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와 안식년

What is Meant by Missionary Furlough?

 글 박우상(대전대덕교회)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파송된 후 7~8년이 지나면 안식년이라는 명목으로 본국에 들어오는 경우를 보게 된다. 약 1년 동안 선교지 사역을 떠나 고국에서 휴식하며 영적인 재충전의 기회를 갖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성도들 중에는 선교사의 안식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안식년에 대한 근거는 성경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여호와께서 시내 산에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이르라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주는 땅에 들어간 후에 그 땅으로 여호와 앞에 안식하게 하라 너는 육 년 동안 그 밭에 파종하며 육 년 동안 그 포도원을 다스려 그 열매를 거둘 것이나 제 칠년에는 땅으로 쉬어 안식하게 할지니 여호와께 대한 안식이라 너는 그 밭에 파종하거나 포도원을 다스리지 말며 너의 곡물의 스스로 난 것을 거두지 말고 다스리지 아니한 포도나무의 맺은 열매를 거두지 말라 이는 땅의 안식년(安息年)임이니라”(레25:1~5)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안식년 제도는 원래 땅으로 6년을 경작하고 1년간 쉬도록 하게 하신 것이었다. 그러나 땅으로 쉬게 되면 땅과 더불어 사람들도 함께 쉬게 된다. 이것은 구약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에 들어가 반드시 지켜야할 율법이었다.

그러나 신약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안식년에 담긴 하나님의 지혜를 해외에서 수고하는 선교사들이나 사역자들에게 효과적인 사역을 위해 은혜가운데 적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주님도 세상에 거하시는 동안 하나님 아버지의 일에 몰두하셨을 뿐 아니라 육체의 피곤함을 느끼시고 쉬기도 하셨다. 때로는 음식 먹을 겨를도 없이 바쁜 제자들을 따로 한적한 곳에 불러 쉬도록 배려하신 경우도 보게 된다.

“이르시되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와서 잠간 쉬어라 하시니 이는 오고 가는 사람이 많아 음식 먹을 겨를도 없음이라”(막 6:31)

누구나 일을 하다보면 누적된 과로를 해소할 휴식이 필요하고 무슨 일을 하든지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재충전의 기회가 필요하다. 해외에서 수고하는 선교사뿐만 아니라 국내 사역자들에게 있어서도 일정기간 휴식이나 재충전의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리와 문화적으로 다른 환경에 장기간 거주하는 선교사들에게 있어서는 정기적인 휴식기가 반드시 필요함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열악한 환경과 영적으로 미숙한 사람들을 상대로 사역을 감당하는 것은 많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선교사는 일반적으로 공급자의 위치에 있다.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사랑과 말씀을 나누고 섬기는 사역을 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모르는 백성들에게 하나님을 소개하고 구원받지 못한 영혼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것은 물론 영적으로 어린 성도들에게 영적인 필요를 공급하며 진리의 말씀을 가르쳐야 한다. 해외 선교사들은 영적으로 공급을 받기보다는 주로 공급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선교사의 역할은 복음을 전하는 것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선교지는 대부분 후진 국가들이기 때문에 교육이나 의료 환경은 물론 주민들의 의식주 해결이 빈약한 형편이다. 그러므로 선교사들은 식량문제 해결에 대한 관심은 물론 새로운 문명을 소개하고 발전된 기술을 가르치며 더 나은 복지를 위한 교육 등 사회전반적인 분야에까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선교지는 빵과 복음이 동시에 필요한 곳이다. 선교헌금은 선교사 가정의 기초적인생활과 전도활동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선교지의 가난한 백성들을 섬기는 사역에 투자된다. 사실 선교지의 필요는 무한대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공급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선교사들의 많은 기도와 노력이 수반되는 것이다. 선교사들은 선교지의 필요에 대해 더 많이 공급하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부담을 안고 산다. 그래서 시간이 갈수록 선교사의 역할이 다양해지고 사역의 비중도 증가될 수밖에 없다.

결국 선교사가 선교현장에 장기간 머무르다 보면 과중한 사역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심신이 약해지고 영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영육간에 재충전의 기회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안정되지 못하거나 사회적으로 불안한 상황에서 복음을 전해야 하는 어려움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종교의 자유가 없는 나라이거나 특정 종교를 국교로 지정하여 기독교를 배척하고 선교사들의 입국과 전도활동을 불허하는 나라가 있다. 이와 같이 정치적으로 기독교를 박해하거나 사회적으로 선교사들의 활동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선교사들에게 큰 긴장감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이처럼 여러 가지 긴장되는 환경에서 장기적으로 사역을 감당한다는 것은 선교의 효율성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사역의 수명도 짧아질 수밖에 없다.

때로는 선교사들이 사역에 몰두하다 보면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미 잃은 건강을 다시 찾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선교사의 건강이 악화될 경우 선교지에 선교사의 장기간 공백상태가 오게 되거나 선교사역을 포기하는 상황이 올수도 있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큰 손실을 입는 것이다. 그래서 선교사들에게는 휴식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건강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선교사들의 심령이 안정되지 않고서는 절대로 선교사역을 성공적으로 감당할 수가 없는 것이며 육체적으로 건강하지 않으면 어떤 사역도 불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고국과 오랜 기간 분리되어 생활하다보면 고국의 문화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게 된다. 현대문명은 과거와 달리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고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성도들도 급변하는 현대 디지털문화에 적응하기 힘든 상황인데 더구나 고국의 문화로부터 분리되어 해외에 장기간 거주하게 되면 문화적 이방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안식년은 새로운 문화를 습득하는 기회는 물론이고 선교사로서의 자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교육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선교사로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거나 선교사역에 필요한 새로운 분야를 배우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친족들이나 성도들과 관계를 증진시키거나 파송교회와 선교전략 및 협력관계를 증진시키는 기회 등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 선교사들의 안식년이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기를 좋아한다.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랑을 주고받는 관계 속에 풍요롭고 행복한 인생을 구현하게 된다. 사랑을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다른 사람들을 더 사랑하게 되고, 섬김을 받으면 받을수록 다른 사람들을 더 섬기는 능력을 소유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은 무엇이든 받고 소유한 만큼 나누고 베푸는 것이다. 아무리 베풀고 싶고 나누고 싶어도 받은 것이 없고 소유한 것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선교사들도 영적으로 충만하고 심신이 건강해야 능력 있고 효과적인 사역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안식년을 통해 그동안 쌓인 심신의 피로를 풀고 선교의 재도약을 위한 재충전의 기회를 갖아야 한다.

그러므로 선교사의 안식년을 위해 파송교회는 물론 국내 성도들의 관심과 기도 그리고 준비가 필요하다. 선교는 선교사 혼자 하는 사역이 아니며 또한 선교지에서만 이루어지는 사역도 아니다. 선교는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는 사역이기 때문에 선교사와 파송교회 및 후원자들 간에 얼마나 유기적이고 협력적이냐에 따라 선교의 성패가 달려있는 것이다.

선교사들이 안식년을 통해 영육간에 쉼과 재충전의 기회가 되어 선교사의 자질 향상 및 선교사역에 도약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