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네 식물을 물 위에 던지라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으리라”(전 11:1)
“너는 아침에 씨를 뿌리고 저녁에도 손을 거두지 말라 이것이 잘 될는지 저것이 잘 될는지 혹 둘이 다 잘될는지 알지 못함이라”(전 11:6)
이 말씀은 2004년 2월 학교를 시작하게 될 때 주신 주님의 약속이다. 환경적으로는 주님의 인도하심이 분명했지만 주님께서 아무 말씀도 안 해 주시더니 계약하기 하루 전날 저녁에 비로소 이 말씀을 통해 확신을 주셨다.
쿠시쿠시 운영에다 더구나 2003년 8월부터 러릿풀 모임의 개척으로 카트만두 교회의 책임까지 맡게 된 상황에서 학교를 시작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데 주님께서 이렇게 분명히 말씀하신 것이었다.
아침에 씨를 뿌리고 저녁에도 손을 거두지 말라고, 이것이 잘 될런지 저것이 잘 될런지 혹 둘이 다 잘될런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아침에도 씨를 뿌리고 저녁에도 씨를 뿌리는 것은 분명히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그 말씀을 의지해 2004년 2월 학교를 시작했고 이제 3년 반이 흘렀다. 짧은 3년 반의 기간이지만, 이 기간을 통해 주님께서는 놀랍게 약속을 이루어 가고 계신다.
외국인에게는 학교 운영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시골 학교를 20년 동안 계약하게 되었다. 그때 계약한 학교는 5학년까지 운영되고 있었고 학생은 90명, 교사들이 8명 정도에, 학교 건물은 흑벽돌담에 함석으로 칸막이를 하여 어두컴컴한 전형적인 네팔 시골학교의 모습이었다.
주님께서는 국제 원조 단체인 “기아대책 기구”를 통해 300명의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10년간 받을 수 있게 해주셨고, 이미 학교가 시작되기도 전에 기아대책 기구의 장학금으로 학교 운영에 필요한 경제적인 기반을 갖추도록 준비시켜 주셨다.
기아대책기구 측에서도 그동안 장학금을 주어 보았지만 아이들을 학교에 안 보내고 부모들이 그 돈으로 술 마시고 자기들이 임의대로 사용하는 등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직접 학교를 운영하거나 아니면 적임자가 우수한 학교를 설립하면 “기아대책 기구 지정학교”로 지정하여 자기들의 장학 사역이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파트너로서의 적합한 학교 운영자와 학교를 필요로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학교를 시작 할 수 있었고 지금은 유치원부터 9학년까지 아이들이 570명, 내년부터는 10학년까지 운영될 예정이며 학생 수도 약 600명 정도 예상하고 있다. 현재 교사들은 27명이고 그 밖의 교직원이 7명으로 약 34명이 일하고 있다.
정말 감사한 것은 양적인 학교의 성장 뿐 아니라 학교 운영의 본래 목적대로 학교를 통해서 학교 교사들과 인근 동네에서 3년 반 동안 약 25명의 영혼을 얻은 일이다. 이런 성과가 있기까지는 처음 교사들을 위한 성경 공부로부터 시작되었다.
커튼을 치고 각서를 받고, 그래도 안심이 안 되어 교장실 문을 걸어 잠그고 시작했던 성경 공부를 통해 주님은 첫 열매로서 8명의 교사들을 구원 받게 해 주셨다. 그리고 이들이 다시 가족들이나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여 그간 25명의 영혼들이 구원을 받게 된 것이다.
구도자들과 아이들까지 합하면 현재 학교 마을에서 약 40여명이 넘는 인원이 매주 카트만두 교회에 정기적으로 참석하고 있다. 지금은 학교 마을에도 교회가 세워 지기를 기도하고 있다.
카트만두 교회까지 일반 버스로는 1시간 반 내지 두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차를 두 번 갈아타야 되고, 학교 버스를 이용해도 한 시간 이상이 걸리는 먼 거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미 2007년 1월부터는 매주 수요 집회를 카트만두에서 갖지 않고 따로 학교 마을 빌 바하둘 형제 집에서 모이고 있다. 또한 일군들을 계속해서 양육하고 있는데 그 중에 빌 바하둘 형제 부부가 주님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삶의 간증과 일군으로서의 본을 보이고 있어, 카트만두 모임에서 빌 바하둘 형제와 마체가웅 학교 마을 성도들이 2008년 초에는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 기도 중이다. 다만 이 일도 주님께 달린 일인지라 시기와 장소, 그리고 더 분명한 주님의 인도하심을 기도하며 주님의 뜻을 구하고 있다.
학교 아이들은 4회째 비전 캠프 팀(네팔 단기 선교 팀)을 통해서 매 겨울 방학 때 캠프를 개최해 복음을 듣게 하고 있다. 학교 아이들 중 성도 자녀들을 위주로 약 20명 정도의 아이들이 카트만두 모임에 나오고 있고 교회가 먼 이유로 약 40여명의 아이들이 동네에 있는 교파 교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들은 분명히 여러 날 후에 주님께서 그 자녀로 거둘 아이들이다. 여러 어린이 사역이 그렇듯이 지금은 다만 지속적으로 씨를 뿌리고 있다.
올해도 12월 말부터 비전 팀 5기가 들어 와서 약 3주간 이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사랑을 전하게 된다. 이 일의 중요성을 앎으로써 이 일이 지속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헌신할 청년들을 주님께서 불러 주시기를 기도하고 있다.
학교 운영에 있어서도 처음에는 본인이 직접 교장 직을 맡았었다. 초기 학교 운영 시스템을 만들고 조직을 만들고 훈련을 시키고, 또 어느 정도 안정이 된 후 본인은 사퇴를 하고 학교 운영을 5명의 위원들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회(교장, 교감, 총무 등)에 위촉하여 이끌고 있는데 이들은 바로 성경 공부를 통해 얻은 처음 열매인 현지 성도들이다.
3년이 지나면서 올해부터는 본인은 학교 실무에서는 완전히 빠졌고 1주에 1회 정도 방문해 전체적인 부분과 자금 관련 부분을 체크하는 일만 하고 있다. 형제들 5명이 매일 수업 1시간 전 모여 경건의 시간을 나누고 기도회를 가진 뒤 학교 업무를 시작하고 있다. 물론 교회에서는 이들을 향후 이 지역의 영적 일군으로서도 손색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계속 훈련을 시키고 있다.
또한 감사한 것은 1:1 결연 시스템을 통해 한국에서도 여러 성도들이 아이들과 결연해 장학금을 지원해주고 있어 수업료가 정기적으로 걷히기 때문에 학교 운영에 많은 재정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이 부분도 지금까지처럼 지속적으로 성도님들의 동역이 필요한 부분이다.
학업 부분에도 주님께서 은혜를 베풀어 주시어 뉴 호라이전 학교 유치원이 네팔 교육청의 유치원 시범학교로 지정되기도 했다. 또한 코이카(한국 정부에서 파견한 국제 봉사단)와 협력해 우리 학교에서 아이들과 동요를 만들어 CD를 전국 학교에 보급하기도 했다.
이제 2년 뒤면 10학년 졸업시험(SLC) 결과가 나오고 학교의 수준을 평가받게 된다.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쳐 다만 가난한 아이들을 돕는다는 차원을 넘어 주님 안에서 훌륭하게 성장시킴으로써, 향후 그들이 주님의 자녀가 되고 또 이 나라의 귀한 리더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또한 기본적인 심성이 되어야 할 정직과 나라 사랑을 가르치고 있다.
학교도 실력이 좋은 학교로 평판이 나서 향후 기아대책 장학금이 끝난 후에도 지역 아이들이 입학하기를 원하는 지역 명문학교가 되어 학교가 자립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
지금도 유치원 1학년부터는 이미 학비를 정상으로 받고 있다. 또한 매일 방과 후에는 야간학교로 어머니 교실을 열어서 3명의 선생님들이 어머니들에게 네팔 말과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매주 금요일은 운영 위원회 형제들이 참석하는 특강을 통해 정신교육을 하고 있다. 복음을 위한 밭갈이 작업이다. 언젠가 이 나라에도 마음껏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주님께서는 학교를 통해서 여러 가지로 기회를 주시고 일할 수 있게 하고 계신다.
이제 학교를 돌려 줄 날이 16년 반 남았다. 어떻게 보면 향후 학교를 돌려 주어야 하는 일이 큰 아쉬움일 수도 있지만 이 기간 동안 학교라는 준비된 어장을 통해서 복음을 지금처럼 증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또 우리 나라의 연세대학교와 같은 사례를 보아도 언제까지 1세대가 운영을 지속할 수도 없는 일이다. 반드시 현지화가 이루어져야만 하는데 다만 창립자의 정신이 이어지고 명문 학교로서 지속적으로 교육과 신앙이 연결되는 장이 되길 기도할 뿐이다.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이 학교를 돌려주는 날까지 주님께서 얼마나 이 학교를 통해서 일하셨는지는 훗날 역사를 통해 평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때까지 계속 주님의 신실하심에 의탁할 뿐이다. 또 성도님들의 기도에 의탁하게 된다.
(기도제목)
1. 학교를 증축했는데 내부 시설비와 도서관 과학실의 기자재 구입비를 채워 주시도록
2. 운영 위원회 형제들이 계속 믿음 안에서 하나가 되어 학교를 운영할 수 있도록
3. 08년도 초에 학교 마을 혹은 인근지역에 주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교회를 세울 수 있기를 기도 중인데 그 일을 위해 준비하는 빌 바하둘 형제 부부의 모든 필요가 채워지기를
4. 학교 선생님들 가운데 계속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고 이 마을에 복음이 확장 될 수 있도록
최 근 민(네팔 선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