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 맥킨토시(C.H. Mackintosh)

“저희에게 이르시되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니라”(눅 12:15)

이 탐심을 정의하기란 얼마나 어려운지요! 이것을 양심에 적용하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이 탐심은 누군가 세속성에 대해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점차 물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한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하늘의 정신과 마음으로 가득할 때에만, 전적으로 영원한 원칙으로 훈련되었을 때에만 탐심의 활동을 간파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탐심에 대한 예로 보여주고 계시는 여기 이 부자의 비유에서, 우리는 세상이 존경하고 칭송해마지 않는 한 인물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상고하는 이 누가복음 12장의 모든 것들은 우리로 하여금 현재와 장래, 곧 시간 세계와 영원 세계 사이의 차이점을 보게 해줍니다. 모든 것은 사람들과 사물들을 바라보는 관점에 달려 있습니다. 이 장을 단순하게만 본다면, 그저 사업이 잘 되고, 자신의 사업이 확장되고, 장래를 위해 예비하는 등 이 모든 것들이 다 좋게만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는 사람은 지금은 지혜로운 사람으로 인정받겠지만, 그러나 그때에는 “어리석은 사람”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하나님의 그때가 우리의 현재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우리는 영원의 관점에서 현재의 것들을 바라보아야만 합니다. 천국의 빛으로 이 땅의 일들을 바라보도록 합시다.

“한 부자가 그 밭에 소출이 풍성하매”(16절)

성공적인 농부나 혹은 상인이 되는 것이 무슨 죄가 될까요? 하나님께서 사람의 수고를 축복하셨을진대 당연히 기뻐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탐심 가운데 생각이 어떻게 발전해나가는지 주목해보시기 바랍니다. “심중에 생각하여”(17절) 그는 하나님 앞에서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의 이기적이고 편협한 마음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가 이르게 된 실제적인 결과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곡식 쌓아 둘 곳이 없으니 어찌할꼬?” 뭐라고요? 여기에 하나님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자원을 어떻게 사용해야겠다는 내용이 있나요? 안타깝게도 전혀 없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가치관과 자신을 위한 준비에 따라 자신의 미래를 얻게 됩니다. 그런데 이 부자는 미래를 생각하며 오직 자아만을 고려할 뿐입니다. 그것이 나 자신이건, 내 아내나 자녀이건 간에 그 모두가 실제로는 똑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미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대상은 그리스도입니다. 참된 지혜는 우리의 시선을 그분께로 향하도록 하고, 그분을 현재와 미래에, 지금 뿐 아니라 영원에도 우리 삶의 유일한 목적으로 삼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세속적인 사람의 판단으로는 터무니없는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세상 지혜에, 세상적인 처세술과 습성의 영향력 아래 있는 사람들의 지혜에 귀를 기울여보십시오.

“또 가로되 내가 이렇게 하리라 내 곡간을 헐고 더 크게 짓고 내 모든 곡식과 물건을 거기 쌓아 두리라”(18절)

불멸의 영혼의 “모든” 것을 쌓아둘 수 있는 보화 곳간이라고 하기에는 얼마나 초라하고 궁색합니까! 그 재물 목록 가운데 하나님은 빠졌습니다. 하나님은 그에게 보화 곳간도, 보화도 아니었습니다.

“또 내가 내 영혼에게 이르되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하리라 하되”(19절)

여기서 우리는 세속적인 사람의 준비가 다만 “여러 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봅니다. 최선을 다해보지만 (영원과 비교해서)그것은 한 뼘 정도의 시간도 되지 않습니다. 불멸의 영혼의 안락과 즐거움을 위해 고작 이런 것들을 예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입니까! “(그러나)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예비한 것이 뉘 것이 되겠느냐 하셨으니”(20절) 이제 이 모든 것의 교훈에 주목해봅시다.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 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치 못한 자가 이와 같으니라”

이 글에서 제가 의도하는 바는 그리스도인들의 양심에 관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 독자인 여러분들에게 묻노니, 과연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이 땅에 자신을 위하여 재물을 쌓아두는 것이 복음서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교훈에 부합하다고 보십니까? 누가복음 12장과 병행 구절들은 그런 행위들이 불합리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고 도적질하느니라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적질도 못하느니라”(마 6:19-20)

이 구절의 의미는 너무도 분명합니다. 오직 정직한 양심만이 합당한 열매를 거두도록 이 원리를 적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어떤 모양으로든 땅에 보물을 쌓아두는 것은 하나님의 나라의 교훈과 직접적으로 대치되고, 참된 제자도와 완전히 반대됩니다. 이런 면에 관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 우리는 우리가 하나님의 왕국 안에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만 합니다. 그러한 하나님 나라(왕국)의 원리들은 영원하고, 또한 모든 그리스도의 제자들을 구속합니다.

“또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목숨이 음식보다 중하고 몸이 의복보다 중하니라”(22, 23절)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라”(빌 4:4)고 성령님은 하나님의 모든 자녀들에게 사도 바울을 통해 말씀하십니다. 왜 그렇습니까? 하나님이 당신을 친히 돌보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을 통해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다만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경우, 한 가지 일에 대해 이중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전혀 무용합니다. 주님은 현재의 필요에 대한 공급과 미래의 상급에 대한 말로 제자들의 마음을 안심시키신 후에, “오직 너희는 그의 나라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런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31절)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어찌되든 결국에는 내 필요가 채워질 것이라는 미적지근한 생각으로 하나님 나라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태도는 참된 제자도가 아닙니다. 참된 제자는 주님과 그의 나라에 대한 생각 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말 그런 제자가 있다고 할 것 같으면 주님께서는 그런 제자를 확실히 돌보십니다. 이러한 제자는 걱정과 근심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습니다.

주님은 또한 “너희 소유를 팔아 구제하여 낡아지지 아니하는 주머니를 만들라 곧 하늘에 둔 바 다함이 없는 보물이니 거기는 도적도 가까이하는 일이 없고 좀도 먹는 일이 없느니라 너희 보물 있는 곳에는 너희 마음도 있으리라”는 말씀을 덧붙이셨습니다(33절).

만일 이 땅에 내 보물이 있다면, 그 형태야 어찌되었건 내 마음이 그곳에 있게 될 것이며, 머지않아 철저히 세속적인 사람으로 변할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세상을 향한 마음을 온전히 비울 수 있을까요? 바로 그리스도로 내 마음을 가득 채우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세상의 주머니나 곳간이 담을 수 없는 참된 보화이십니다. 세상 주머니는 낡아지고, 세상 곳간은 허물어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보화는 어찌되겠습니까? 진실로 많은 사람들이 하늘 아래서 너무 낮고 또한 쉽게 무너질 것들만 세우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더라도, 적어도 자기 자녀들을 위해서, 즉 그들의 또 다른 자아를 위해서 곳간을 세우고 쌓아두려 합니다. 그 쌓아둔 재산이 축복의 자리를 대신할 때, 오히려 그 재산이 자녀들로 하여금 “[자신이나 또 다른 자아에게 재산을 상속하기보다는] 돌이켜 빈궁한 자에게 구제할 것이 있기 위하여 제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엡 4:28) 하라는 하나님의 선하신 통치의 자리에서 벗어나게 함으로써 오히려 더욱 적극적인 저주가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모든 사람에게 정하신 원칙입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자녀들을 위해 물질을 쌓아두고자 합니까? 자신에 대해서 하나님을 신뢰한다고 하면서, 어찌하여 자녀들에 대해서는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입니까? 나를 먹이고 입히신 분이 내 자녀들 또한 먹이시고 입히실 수 없단 말입니까? 그러나 또한 진리를 잘못 이해하거나 잘못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의 필요를 스스로 책임지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과 본에서 강력한 의무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아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딤전 5:8)

이 말씀은 너무 분명해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게다가 하나님의 원리가 허용하고 내 영역이 미치는 한, 그분께서 그들을 어떤 종류의 사역으로든 은혜롭게 부르실 때를 위해 반드시 자녀들을 준비시켜야 합니다. 하늘 아버지를 순전히 신뢰하면서 정직하게 직장 생활을 하게 하는 대신에 자녀들에게 재산을 물려주라는 교훈을 하나님의 말씀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재산을 물려준 아버지에게 감사하는 자녀 또한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반면 경건한 삶을 살도록 부모의 돌봄과 양육을 받은 자녀들의 경우에는 감사와 존경으로 부모들을 영원토록 기억할 것입니다.

이 글을 마치기 전에, 제자들의 생각과 애정이 땅에 속하지 않은 원칙에 따라 합당한 중심과 수준에 맞도록 고양되도록 하신 주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두 가지 일을 하라고 명하셨다는 사실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이는 곧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된 다음의 말씀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사시고 참되신 하나님을 섬기며 또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그의 아들이 하늘로부터 강림하심을 기다린다고 말하니”(살전 1:9,10)

누가복음 12장 35절에서 끝까지의 가르침은 이 두 가지 사실로 결론지어집니다. 우리는 다른 그 누구도 아닌 “살아계신 하나님”을 섬기고 있으며, 또한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하나님의 아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성령님께서 하나님의 말씀을 하늘의 능력으로 덧입혀주셔서 우리 마음과 양심에 호소해주시고, 모든 하나님의 자녀들의 삶에 크게 역사해주시길, 그리하여 주 그리스도의 이름이 영광을 받으시고, 그분께 속한 모든 자들의 행동 가운데 진리가 증명되기를! 우리 모두에게 은혜를 베푸사 진실한 마음, 부드러우면서 공직하며 선한 양심을 갖게 하사 잘 조율된 악기처럼 주인의 손에 들릴 때 그분의 천국 노래에 부합하는 올바른 소리가 울려 퍼지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