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내가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그러나 너희가 내 괴로움에 함께 참예하였으니 잘하였도다. 빌립보 사람들아 너희도 알거니와 복음의 시초에 내가 마게도냐를 떠날 때에 주고받는 내 일에 참예한 교회가 너희 외에 아무도 없었느니라.”(빌 4:11-15)

“내게는 모든 것이 있고 또 풍부한지라. 에바브로디도 편에 너희의 준 것을 받으므로 내가 풍족하니 이는 받으실만한 향기로운 제물이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것이라.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빌 4:18-19)

청년회 선교동역 팀이 태국을 방문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 지났습니다. 간혹 선교동역 팀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팀원의 나태함 때문에 동역 성공 여부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선교동역 팀을 지켜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미약한 시작

“알지 못하고 맞을 일을 행한 종은 적게 맞으리라. 무릇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이 찾을 것이요, 많이 맡은 자에게는 많이 달라 할 것이니라.”(눅 12:48)

서울북부교회에서는 다른 교회보다 선교지 소식을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선교지로 떠나시는 형제님이나 여러 상황으로 귀국하신 선교사 형제님들께서 방문하시어 선교지 소식을 들려주십니다. 열린문 선교회나 자매선교회, 그 밖의 여러 경로를 통해서도 선교지와 선교사 소식을 듣게 하심에 감사합니다. 또한, 2006년도는 김선호 형제님께서 태국선교를 떠나신 지 15년이 되는 해이고 강용길 형제님께서도 1년에 네 차례 정도 인도네시아 방문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좋은 환경임에도 당시에는 청년회 선교지 방문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CTI나 CBF 등을 통해 선교지 방문을 한 청년은 여럿 있었습니다. 저는 그 무렵 청년회 일꾼으로 일하면서 여러 해 동안 청년회 선교지 방문에 대한 아쉬움과 마음의 부담감이 있었지만, 아직 때가 이르다고 생각하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습니다

2005년 12월 어느 형제님께서 집이 멀어 구역집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청년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하시어 교제하던 중 두 자매가 대학졸업을 앞두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선교지 방문을 하고 싶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날 이후에 주님께서 선교지 방문에 대한 부담감을 계속 주셨고 저는 청년회에 참석하는 친척 동생들에게 같이 갈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동생들은 적극적으로 호응했고 청년회를 인도하시는 여성모 형제님이나 강용길 형제님과 의논하고 나서 청년회에 광고하게 되었습니다. 김선호 형제님과 청년회 일정 그리고 설날과 대학학기 등을 고려하여 이 월 초에 이 주간 예정으로 싱가포르 앙모교모임과 태국 선교지 방문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학생이 한 달 만에 백만 원이 넘는 여행경비를 마련하기 어려워서인지 한동안 신청자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주님의 도우심으로 떠나기 일주일 전에 어렵사리 경비를 마련하여 함께한 청년도 있었고 나중에 아르바이트하여 갚기로 하고 경비를 빌린 청년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김주달, 강용길 형제님과 청년 형제 다섯 명, 자매 네 명은 선교지를 향한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갑자기 떠나게 되어 준비가 미흡한 선교지 방문이었지만, 싱가포르와 태국에서의 이 주간 일정은 주님 도우심으로 하루하루가 즐거웠고 함께 간 청년들도 더욱 가까워지고 서로 잘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당시 김선호 형제님은 태국 북쪽의 치앙마이에서 태국의 심장부인 남쪽 방콕으로 옮겨 새로운 선교사역을 시작하신 지 얼마 안 되어 집에서 모이고 계셨습니다. 우리 일행은 태국에서의 여드레 동안 북쪽 세모임(치앙마이의 타살라 모임, 멧짠 모임, 부족마을이 있는 쎈숙 모임)을 방문하였습니다. 그곳에서 성도님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선교지를 직접 보고, 듣고, 마음에 담아오는 꿈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주님께서 인도하신 3년

선교지 방문 후에 가장 먼저 한 일은 사진 정리와 다음에 떠날 청년들을 위한 자료 정리였습니다. 다섯 개의 사진첩을 만들어 하나는 우리가 보관하고 나머지 네 개는 두 나라 성도가 서로 잊지 말자는 뜻으로 태국 모임에 보냈습니다. 앞으로 선교지 방문을 하게 될 청년들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게 하려고 만든 선교여행 자료는 체계적인 선교지 방문을 가능하게 하리란 기대를 하게 했습니다. 언어 장벽 탓에 태국 청년들과의 교류가 힘들었던 기억은 청년들로 하여금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게 한 계기도 되었습니다. 어느 자매는 이 선교여행에 자극받아 호주로 2년 동안 성경공부와 언어연수를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나의 사정 곧 내가 무엇을 하는지 너희에게도 알게 하려 하노니 사랑을 받은 형제요 주 안에서 진실한 일꾼인 두기고가 모든 일을 너희에게 알게 하리라” (엡 6:21)

우리는 태국에서 김선호 형제님께서 십 년이 지난 중고차를 타시는 것을 보았는데 이 차가 종종 고속도로에서 멈추는 위험한 일이 벌어진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우리는 선교지에서 필요한 차량을 기도하다가 선교지 상황을 성도님들께 알리는 일일찻집을 3주 동안 매주 일요일에 열기로 했습니다. 일일찻집 수익금과 성도님들의 헌금으로 차량 구입에 도움을 드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성도님이 함께 기도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김선호 형제님 가족사진이 실린 기도제목 책갈피를 만들어 나눠 드렸습니다.

그 후에는 한 달에 한 번씩 기도모임을 가졌습니다. 열린문 정보지와 김선호 형제님 미니홈페이지 그리고 주기적인 김선호 형제님과의 이메일을 통해 태국 소식을 듣고 기도할 수 있었으며 가끔 전화로 김선호 형제님 목소리를 듣는 즐거움도 함께했습니다.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히 10:24,25)

바쁜 생활 속에서도 일 년 넘게 모이며 ‘단순한 기도모임이 필요한가? 과연 우리 모임이 선교에 도움이 될까? 기도 외에 더 할 수 있는 일은 없는가?’ 하며 선교 동역팀 정체성에 대해 확신이 없었지만, 김선호형제님 가정을 통해 우리 기도모임이 선교사들께 도움이 되며 특히, 청년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헌금을 통해 성도님들도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주님께서 일깨워 주셨습니다.

2007년에는 인도네시아 방문을 원하는 청년들이 선교 동역팀에 합류했고 1년 동안 기도하며 경비마련을 위한 적금을 들고 찬양 율동 등을 함께 준비하였습니다. 그리고 2008년 1월에 일곱 명이 강용길 형제님과 인도네시아 방문을 떠났습니다. 2008년 8월에는 여섯 명이 인도네시아를, 올 1월에는 자매 두 명이 네팔 비전 캠프에, 2월에는 청년형제 한 명이 강용길 형제님과 1달간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습니다.

현재는 선교에 관심을 둔 청년들과 선교지 방문을 했던 청년들(약 25명)이 1달에 한 번씩 기도모임을 갖습니다. 태국 팀(네팔 방문 자매 포함)과 인도네시아 팀으로 나누어 모이며 분기마다 한 번 정도 함께 모입니다. 이 모임의 주된 목적은 기도이며 태국 팀은 김선호 형제님 가족 생일과 명절 그리고 연말에 작은 선물과 카드를 보냅니다. 개인 사정으로 태국 방문을 함께 가지 못한 청년들 이름까지도 모두 아시는 김선호 형제님과 우명화 자매님을 뵙고 두 분께서 이 모임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시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인도네시아 팀은 한국에서 구원받고 인도네시아 찌뜨라라야 모임을 이끄시는 다섯 분 형제님(일명 독수리 오 형제)의 생일을 기억해 축하하며 강용길 형제님의 인도네시아 방문 때마다 복음 전파에 도움이 될 선물을 준비합니다.

보내는 선교사

선교동역 팀은 아주 작으면서도 큰 모임인데 이는 기도하는 모임이기 때문입니다.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전투병뿐 아니라 전투지 상황을 자세하게 알려줄 연락병과 그 연락을 받고 무기와 식량을 제때 공급하는 보급병도 필요합니다. 물론 군대장관의 지시에 따라야겠지요. 선교 사역을 위해 중보기도와 물질로 후원하다가 주님 부르심을 받아 선교지로 떠난 선교사가 많습니다. 우리 서울북부교회 선교동역 팀에서도 이런 역사가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큰 교회는 선교하는 교회라고 하는데 많은 지역교회가 기도로 선교에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신 명 철(서울북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