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교회회의(행 15:1-35)
The Church Council at Jerusalem

의제(쟁점): 구원의 원리 - 율법을 지킴으로 받는 것이냐, 하나님의 은혜로 받는 것이냐?
이 회의의 쟁점이 되고 있는 구원의 원리는 그 때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그리고 누구에게나, 어느 개인, 어느 단체에게나 제일로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이로 인해 사람, 즉 필자나 독자의 운명이 하나님의 나라나 지옥, 또는 영생이나 멸망으로 영원히 결정지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이것은 하나님께나 사단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는 하나님의 영원하신 계획의 그 성취 여부와 그 하나님의 계획을 좌절시킬 사단의 계략의 성공여부가 다 이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필자와 독자를 비롯해서 모든 사람은 이 구원의 원리에 관해서 성경이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사도행전 15장과 로마서와 갈라디아서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상고한다면 성경이 가르치는 이 구원의 원리를 명확하게 알게 될 것이다.

1. 쟁점(행 15:1-5): 율법 vs. 은혜
이 구원의 원리에 대한 논쟁은 “바리새파 중에 믿는 어떤 사람들”에 의해 야기된 것이었다. 그들의 주장인즉 “너희가 모세의 법대로 할례를 받지 아니하면 능히 구원을 얻지 못하리라”는 것이었다(1절, 5절). 이에 대해 사도들은 “우리가 저희와 동일하게 주 예수의 은혜로 구원받는 줄을 믿노라”(11절)고 하는 것이었다. 구원을 율법을 지킴으로, 즉 사람의 노력과 행함으로 받는 것이냐, 아니면 하나님의 은혜로, 즉 “일을 아니할지라도 경건치 아니한 자를 의롭다 하시는 이를 믿는”(롬 4:5) 믿음으로 받는 것이냐 하는 것이었다. 사실인즉 이 문제는 이 천 여 년전에 이 사도행전 15장의 예루살렘 교회회의에서 이미 해결되어 그 내용이 그대로 사도행전 15장에 기록으로 남아 있는데도, 그 문제가 지금까지 기독교계 일부에서 쟁점화되고 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은 사단이 여전히 하나님의 일을 무너뜨리기 위해 살아서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왜곡시켜 “다른 복음”을 만들어 믿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음을 증거하는 것이다(고후 11:3,4,13-15; 갈 1:6-10).
이 구원의 원리에 대해서는 하나님께서 이미 사도행전 10장에서 베드로에게 환상을 통해 가르치시고 또 이방인 고넬료의 가속들을 율법지킴과 관계없이 구원하심으로 증거한 것이며, 또 11장에서 “할례자들이 힐난”할 때에 베드로가 이를 재확인함으로서 재천명된 것이고, 또 율법과 관계없이 단지 주 예수님을 믿는 믿음으로 이방인들에게 성령님을 주사 구원하심으로 증거한 것이지만 “바리새파 중에 믿는 어떤 사람들이” 모세의 율법대로 할례를 받지아니하면 능히 구원을 얻지못하고(1절), 또 구원 얻은 후에도 율법을 지키라 명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완강하게 주장했던 것이다. 즉, “이방인에게 할례주고 모세의 율법을 지키라 명하는 것이 마땅하다”(5절)는 것이었다. 그러면 여기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고, 재천명하시며, 또 율법의 지킴과 관계없이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을 은혜로 구원하심으로 그 구원의 원리를 의심할 여지가 없도록 명확하게 보여주셨는데도 그것을 받아들이지 아니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떠한 사람들이기에 그럴까를 생각하게 된다. 잘못된 가르침(교리)은 양심이 잘못된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법이기에 잘못된 가르침(교리) 이전에 그렇게 가르치는 사람들의 인격과 삶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에베소 교회에 있었던 일을 예로 들어보자. 그 교회 안에 경건에 관한 교훈에는 착념치 아니하고 “다른 교훈”(“다른 교훈”은 “경건에 관한 교훈”과 질이 다른 교훈을 가리킴)을 가르치는 “어떤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신화와 끝없는 족보에 착념”하여 “믿음 안에 있는 하나님의 경륜을 이룸보다 도리어 변론을” 일으켰다. 그 사람들은 경건한 삶의 기초가 되는 “청결한 마음과 선한 양심과 거짓이 없는 믿음으로 나는 사랑”에는 관심이 없이 오히려 “이에서 벗어나(가르침의 목적을 잃고-”경계의 목적”에서 벗어나) 헛된(알맹이 없는) 말에 빠져 율법의 선생이 되려 하나 자기의 말하는 것이나 자기의 확증하는 것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다(딤전 1:3-7 참조).

그런데 그 사람들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그들이 선한 양심을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그들은 믿음에 관하여는 파선하게 되어(딤전 1:19-20) “부활이 이미 지나갔다”(딤후 2:16-18)고 진리를 그릇 가르침으로 다른 사람들의 믿음을 무너뜨리는 죄까지 범하게 되었다. 딤전 4:1-5에 보면 “성령이 밝히 말씀하시기를 후일에 어떤 사람들이 믿음에서 떠나 미혹케 하는 영과 귀신의 가르침을” 좇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그들은 “자기 양심이 화인 맞아서 외식”하는 사람들이라고 하였다. 그 이유는 진리는 깨끗한 마음에 계시되어 오직 그런 마음에만 머물기 때문이다(마 5:8; 히 12:14; 단 12:10; 호 14:9; 습 3:5 참조).

이와 같이 선한 양심을 버린 사람들은 대체로 “경건에 관한 교훈”을 무시하거나 경히 여기고 “다른 교훈”에 열심내는 것이 특징이다. 주님 당시의 바리새인들이 그 좋은 예가 된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의를 적용하기 위하여 의를 주장했지만 자신들에게는 적용하지 않았다(요 8:1-11). 그들은 의를 주장하고 강조했지만 “의인”은 아니었다. 이는 의를 주장하는 사람과 “의인”은 다르기 때문이다. 성경은 물론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받아 의인이 됨을 가르치고 있고 그것이 사실이지만 성경은 또한 그런 사람으로서 남달리 경건하고 의롭게 사는 사람들을 가리켜 “의인”이라고 묘사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런 사람들은 마음이 매우 어진 것을 보게 된다. 마태복음 1장의 요셉이 그러했고 주님께서 세상에 계시는 동안 항상 그러하셨다. 성경의 “의인”은 마음이 어질어서 남에게 피해를 주기 보다는 자기가 당하기를 더 원한다. 그러기에 요셉은 자기 약혼자가 잉태된 것을 알았을 때 장로들에게 알려 돌에 맞아 죽게 하기 보다는 배신감을 혼자 새기며 가만히 끊고자 했고,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간음한 여인을 끌고 왔을 때 “은혜와 진리가 충만”한 주님께서는 그들에게 그 여인을 돌로 치라고 명하시는 대신에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명하시어 그들을 다 물러가게 하심으로 그 불쌍한 여인을 구해 주셨다.
경건에 관한 교훈 중에는 가정과 직장과 교회에 관계된 것들이 있다. 가정에서는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엡 6:2)는 것이고, 직장에서는 “무릇 멍에 아래 있는 종들은 자기 상전들을 범사에 마땅히 공경할 자로 알찌니”(딤전 6:1)라고 하는 것이며, 그리고 교회에서는 “너희를 인도하는 자들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라”(히 13:17)는 것이다. 성경은 이런 교훈에서 벗어나 “누구든지 다른 교훈을 하며 바른 말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경건에 관한 교훈에 착념치 아니하면 저는 교만하여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변론과 언쟁을 좋아하는 자니 이로써 투기와 분쟁과 훼방과 악한 생각이 나며 마음이 부패하여지고 진리를 잃어버”리게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본문에서 성경은 율법을 지켜야 구원받는다고 가르치는 사람들을 가리켜 단순히 “어떤 사람들”이라고만 묘사하고 있는데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그 배경을 살펴보면 앞에서 말씀한 사람들과 맥을 같이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1) “어떤 사람들”(행 15:1,5,24)
(1) 행 15:24에 보면 그들은 교회의 공적 신임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이에 성경은 그들을 가리켜 “우리 가운데서 어떤 사람들이 우리의 시킨 것도 없이 나가서 말로 너희를 괴롭게 하고 마음을 혹하게 한다”고 하였다. 항상 성도들은 이 점에 유의하여 사람들을 보아야 한다.
(2) 갈 1:7과 5:10-12에 보면 그들은 성도들을 요란케 하며(갈 1:7), “요동케 하는 자”(갈 5:10)들이고, 또 “어지럽게 하는 자들”(갈 5:12)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성령님의 인도를 받아 말씀을 가르치는 사람들의 특징은 말씀을 가르침 받는 성도들로 하여금 “청결한 마음과 선한 양심과 거짓이 없는 믿음으로 나는 사랑”을 가지게 해 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성도들을 요란케하며 어지럽게 하는 그들은 문제가 있는 사람들임을 곧 알 수 있게 된다(딤전 1:5).
(3) 갈 2:4에 보면 그들은 “가만히 들어온 거짓 형제”들이라고 했다(갈 2:4). 즉, 그들은 빛을 버리고 어두움 가운데 행하는 “거짓 형제들”, 곧 구원받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구원얻은 성도들의 특징은 빛 가운데 행하는 것임으로 “가만히 들어온” 그들은 문제가 있는 사람들임을 곧 알 수 있게 된다.
(4) 갈 6:12에 보면 그들은 “육체의 모양을 내려 하는 자들”이라고 했다. 즉 그들은 성도들로 할례를 받게 하여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인하여 받는 핍박을 면하려 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일로 인해 스스로 율법을 지키지 아니하면서도 율법을 잘 지키는 양 자신들을 드러내려 하는 자들이었다.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해서 자기 목숨을 아끼지 아니하는 사람임을 감안할 때 다른 사람을 이용하여 자기의 생색을 내려하는 그들은 “선한 목자”의 사랑을 받아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한 사람들임을 곧 알 수 있게 된다.

2. 회의(행 15:6-21)
예루살렘교회의 사도와 장로들이 구원의 원리에 관해 의논하러 모여 많은 변론이 있은 후에 베드로가 일어나 말하였다.

1) 베드로의 증언(행 15:7-11): 베드로의 증언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하나님께서 이방인들로 내 입에서 복음의 말씀을 들어 믿게 하시려고 나를 택하셨다(7절); (2) 하나님께서 이방인들이 그 복음의 말씀을 듣고 믿을 때에 성령을 주어 증거하셨다(8절; 10:43-45참조); (3) 하나님께서 “믿음으로 저희(이방인)의 마음을 깨끗이 하사 저희나 우리나 분간치 아니하셨느니라”(9절) “그런데 지금 너희가 어찌하여 하나님을 시험하여(거역하여) 우리 조상과 우리도 능히 메지 못하던 멍에(율법)를 제자들의 목에 두려느냐”(10절)고 도전; (5) 이에 베드로는 “우리가 저희와 동일하게 주 예수의 은혜로 구원받는 줄을 믿노라”(11절)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온 무리가 입을 열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이는 베드로가 자기의 소견을 말하기 보다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들을 증거했기 때문이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일을 논의할 때는 항상 하나님께서 어떻게 말씀하시고 어떻게 인도하신 것을 말하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2) 바울과 바나바의 증언(행 15:12): “바나바와 바울이 하나님이 자기들로 말미암아 이방인 중에서 행하신 표적과 기사 고”할 때 회의장은 더욱 더 숙연해 졌을 것이다. 이는 하나님께서 바울과 바나바를 통해 이방인 중에서 행하신 일들이 다 율법의 지킴과 관계없이 은혜로 된 것임이 더 구체적으로 확실히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3) 야고보의 증언(행 15:13-21): “형제들아 내 말을 들으라 하나님이 처음으로 이방인 중에서 자기 이름을 위할 백성을 취하시려고 저희를 권고하신 것을 시므온이 고하였으니 선지자들의 말씀이 이와 합하도다”(행 15:13-15) 여기 야고보의 증언 내용은 두 가지였는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었다. 그 하나는 야고보가 시므온의 증언에 동조하는 발언을 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것을 성경을 들어 동조한 것이다. 그 중요한 첫째 이유는 그 증언 속에 증언자의 양심이 살아있었기 때문이고, 두 번째 중요한 이유는 그 증언을 성경으로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첫째로 야고보가 베드로의 증언에 동조하는 입장을 취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하나님 앞에서 양심이 바르고 깨끗한 사람이었음을 증거한다. 이는 야고보가 바리새파 중 믿는 어떤 사람들의 대부로서 그 측근들의 체면에 손상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하나님 앞에서 그 양심을 따라 베드로의 증언에 동조했기 때문이었고(행 21:18-25; 갈 2:21), 둘째로는 야고보가 성경의 말씀(증언)으로 그의 증언을 뒷바침했기 때문이었다. 이는 누구의 어떠한 주장도 성경의 가르침과 맞지 아니하면 그것은 진리가 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에 야고보는 증거하기를 “선지자들의 말씀이 이와 합하도다”라고 덧붙여 매우 신자다운 합당한 증언을 했다. 그 내용인 바, “이 후에 내가 돌아와서 다윗의 무너진 장막을 다시 지으며 또 그 퇴락한 것을 다시 지어 일으키리니 이는 그 남은 사람들과 내 이름으로 일컬음을 받는 모든 이방인들로 주를 찾게 하려 함이라 하셨으니 즉 예로부터 이것을 알게 하시는 주의 말씀이라” 고 했다.

“이 후에 내가 돌아 와서” 라고 한 것은 “하나님이 … 이방인 중에서 자기 이름을 위할 백성을” 취하신 후에, 즉 교회를 완성하신 후에 “돌아 오셔서 다윗의 무너진 장막을 다시 지으며 또 그 퇴락한 것을 다시 지어 일으키리니” 한 것은 이스라엘 나라를 다시 세워 다윗의 위를 회복하시겠다는 뜻이고, 또 “그 남은 사람들과 내 이름으로 일컬음을 받는 모든 이방인들로 주를 찾게 하려 함이라”고 한 것은 그 때에 그 남은 인류, 즉 주의 이름으로 일컫는 모든 이방인들이 회복되어 하나님을 찾아 예배드리게 될 것을 뜻하는 것이다. 그리고 “즉 예로부터 이것을 알게 하시는 주의 말씀이라”고 한 것은 이방인과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은 오래전부터 알려진 이야기라는 뜻이다.

그리고 야고보는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그러므로 내 의견에는 이방인 중에서 하나님께 돌아오는 자들을 괴롭게 말고 다만 우상의 더러운 것과 음행과 목매어 죽인 것과 피를 멀리하라고 편지하는 것이 가하니 이는 예로부터 각 성에서 모세를 전하는 자가 있어 안식일마다 회당에서 그 글을 읽음이니라”라고 하였다. 이에 사도와 장로와 온 교회가 일치 가결하여 이르기를, “사도와 장로된 형제들은 … 이방인 형제들에게 문안하노라 들은즉 우리 가운데서 어떤 사람들이 우리의 시킨 것도 없이 나가서 말로 너희를 괴롭게 하고 마음을 혹하게 한다 하기로 사람을 택하여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위하여 생명을 아끼지 아니하는 자인 우리의 사랑하는 바나바와 바울과 함께 너희에게 보내기를 일치 가결하였노라 그리하여 유다와 실라를 보내니 저희도 이 일을 말로 전하리라 성령과 우리는 이 요긴한 것들 외에 아무 짐도 너희에게 지우지 아니하는 것이 가한줄 알았노니 우상의 제물과 피와 목매어 죽인 것과 음행을 멀리할찌니라 이에 스스로 삼가면 잘 되리라 평안함을 원하노라”(행 15:22-29)고 하였다.

이 공문 내용에서 깨닫게 되는 것은 바리새파 출신들이 율법에 대해서 주장한 것은 율법을 다만 구원의 조건으로서만 아니라 구원받은 후에도 계속 지키도록 해야 마땅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공문 내용에 그런 것이 전혀 없었음을 주목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성령”과 “사도와 장로된 형제들”은 사람이 구원받은 후에도 율법을 지켜야 된다고 가르치지는 아니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롬 7:6에서

“이제는 우리가 얽매였던 것에 대하여 죽었으므로 율법에서 벗어났으니 이러므로 우리가 영의 새로운 것으로 섬길 것이요 의문의 묵은 것으로 아니할지니라”

고 말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준형(서울북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