든 형제를 통솔하는 자이며”(대상 12:32) 그렇다. 하나님의 역사 속에는 항상 세대의 변화를 인지하는 사람이 있었다. 우리에게도 시세를 분별할 줄 아는 눈이 필요하다. 시대의 변화를 인지하고, 절대적인 진리가 훼손당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변화를 수용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시대적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할 줄 아는 능력도 필요하다. 우리는 역사 인식 속에서 시세를 살피는 지혜를 얻어야 한다. 오늘날 우리가 처한 세대가 어떤 세대인지 파악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이러한 영적 안목을 가지고 우리의 헌신을 새롭게 하자.

조 동 현(캄보디아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