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호주 버우드 한인교회에서 주님을 섬기며 GLO 선교센터에서 봉사하는 박금렬 자매입니다. 이곳에서는 다들 저를 “린다(Linda)”라고 부릅니다. 이 글을 통해 하나님께서 제 삶을 어떻게 인도하시고 축복하셨는지 나누고자 합니다.
저는 믿지 않는 가정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하나님 축복으로 대학생활을 집안에서 유일하게 하나님을 섬기는 이모님 댁에서 하게 하시고 분당모임으로 인도하셨습니다. 당시 저는 반항적이고 부정적이었고 늘 상처 받을까 두려워하며 마음속 깊이 혼자라는 외로움을 안고 살았습니다. 복음을 의심하지 않고 믿어 시인하기까지 거의 이 년이 걸렸지만, 이모는 끝까지 사랑을 베푸시고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구원받은 그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슴이 벅찹니다. 눈물로 처음 구원 간증을 한 후로 이상하게 아직도 형제자매님들 앞에서 말씀을 나눌 때면 목이 메어서 말을 잘 못한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를 너무나 잘 아시고 구원받은 후부터 지금까지 믿음에서 떨어질 수 없는 환경을 주셨습니다. 험한 세상에서 믿음을 지키기 위한 제 첫 번째 기도 제목이기도 했습니다. 그 시작은 이러합니다. 우연히 인원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성경도 잘 모르고 영어는 한마디도 못하고, 무엇보다 선교가 뭔지도 모르던 제가 2004년 네팔 단기 선교팀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하나님께서는 제게 제 삶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구체적으로 물으셨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도 확신하던 진로가 네팔에서 돌아온 이후에 커다란 부담으로 느껴졌습니다. 유명한 그래픽 디자이너가 되려고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 4년간 밤낮 노력했던 것이 영원한 가치 앞에서 순식간에 보잘것없이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제 안에는 세상에서 믿음을 지켜 낼 힘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 믿음의 끈을 놓는 일이 세상에서 실패하는 것보다 무서웠습니다.
네팔에서 돌아오던 비행기 안에서 함께 간 형제님이 소개한 호주 모임 선교단체의 영어코스가 떠올랐습니다. 일 년간 성도님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믿음을 키워야겠다는 각오로 취업도 졸업식도 뒤로한 채 2005년 1월 호주로 왔습니다. 첫해에는 성도님들을 섬기며 배우고픈 바람이 있었는데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참 많은 것을 가르치시고 축복하셨습니다. 믿음도 부족하고 모임생활도 오래하지 못해서 여러 가지 모자란 부분이 많았지만, 버우드 한인 모임 형제자매님들의 사랑으로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일 년 후, 함께 공부한 형제자매님들이 모두 다음 코스인 성경훈련학교(Tasmania Discipleship Training Course )에 간다고 했을 때 저는 하기 싫은 공부를 1년이나 더 그것도 한국말로도 어려운 성경을 영어로 공부한다는 말에 그냥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후 몇 달 동안 하나님께서는 제게 호주로 돌아가 믿음을 키우라고 말씀과 주변 사람들을 통해 강권하셨습니다. 믿지 않는 부모님의 반대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하나님께서는 환경을 허락하시고 제 마음까지도 준비시키셨습니다.
2006년, 저는 호주 성도님들의 사랑과 섬김 그리고 많은 선교사님의 삶에서 커다란 도전을 받았습니다. 밤늦도록 하나님 섬기기 원하는 마음들이 모여 교제할 때면 마음은 이미 이름 모를 아프리카 어느 마을에 가 있기도 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우리가 어떻게 선교사가 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때 하나님께서는 작은 자를 들어 크게 사용하신 간증을 통해 도전을 주셨고, ’할 줄 아는 게 없다.‘라는 변명에는 서로 숨은 은사를 발견하게 도와주셨습니다. 저는 어느 날 추운 타즈마니아 섬, 한 평 남짓한 작은 기숙사 방에서 ’하나님을 섬길 기회를 주세요. 제발 저를 택해 주세요.‘라는 진심 어린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 후, 정말 놀랍게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기도응답을 받았습니다. 강의 차 오셨던 로리 코엘 할아버지의 GLO 시드니 본부에서 발행하는 매거진과 각종 브로셔들을 맡아 디자인하면 어떻겠냐는 생각지도 못한 제안에 정말 기뻤습니다. 살아계신 하나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을 가장 실감 나게 체험한 순간이었습니다. GLO의 요청을 기도 응답으로 분별하고 2006년부터 지금까지 그래픽 디자이너(Graphic Designer)로 이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때 내려놓았던 전공도, 어릴 때 부모님을 도와 힘들게 일한 경험도, 심지어 장롱 운전면허마저 모두 사용하시는 하나님을 하루하루 체험합니다. 마치 오래전부터 저를 인도하시는 듯…
매년 호주로 들어오시는 한국 형제자매님들을 통해 그리고 함께 일하는 호주 성도님들을 통해 참 많은 걸 보고 배웁니다. 특히 이곳 GLO 본부에서 많은 선교소식을 들으면서 실제적인 부분들을 생생하게 배우고 체험하게 됩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의욕만 앞설 때도 많지만, 기도하시는 많은 성도님이 계셔 용기를 냅니다. 분당모임 형제자매님들, 그리고 우리 부모님을 위해 기도하시는 거제모임 성도님들을 항상 생각합니다.
다른 선교사들처럼 선교사로 마땅히 대접을 받아야 하지만, 여기 선진국으로 왔다는 이유 때문에 선교사로 제대로 인정도 받지 못하면서도 늘 묵묵히 힘든 일을 하시며 섬기시는 이강일 형제님, 이혜정 자매님, 정말 감사합니다. 호주에 한인 모임이 없었다면 저는 아마 호주에 오지도 않았겠지요.
가끔 힘이 들 땐 이 모든 기회와 환경을 주신 하나님께 여쭤봅니다. “더 신실하고 예수님 닮은 형제자매님도 많은데, 왜 이렇게 부족한 저를 고르셨나요?”
그럴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저의 작은 믿음을 기뻐하시며 사용하십니다.
“여호와를 의뢰하여 선을 행하라. 또 여호와를 기뻐하라. 저가 네 마음의 소원을 이루어 주시리로다. 너의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저를 의지하면 저가 이루시고 네 의를 빛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같이 하시리로다.”(시편 37:3-6)
하나님께서 한국과 세계 여러 나라에 계신 형제자매님들을 통해 그 목적을 이루시길 호주에서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박 금 렬(호주 GL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