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후원 사역이라 하면 우선 물질적 후원을 생각하게 된다. 그만큼 선교에는 물질적 필요가 많다는 반증이다. 그리고 물질적인 후원은 반드시 지속해야 할 일이다. 하나님께서 한국 교회에게 은혜를 베푸셔서 충분하진 않지만, 지금까지 여러 선교지에 후원하게 하심으로 여러 가지 놀라운 사역을 이루게 하심을 보게 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물질적인 필요 외에도 우리가 알지 못하거나 생각지 못한 필요들이 많다.

그동안 다른 분들이 몇 차례에 걸쳐 기도와 물질적 후원의 필요성에 대한 글을 기고하셨기에 이번에는 좀 다른 면에서 선교 후원 사역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선교사와 선교지에서 필요한 일들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개인적으로 현재 선교사역을 하고 계신 분들과 선교를 경험하신 몇 분께 부탁하여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1. 선교사를 후원하는 사역

특별히 선교사의 영적 재충전을 위한 체계적인 후원 사역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선교지를 떠나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쉬면서 영적 재충전을 할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 하는데 안식년이 좋은 예이다. 선교사를 파송한 지역교회와 선교후원회 그리고 전국 지역교회는 안식년을 맞아 선교지에서 영적으로 소진해서 돌아온 선교사 형제, 자매가 어떤 계기로든 영적으로 재충전하도록 도와주는 일이 아주 중요하다. 본인들이 원한다면, 지역교회 장로들의 허락을 받아 신뢰할 만한 성경적이고 보수적인 성경 교육기관에서 충전 받도록 배려하고 훈련비용을 후원하여 도울 수 있다면 차기 사역을 위한 좋은 준비가 될 것이다.

하지만, 쉬는 시간도 필요한데 안식년 내내 교육 기관에서만 지낼 수 없기 때문에 선교사가 원하면 그리스도인 훈련원 같은 교육 기간에서 훈련원 강의 내용 CD를 선교사가 책임지고 보급하지 않는 조건으로 무상 지원해 주면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선교사들이 질병 치료나 자녀들의 진학 등 개인 사정으로 일시 귀국하거나 안식년을 맞아 귀국 시 선교사 가정이 국내에서 숙박할 장소를 미리 준비한다면 큰 격려가 될 것이다. 성남 수정교회에서는 올 7월에 캄보디아 유창용 선교사 가정이 2년 만에 귀국했을 때 교회에서 월세로 2달간 머물 작은 숙소를 마련해 그 가정이 큰 격려를 받았다고 한다.

이를 위해 선교사와 파송교회 그리고 열린문 선교 후원회에서 지역교회에 알려 선교사들을 위한 주택을 봉사할 수 있는 가정을 미리 확보해서 선교사 가정이 귀국했을 때 바로 머물 수 있도록 배려한다면, 많은 위로가 되고 다시 선교지에 돌아가 힘차게 일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선교 경험이 풍부한 서양 국가들처럼 귀국한 선교사나 선교사 가족들이 언제든지 머물 수 있는 주택이나 아파트를 사들여 열린문선교후원회와 지역교회들이 함께 관리하는 계획도 필요할 것이다.

호주 선교 후원회(AMT)에서 관리하는 선교사 숙소는 교회 성도가 주님의 부르심을 받기 전 자기 집을 선교사 숙소로 기증한 유산이다.

2. 선교사 아내를 후원하는 사역

선교사 아내도 선교사와 마찬가지 역할을 담당하기에 영적으로나 지적으로 풍성해야 한다. 현지에서 겪게 되는 많은 스트레스를 이기려면 강하고 관대해야 한다. 영육 간 어려움, 자녀 교육문제, 가족들의 건강에 대한 염려, 재정문제, 사역문제 그리고 가끔 일어나는 한국 성도들과 모임들의 오해 등으로 일부 선교사 아내의 우울증으로 인해 선교사와 현지인, 또 다른 선교사 가정과의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선교지 방문 시에는 성숙한 자매님들이 동행 하여 선교사 아내들의 고충을 듣고 위로해야만 한다. 자녀 교육 문제는 단기 선교사들이 한국어나 학습지도를 한다면 사역으로 지친 가운데 자녀교육에까지 신경 써야 하는 자매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선교사 가족들이 국내에서 정기적인 건강진단을 받을 수 있게 재정후원을 한다면 큰 격려를 받을 것이다.

3. 선교사 자녀들을 후원하는 사역

후원 사역이 주로 선교 위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선교사 가족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데 그중에서도 선교사 자녀에 대한 후원이 절실하다.

선교사 자녀들은 한국의 같은 또래들과 오랫동안 떨어져 생활하면서 정체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방학 때 한국에서 열리는 학생캠프 등에 초청하여 친구들과 믿음 안에서 사귀게 해주면 한국에 대한 친밀감 형성에도 도움이 되고 구정이나 추석 명절에 한국을 방문할 수 있는 비행기 표를 보내준다면 크게 격려가 될 것이다. 그리고 자주 이 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친구가 되거나 같은 또래 아이들과 이 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게 주일학교이나 중고등부, 대학생들을 연결해 주면 서로 위로하고 훗날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될 것이다. 좋은 책들을 보내 주거나 옷 등을 사 보내도 좋을 것이다. 열악한 선교지에서 생활하면서 상대적으로 잘 누리지 못했던 것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일도 필요하다. 좋은 휴양지에 보내거나 오붓한 가족 여행을 보내 한국의 정취와 아름다운 산야를 감상하면서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안정할 수 있게 돕는 일도 아주 중요하다.

4. 현지 교회나 성도들을 후원하는 사역

한국성도들의 선교지 방문이 단지 일회성 선교여행이 되어선 안 되며 현지 성도들과 교회를 지속적으로 도울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기도가 필요하다.

현지 성도들은 물질적인 지원뿐 아니라, 한국 성도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기 원하며 개별 교제를 원하고 있다. 혹시라도 현지 성도들이나 일꾼들에게 베푸는 자처럼 행세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현지 문화를 잘 이해하고 현지 일꾼들을 신뢰해야 한다.

한국교회를 그대로 옮겨심기를 기대하지 말고 현지 상황을 고려한 성경적인 현지교회를 세우는 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그러지 못할 때에는 현지 교회를 판단하거나 선교사의 사역을 판단하게 된다.

앞으로 여러 지역을 개척해야 하는데 재정이나 훈련된 일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으로 현지 일꾼들을 한국의 지역교회나 훈련기관에 초청해 일정 기간 훈련을 받고 돌아가 선교사와 동역할 수 있게 하면 현지 교회들이 개척되고 독립하여 발전하게 될 것이다.

6. 열린문 선교 후원회의 방문 목양 후원 사역

또한, 각 선교지 담당 임원들이 현지 사정을 잘 모르면서 일방적으로 보고하거나 선교지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한쪽 선교사를 일방적으로 두둔한다면 다른 선교사에게 실망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열린문 후원회의 선교지별 목양 담당 임원을 선교사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

여러 선교사가 함께 일하고 있는 선교지에서는 어느 선교사에게만 후원이 집중되는 것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후원의 형평성을 유지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한 선교지를 방문할 때는 그곳의 모든 선교사와 면밀하게 일정을 정할 뿐 아니라, 너무 바쁜 일정으로 문제의 핵심을 놓치지 말고 현지 문제와 기도제목을 잘 이해한 후에 방문하여 거짓 없고 가감 없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잘못임이 분명한데도 적당하게 넘어간다면, 선교지의 여러 문제는 앞으로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선교사의 고국 방문 시에 선교사가 직접 지역교회를 접촉하기 어려우므로 파송교회나 열린문 선교 후원회에서 지역교회를 방문해 선교보고 일정을 조정한다면 큰 격려가 될 것이다.

이렇게 한다면, 잘 알려지지 않은 선교사들이 소외감을 갖지 않게 되고 선교보고도 편중되지 않을 것이다

7. 한국 성도들의 선교지 방문 격려 사역

선교지 방문 전에 현지 선교사들과 분명한 방문 목적, 방문 일정 등을 충분한 협의하고 방문 때는 현지 성도들에게 본이 되도록 해야 한다.

선교사 입장에선 일단 모임 성도들의 방문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일부 성도들이 선교사와 가정을 어렵게 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이는 현지에서 단편적인 면만 보고 돌아와 잘못된 정보를 마치 대단한 역사가 일어나는 것처럼 오해할 수도 있고. 자기 생각대로 선교사들은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데 하며 문제를 제기하고. 귀국해서도 잘못된 보고를 해 현지 선교사를 어렵게 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선교지 방문 전에는 충분한 현지 사정 교육과 쉽게 감동하거나 섣부른 판단을 자제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선교지 방문은 우선 선교지의 필요를 고려해야지 방문자의 필요가 우선해서는 안 되며 충분히 준비된 방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벤트성 방문이 아닌 계획적이고 지속적인 방문이 되어야 하는데 그 좋은 본이 네팔이다.

8. 영구 귀국한 선교사들의 노후를 후원하는 사역

이 문제는 우선 파송교회에서 적극적으로 준비해서 귀국한 선교사 가정이 성도들에게 부담되는 분위기가 아닌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개선장군으로 환영받는 분위기가 되게 하여야 한다. 하지만, 이는 파송교회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 지역교회와 열린문 후원회가 함께 의논하고 준비해야 할 일로 분별한다.

이미 이러한 선교후원사역에 동참하고 계신 지역교회와 성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후원 사역이 더욱더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친다.

이 억 용(남사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