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3년간의 캄보디아 선교를 돌아보며
1) 캄보디아의 농촌 실태와 선교사의 적응
1,300만 명이 살고 있는 캄보디아는 열대지방이라 늘 더위와 씨름을 해야 한다. 우기와 건기라는 두 계절만이 존재하며 건기가 되면 거의 비가 오지 않아 메마르고 건조하여 먼지가 많이 날린다. 우기에는 비가 6개월간 거의 매일 같이 온다. 이때가 되면 농촌에 사는 농민들은 농사 준비를 한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릴 준비를 한다. 8월이 되면 논에 물이 많아져 모내기를 시작하고 9월이 되면 온 벌판이 푸르게 변한다. 3모작이 가능한 캄보디아에서 왜 모내기를 8월에 한번만 할까 의아해 하기도 하지만 이들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다. 논에 수로가 없어 농사를 지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메콩강의 물은 일년 내내 흐르지만 그림의 떡일 뿐이다. 정부에 돈이 없어 수로 공사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끔 부지런한 농민 중에는 한 해에 두 번 모내기를 하는 이들도 있다. 아무튼 많은 캄보디아인들은 더위와 가난 속에서 희망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선교사는 이들 속에서 '무슨 일을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을 안고 있는데 이곳 상황을 모르는 이들은 ‘오직 한 가지 복음만 전하면 되지'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이 복음에 관심이 없으며 오히려 선교사에 대한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선교사들은 캄보디아 종교를 파괴하는 자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교국가인 캄보디아는 불교가 백성들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아 왔기 때문에 이들에게 있어 불교는 종교의 차원을 넘어 문화와 전통과 생활이 되었다. 그래서 선교사는 기도하며 여러 가지 일을 하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교육선교, 병원선교, 농업선교, 고아원선교 등이다. 우리가 1996년 6월 19일 가나안기술학교를 설립하여 가난한 이들에게 무료로 교육을 하면서 사랑을 베푼 지도 10년을 넘어서고 있다. 처음에는 한국어를 가르쳤고, 그 다음에는 양재를 가르쳤고. 계속해서 영어와 컴퓨터를 가르쳐 왔다. 그 결과 캄보디아인들이 마음 문을 열게 되었고 복음을 듣고 주님을 영접하여 4곳에 교회가 세워져 73명의 성도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침례를 받고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프놈펜시에 벙뜨러바액교회가 세워져 40명의 성도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껌뿡톰도에는 껌뿡톰교회가 세워져 13명의 성도들이, 품바쩨이교회가 워져 16명의 성도들이, 껌뿡츠낭교회가 세워져 4명의 성도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 각 교회마다 현지인 일꾼을 세우고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직접 전하고 있다. 이는 성령님의 크신 역사이다. 성령님께서 선교사들을 사용하셔서 이루신 역사이다. 또한 선교사와 영혼들을 위해 기도와 물질과 여러 모습으로 동역한 성도님들을 사용하신 성령님의 역사이기도 하다. 성령님께서는 오순절 이후 예루살렘교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세계 각처에서 역사하고 계신다. 캄보디아가 생긴 이후로 처음 복음의 문이 활짝 열렸으니 하나님의 사랑은 측량할 수가 없다. 하나님을 대적하고 많은 하나님의 종들을 죽이고, 우상을 섬겼던 이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하지 않을 수가 없다.
2) 캄보디아의 정치와 선교사의 적응
1975년 4월 12일 크메르루즈군이 정부를 탈취하여 캄보디아는 공산국가가 된다. 그 당시 캄보디아의 인구수는 약800만 명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크메르루즈군은 4년간 무려 약200만 명을 학살하였다고 한다.
1979년 1월 7일 베트남군은 크메르루즈군의 베트남 침공을 이유로 캄보디아를 점령하여 약10년 간 훈센 총리가 이끄는 허수아비 정부를 세워 캄보디아를 통치하였다. 그 후 1989년에 미국과 유엔의 압력에 의해 베트남군은 캄보디아에서 철수를 하였다. 1993년 유엔군의 감시 하에 총선을 실시하여 시하눅크의 왕자인 라나리드와 훈센을 총리로 세우게 되는데 한 나라에 두 수상을 세웠다. 한 나라에 두 정부, 두 군부가 존재하여 늘 긴장이 감돌고 있었다.
김한식 선교사와 그 가족이 1994년 7월 23일 프놈펜에 도착하였다. 그 당시 캄보디아는 북한과 우방(友邦)으로 한국과는 수교를 맺지 않은 상태였으며 많은 군인들이 총을 들고 다녔고 상점마다 군인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밤마다 총소리가 들렸고, 늘 긴장 속에서 조심스럽게 행동을 해야 했다. 그때 이미 다른 교회에서 3명의 선교사가 와 있었다. 그들은 크메르어를 배우고 있었다. 한 달 후에 우리 역시 프놈펜대학교 교수로부터 크메르어를 배우기 시작하였다. 일 년간 가족 모두는 크메르어 배우기에 매달렸다. 감히 밖에서 공부할 엄두를 낼 수가 없었다. 일 년 후에 아이들은 현지 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 우리 부부는 집에서 크메르어를 배우면서 캄보디아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게 되었다. 그리고 주일마다 집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게 되었다.
캄보디아에 도착한 지 2년 후인 1996년 6월 19일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가나안기술학교 허가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선교부 허가와 NGO 허가를 받게 되었다. 일 년 후인 1997년 7월 캄보디아의 왕자군인과 훈센군인의 치열한 내전으로 인하여 캄보디아는 대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캄보디아에서 전쟁을 경험하였다. 많은 이들이 생명을 잃게 되었고 수많은 강도들이 남의 집에 마구 들어가 사람을 죽이고 물건을 강탈해 갔다. 그해 11월 30일 훈센 총리의 승리로 내전은 종식되었다. 다시 훈센 총리를 수상으로 새로운 정부가 구성되었고 점차적으로 캄보디아는 안정을 찾아갔다. 폴 포트가 죽고 폴 포트군은 훈센정부에 투항하여 점차 안정이 되어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다. 예전의 실권자였던 왕과 왕자는 선교사들을 핍박해 왔었다. 그러나 훈센 총리는 선교사들을 보호하는 정책을 써 왔다. 그 이유는 선교사들을 핍박하면 외국의 지원이 단절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독교 단체들이 NGO의 이름으로 캄보디아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훈센수상은 기독교인들이 좋은 사람들이고 캄보디아에 유익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불교계의 많은 압력에도 불구하고 선교사들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믿기로는 수많은 성도님들의 캄보디아 선교를 위한 기도로 말미암은 하나님의 역사라고 믿는다. 요즈음 캄보디아는 복음의 문이 활짝 열려 자유롭게 여러 지방에서 복음을 증거하고 있다. 13년 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던 일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캄보디아의 정치와 치안이 안정이 되면서 캄보디아인들이 프랑스, 미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 다시 자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들이 캄보디아에 높은 부가가치가 있는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다. 즉, 컴퓨터제품 가게, 인터넷, 고급대형슈퍼마켓, 건설회사, 자동차판매, 고급호텔과 식당 등을 개업하고 있다. 그리고 수많은 관광객이 캄보디아로 몰리고 있다. 반면에 돈과 함께 퇴폐문화가 생기면서 캄보디아에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다.
2. 오늘날 이루어지고 있는 캄보디아 선교
1) 교육선교 상황
캄보디아 국립학교 교사들은 매달 30$을 월급으로 받는다. 이 돈은 한 가정의 생활에 턱없이 부족하여 교사들은 부득이 두 가지 직업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교육이 제대로 이루질 수가 없다. 많은 교사들은 학생들에게서 부정한 돈을 받기도 한다. 시험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아 학생들의 부정이 심하다 한다.
이런 비정상적인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사회에 올바르게 적응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그 뿐만이 아니다. 모든 교육의 프로그램이 불교를 기초로 하고 있다. 캄보디아 선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어릴 적부터 말씀으로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을 위하여 기독교 학교가 필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까지 캄보디아정부는 기독교학교 허가를 내 주지 않고 있다. 우리는 계속 기도가 필요하다. 많은 선교단체도 기독교학교 허가를 위해 힘을 쓰고 있지만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 NGO들이 일반학교 허가를 받아 운영하고 있지만, 정식으로 캄보디아정부가 인정하는 졸업장을 줄 수가 없다. 가나안기술학교도 동일한 방법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캄보디아 정부의 문호가 개방되면, 기독교유치원과 기독교초등학교 허가를 받아 정식으로 교육을 할 계획이다.
그동안 가나안기술학교에서는 언어교육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캄보디아도 세계의 흐름을 따라 컴퓨터 보급이 활발해 지면서 컴퓨터 교육의 필요성이 요구됨에 따라 컴퓨터에 관한 교육을 하고 있다. 대신 오랫동안 가르쳐 왔던 양제반은 문을 닫기로 했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없기 때문이다. 기성복시대가 빨리 온 것이다. 그리고 봉제 공장이 많이 생기면서 양재를 배우지 않아도 취직이 가능하여 학생들이 양재를 배울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동안 가나안기술학교를 사용하여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복음을 증거하게 하신 주님께 경배를 올려드리지 않을 수 없다.
계속 우리는 교육선교를 위해 기도할 것이고 또한 하나님께서 이 일을 기뻐하실 것을 알고 있다. 오랫동안 교육에 종사하셨던 싱가폴 앙모교교회 장로이신 키안후엇 형제님도 캄보디아 교육선교에 동참하기로 하셨고 현재 적극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 싱가폴에는 감리교 기독학교가 여러 개 있다고 한다. 싱가폴 선교단체 통계에 의하면 기독교학교를 졸업한 학생의 70%가 언젠가는 하나님께 돌아온다는 통계가 있다고 키안 형제님은 말하고 있다. 그 형제님은 교육선교야말로 선교에 있어서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앙모교교회 장로형제님들도 캄보디아 교육선교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한다. “하나님을 높이며 크게 찬양과 경배를 올리옵니다”라고 외치고 싶다.
2) 캄보디아의 종교상황
15세기 이후로 캄보디아의 소승불교(일명 남방불교 : 스리랑카, 미안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는 명실 공히 국가의 종교로 유지되어 왔다. 그러나 지난 크메르루즈 공산정권은 90%의 불교인들과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을 살해하면서 모든 종교를 근절시키려 했다. 그러나 1978년 이후 캄보디아 정부는 신앙의 자유에 있어서 관대해지기 시작하였고 1990년 이후부터는 기독교인들의 공식적인 주일예배와 교회활동을 허용하였다. 1999년에는 올림픽 공설운동장에서의 야외집회를 허락하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선교와 하나님의 나라 확장사역은 계속적으로 성장됐다.
한 선교단체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수많은 선교단체들이 캄보디아에서 활동하고 있고, 기독교가 급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반면에 많은 이단들도 캄보디아에서 활동하고 있음도 볼 수 있다.
3) 모임 선교사들의 활동 상황
맨 처음 말레이시아 교회에서 세 명의 자매님이 캄보디아로 와서 NGO를 설립하여 선교를 하였다. 그 후에 한 의사가정이 자매님들과 합류하여 프놈펜에서 일하다가 껌뿡짬도에서 교회를 개척하여 복음을 전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 산정교회의 안현 형제님이 컴뿡습브도에서 교회를 개척하여 복음을 전하고 있다.
성남수정교회의 조동현 형제님 가정과 유창용 형제님 가정이 씨무리업도에서 교회를 개척하여 복음을 전하고 있다.
서대문 교회의 김상용 형제님 가정이 베트남인들을 상대로 프놈펜과 껌뿡츠낭에 교회를 개척하여 복음을 전하고 있다. 김천교회의 김한식 형제님 가정이 프놈펜에서 가나안기술학교와 교회를 개척하였고, 껌뿡톰교회와 품바쩨이교회와 껌뿡츠낭교회를 개척하여 복음을 전하고 있다.
3. 앞으로 캄보디아 선교의 숙제
1) 현지교회의 자립문제
캄보디아선교는 급성장을 하고 있는 반면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로 캄보디아의 교회가 스스로 자립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교회가 선교사들이나 선교단체의 도움으로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성도들이 가난하다는 것이다.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 대부분은 가난하다. 그러다보니 교회재정으로 일꾼의 생활비나 여러 가지 필요를 채우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의 도움이 없이는 지탱해 나갈 수가 없다. 그리고 교회의 구성원이 대부분 학생들이나 청년들이다. 그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희망적이기는 하나 선교사들은 현실적인 현지교회의 자립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준비 중인 것이 일꾼들에게 가축 사육법을 가르쳐서 스스로 생활비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시험단계에 있는데 매우 희망적이다.
대표적인 예로 소를 사육하는 일이다. 다른 가축과 달리 소는 사료를 구입할 필요가 없다. 열대지방인 캄보디아는 늘 풀이 풍성해서 자연 상태의 풀만 먹이면 되기 때문에 사육에 어려움이 없다. 또한 소는 건강해서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가끔 발생하는 설사병이나 전염병은 예방접종만 실시하면 문제가 없다. 돼지사육이나 닭사육, 물고기 양식 등은 사료비 때문에 적자를 면치 못하므로 어려움이 있다. 그 외에도 선교사들이 연구해야 할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둘째로 현지 성도들이 자립을 할 수 있도록 평소의 가르침이 필요하다. 말씀에서 헌금을 하는 것에 대한 가르침이 필요하다.
셋째로는 어느 행사에 있어서나 애찬 준비를 스스로 하도록 유도를 해야 한다. 다만 부족한 부분만 교회재정에서 충당하도록 한다. 항상 선교사를 의지하는 습관을 버리도록 유도해야 한다.
2) 현지 리더 형제들의 영적 성숙의 필요성
어느 교회나 교회의 리더들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캄보디아 교회의 리더 형제들은 주님 안에서 아직 영적으로 어리다. 선교사들은 어떻게 하면 그들이 영적으로 성숙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로 기도하게 되고 주님을 의지하게 된다. 아직 신약교회의 원리나 진리의 말씀을 분변하는 하는 일에서 주님을 의지하는 믿음이 부족하다. 그래서 한 일꾼을 현지에 파송하여 개척을 시도하고 있다. 주님을 의지하는 훈련을 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일 년에 한 번 리더들을 위한 세미나를 열어 2박 3일 동안 성경을 가르치고 있지만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러한 세미나를 일년에 두 차례로 늘여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 일은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에서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장로님들이 오셔서 성경을 체계적으로 일꾼들에게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을 선교사와 함께 나눈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현지 교회의 자립은 영적 성숙함과 관계가 있다. 이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하겠다.
3) 성도들을 위한 책 출판의 필요성
현지 성도들의 영적성숙은 강단에서 전하는 설교로만은 부족하다. 한국의 전도출판사와 같은 사역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현지 리더들이 성경을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서적이 필요하다. 캄보디아의 성도들에게 영적인 유익을 줄 수 있는 서적이 너무나 필요하다. 이 일은 어느 선교사가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헌신이 필요한 일이다. 또한 이 일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므로 가능한 한 일찍 시작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캄보디아 출판 업무를 위한 선교사를 보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성도님들께도 기도 부탁을 드리고 싶다. 또 이 글을 읽으시고 관심이 있으신 분은 열린문선교후원회로 연락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김 한 식(캄보디아 선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