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살아 계셔서 역사하시는 우리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생각하면서 지금껏 저희 가정을 여기까지 인도하시고 여러 모로 부족하고 더 다듬어져야 할 것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한인 이민자 선교의 비젼을 주시고 한인교회의 시작을 위해 호주로 인도하신 그간의 주님의 인도하심에 대해 간증을 드리겠습니다.

1. 글머리에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마 28:19)
주님을 믿은 이후로 이 말씀을 읽거나 들을 때는 언제나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그것은 조용히 앉아있기를 좋아하는 제게 “가라”는 행동을 요구하는 말씀(go)이었으며 단순히 성도숫자에만 연연할 것이 아니라 “제자를 삼으라”는 말씀(make disciples)이었으며 특별히, 주님의 무대는 국내만이 아니라 “모든 족속(all nations)”이 그 대상이라는 말씀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껏 교회와 성도들을 섬기며 살아오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언제나 이 말씀 앞에서의 변명은 “나는 해외사역에는 은사가 없다”라는 것이었고 “주님은 나를 국내 사역으로만 부르셨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이 말씀을 성도들에게 가르치면서 “모든 성도는 가든지 보내든지(go or send)해야 한다”는 말을 하면서 제 자신은 다만 보내는 자로서 그 임무를 다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해외선교를 위해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 떠나는 성도들의 간증을 들을 때마다 그들의 헌신된 삶과 주님을 위해 한 생애를 드리는 것의 가치를 생각할 때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고난의 삶에 대한 두려움과 무사 안일한 삶을 추구하는 자신의 모습 속에서 제 자신은 아예 그 해당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더군다나 섬기던 교회도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 가고 있었고 교회개척 후 7년째에 예배당에서 가정이 따로 분리되어 나오면서 모처럼 가족만의 여유로운 시간들을 맞으면서 제 마음속에는 어느새 현재의 삶에 안주하려고 하는 생각만이 가득 찬 상태였습니다.

2. 호주를 처음 방문하다
그런데 1997년 4월, 예기치 않게 호주와 뉴질랜드의 교회들과 선교후원단체인 GLO(Goodnews Literature Outreach)를 방문하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경제적 여건이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았으나 그전부터 호주라는 나라에 대한 호기심과 오랜 교회역사, 그리고 열정적인 선교상황에 대해 간헐적으로 들었던 터라 꼭 그 모습을 현장에서 보고 싶어서 기도하게 되었고 가까스로 주님께서 공급해 주셔서 함께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비행기에 오르면서 마음에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가기 시작했습니다.
“왜 주님은 까닭 없이 이런 여행을 허락하시는 것일까!”
“주님께서 이 여행을 통해서 무엇을 가르치시려고 하시는 것일까!”
그래서 비행기안에서 주님 앞에 조용히 이런 기도를 드렸습니다.
“주님, 이 여행을 통해서 분명히 제게 무엇인가를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이 있으실 텐데 그것을 알게 해 주십시요. 꼭 보아야 할 것을 보여 주시고 또 해야 할 일이 있으면 그것을 깨닫게 해주십시오. 단순한 관광보다 주님의 인도하심을 알고 싶습니다.”
각각 1주일씩 두 나라의 교회형편과 선교상황에 대해, 보고 들으면서 놀랐던 것은 예배당 게시판에 가득히 걸려있는 파송 선교사들의 사진과 그들의 선교소식, 그리고 기도요청의 서신들이었고 교회마다 이미 선교지에서 은퇴하고 후진들을 가르치시는 노성도들이 한 두 분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성도들의 대단한 헌신(임종시 재산을 자식에게는 최소한만 물려주고 거의 대부분은 교회와 선교사업에 헌신)을 보게 되었으며, 반면 물질적인 부요와 자유에의 방종으로 젊은이들이 복음에 관심이 없고 교회를 떠나가는 슬픈 모습도 함께 보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장래의 한국에 대한 중대한 경고라고 생각되어졌으며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가를 깨닫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 언어 훈련차 이미 와 있던 한국 성도들을 만나면서 지나가는 말로 “여기 호주의 한국이민자들의 상태는 어떻습니까?”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때 그분들의 대답은, 약 5만명의 한국 이민자들이 호주에 살고 있는데 아주 피곤한 삶을 살고 있으며(대부분 부부 맞벌이), 언어의 장벽 때문에 2세 자녀들과의 문제가 심각하며, 대부분 이국생활의 외로움 때문에 거의 교회당에 다니고는 있지만 믿음과는 상관없이 살고 있고, 거짓 목자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고 여기 저기 방황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모든 사람들마다 한결같이 공감했던 것은 이곳에도 참된 복음적인 교회가 빨리 생겨야겠다는 것이었고 제 자신은 나와는 상관없는 그저 남의 일처럼 여겼습니다. 그런데 귀국 후에 제 마음속에 떠나지 않는 생각은 호주의 한국 이민자들의 삶에 대한 문제와 그들의 영혼에 대한 부담감이었습니다.
그러나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문제와 이민자들의 독특한 삶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부정적인 말들의 난무는 아예 그 일을 제 자신과는 상관없는 문제로 만들어 버렸고 그래서, 주님께서 호주 내에서 누군가를 세워주시든가 아니면 더 젊고 유능하고 영어에 능통한 성도를 보내셔서 그 일을 하게 하시기를 기도함으로 마음의 부담감을 애써 지웠습니다.

3. 그리스도인 훈련원에서의 생활
1998년 4월, 그동안 기도해왔던 “그리스도인 훈련원”이 극적으로 개원되었습니다.
호주에서 이미 30년 전에 이런 성도훈련기관이 세워져서 지역교회들을 돕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주님 앞에 한국에도 이런 기관이 세워지기를 사모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훈련원의 개원은 주님께서 예비하신 또 하나의 은혜였으며 가족이 함께 입학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그 기간을 통해서 자신의 목회사역에서 부족했던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고, 영적인 재충전의 시간이 되었으며 주 안에서 앞선 경험들을 가지신 여러 강사들을 통해서 평생 잊지 못할 귀한 강의와 그분들의 삶을 통한 간증은 얼마나 마음에 도전이 되었는지 ...
또한 성도를 섬긴다고 하면서도 정작 아내와 아이들에게는 소홀히 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남사에서의 10개월은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으며 무엇보다도 아내가 그간의 생활에서 영적으로, 육적으로 많이 지쳐있던 상태였는데 주님께서 새롭게 은혜를 부어 주시는 안식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간혹 호주 강사들을 통해서 한국 이민자들의 상황과 한인교회의 필요성에 대해 듣게 될 때마다 “누군가가 가야 할텐데 ...”하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쳐다볼 뿐, 자신이 그 사역을 담당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편으로는 기도하는 마음이 생기다가도 현실을 생각하면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할 일임을 깨닫고는 물러서곤 했습니다. 그러나 한 은퇴 선교사를 통해서 마 20:19의 말씀에서 새롭게 도전 받았던 것은 ‘주님은 “너희는 가서” 라고 말씀하셨으므로 주님 앞에서 갈 수 없는 합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가야한다' 라고 하신 교제를 통해서 상당한 충격을 받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4. 주님께서 부르시다.
1999년 1월, 매년 방학 때 개최되는 “어린이캠프”를 돕고 있었는데 그해 캠프의 주제는 “아브라함의 생애”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주제 말씀에 대해 3시간(아브라함이 받은 부르심, 믿음, 시험)을 담당하게 되었기에 부지런히 성경에서 아브라함의 생애에 대해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하고 어린이들의 앞에 섰습니다.
첫 말씀시간, 신나게 아이들에게 그 당시의 지도를 보여주며 아브라함이 75세의 나이에 그의 고향인 갈대아 우르에서 하나님이 부르셔서 가나안으로 오기까지의 과정들을 얘기하면서 “하나님이 부르시면 자신이 살던 나라와 친척과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 지더라도 그 부르심에 순종해야 한다”라고 말씀을 전하고 있는 그 순간 성령님께서 제 마음에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부르시면 순종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너는 누구냐”
그 캠프 내내 마치 망치로 얻어 맞은 것 같은 멍멍한 상태에서 아브라함의 삶이 실제로 자신에게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캠프가 끝나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서 그때의 충격은 없었던 일인 양 다시 바쁜 일상의 시간 속에 파묻혀 버렸습니다. 아니, 아예 생각을 하지 않으려 했다는 말이 오히려 더 맞는 말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큰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 그 동안에 밀려있던 교회의 여러 일들로 인하여 다른 생각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해 3월, 개인적인 업무로 서울을 방문중에 어느 교회 수요집회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그날 말씀을 전하시던 분이 문득 창세기 12장의 말씀으로 교제하시면서 “여기 모인 사람 중에서도 하나님이 부르시면 아브라함처럼 본토와 친척과 아비 집을 떠나야 할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나님이 부르시면 그 부르심에 순종해야 한다”라는 말씀을 하실 때... 다시 두 번째로 망치로 얻어맞는 것 같은 충격이었습니다. 견딜 수 없는 답답함으로 주님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주님, 이것이 아브라함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입니까 아니면 호주에 대한 주님의 부르심입니까? 진정 이것이 저를 향하신 주님의 확실한 부르심이라면 이 주간 안에 누구를 통해서라도 다시 한번 아브라함의 소명에 대한 말씀을 주시면 부르심으로 알고 순종하겠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기도를 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주일 저녁 집회시간에, 주님께서는 한 성도의 교제 중에 히브리서 11장 8절 말씀을 통해서 말씀을 하셨습니다.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여 장래 기업으로 받을 땅에 나갈새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갔으며” 그때에 받았던 충격이란!
전혀 낯선 땅을 향해 다만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순종하여 ...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갔”던 아브라함을 생각하면서 그날, 밤이 깊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 많은 생각으로 고민하다가 다만 주님의 말씀대로 아브라함처럼 순종하기로 하고 그 부르심에 믿음으로 한 걸음을 내 딛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내와 이 일을 놓고 한마음이 될 때까지 기도하면서 기다리기로 했는데 3일 후 아내도 주님의 인도하심을 받고 마음이 하나 되었으며 아이들에게도 결정할 시간을 주었을 때 부모가 결정한 길이기에 기꺼이 따르겠노라고 해서 모든 가족이 기쁘게 부르심 앞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에스겔 2:5-11의 말씀을 통하여 다시 한 번 확정해 주셨습니다.
“너를 방언이 다르거나 말이 어려운 백성에게 보내는 것이 아니요 ... 사로잡힌 네 민족에게로 가서 그들이 듣든지 아니 듣든지 그들에게 고하여 이르기를 주 여호와의 말씀이 이러하시다 하라 ...”
주님은 “사로잡힌 네 민족에게로 가서”라는 말씀으로 제 생애를 호주 이민자들의 구원과 교회개척을 위해 사용하시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리고 고향에 홀로 남으신 어머니에 대해 눈물로 기도할 수밖에 없었는데 올해 3월 효도캠프에 참석하셔서 극적으로 구원받으신 것은 자비로우신 하나님의 넘치는 은혜였습니다.

5. 교회의 파송과 호주 입국
교회 장로회에서의 간증과 교회 앞에서의 간증을 통해서 파송이 확정되었으며 호주교회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호주 내 한국인 전도를 위한 선교사 비자”로 신청 8개월만에 1년 짜리 단기비자로 일단 입국이 허락되어서 지난 4월 13일 교회와 여러 지역성도들의 기도가운데 호주에 입국하게 되었습니다. (곧바로 영주권 서류가 접수되어서 기다리고 있는 상태임) 영어권이라 일단 1년간은 영어에 전념하면서 호주의 문화를 배우는 것이 좋겠다는 권유에 따라 현재는 이곳 GLO 에 머물며 영어와 호주 문화를 배우고 있으며 내년 초 한인모임의 시작을 목표로 부지런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나라 크기가 남한의 70배나 되고 인구는 1700만 밖에 되지 않는 거대한 나라에서 자신의 모습이 왜소하게 느껴지고 어떻게 무슨 일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연한 상태에서 아브라함이 앞서 그랬던 것처럼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가는 심정입니다. 다만 언어와 문화가 다른 이런 삶 속에서 오직 주님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한 걸음씩 순종해 나갈 뿐이며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신약교회의 진리를 따라 이 호주 지역에 아름다운 한인모임이 세워지고 방황하는 영혼들의 안식처가 되게 하는 일에 자신을 온전히 드리기를 원합니다.

6. 비젼
1) 호주 시드니 지역에 신약교회의 진리를 따라 아름다운 한인 이민자 교회를 세우는 일
2) 이민 사회에서 상처입고 좌절된 사람들을 하나님의 복음으로 거듭나게 하는 일
3) 거듭난 성도들을 다시 하나님의 일군으로 헌신케 하는 일
4) 성숙된 성도들로 은사를 따라 주님의 사역을 감당케 하는 일
5) 영적인 무장으로 헌신케하여 호주 지역선교와 세계선교를 감당케 하는 일

이를 잘 감당할수 있도록 기도부탁 드립니다.

이 강 일(호주 시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