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분명치 않을 수 있기에 정확하다고 할 수 없는 내용이 다소간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또한 빠트리거나 틀린 내용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떻든 최대한 기억나는 대로 적은 것입니다.

우리 주님은 “제자들에게 추수할 것은 많되 일꾼은 적으니 그러므로 추수하는 주인에게 청하여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어 주소서 하라”(마 9:37-38)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풍성한 추수를 위해 많은 일꾼들이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시골 선교의 시작: 윌버 맥카피

외국 선교사들의 사역은 1959년 윌버 맥카피 선교사에 의해 경남 거창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맥카피 선교사는 원래 해리 홀트의 한국 고아 입양사역[홀트 입양사역]을 위한 건축 사업을 돕기 위해 미국에서 왔습니다. 나중에 맥카피 선교사는 거창 남부지역에 고등학교를 건립하는 일을 돕게 되었고, 그곳에서 많은 한국인들이 교회에 나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복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통역을 통해 복음을 전했습니다. 몇 사람이 복음을 듣고 믿었으며, 맥카피 선교사는 거창 가까운 농촌에 예배당을 지었습니다. 후에 그는 서울 이남 지역으로 이사해 오산 근처 농촌에 정착했습니다. 1966년 저는 그와 합류해서 그가 하고 있는 여러 사역들을 도왔습니다. 지난 호에 말씀드린 것처럼, 맥카피 선교사는 한국인들을 영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돌보느라 굉장히 바빴습니다. 농촌 일과 가축들을 키우는 일뿐 아니라 선교훈련학교를 운영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의료적인 도움도 주었습니다.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결핵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는데, 맥카피 선교사는 결핵환자들이 머물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농장 안에 건물을 지었습니다. 환자에게 주어지는 식사에는 고단백 칼로리의 신선한 농장 우유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역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삶과 영혼이 구원을 받았습니다. 당시 한국 대통령은 한국인들에 대한 그의 사역을 인정하여, 그에게 공로상을 주어 치하하였습니다.

맥카피 선교사의 도움과 영향력 아래 그 지역에 몇 개의 모임이 개척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적지 않은 외국 선교사들이 맥카피 선교사와 함께 일하기 위해 왔습니다. 존 거브란트 선교사는 캐나다에서 와 한국인과 결혼을 했으며, 작은 도시에 남아 계속해서 주님을 섬겨오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상처(喪妻)한 에드가 쿤제 선교사가 와서 영육간에 많이 도왔습니다. 에드가 쿤제 선교사는 맥카피 선교사와 동역하던 과부 자매인 루이스와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들은 맥카피 선교사가 한국을 떠난 이후에도 계속 남아서 주님을 섬겼습니다. 에드가 선교사 부부는 에드가 선교사의 건강 문제로 귀국하기까지 한국에서 섬기다가 미국으로 돌아간 후 소천했습니다.

S.M. 케네디(미국) 선교사는 잠시 동안 맥카피 선교사와 함께 거했는데, 그들의 아이가 한국에서 목숨을 잃자 한국 땅에 묻었습니다. 그들은 미국에 돌아가서 진 깁슨(훼어헤븐 모임)과 동역하면서 기독교 입문과정(Survey in Basic Christianity: SBC) 사역을 도왔습니다. 현재 케네디와 깁슨은 모두 상급을 주실 주님 품에 안겼습니다. 다른 선교사들 또한 잠시 머물다가 떠났습니다.

도시 선교: 에드윈 제임스(Edwin James)

1962년, 에드윈 제임스(당시 50세) 선교사가 영국에서 홀몸으로 한국에 왔습니다. 서울에서 그는 젊은이들과 함께 사역을 시작했는데, 당시 모임은 성경의 가르침에서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젊은이들이 그 모임을 떠났을 때, 제임스 선교사는 그들과 함께 하면서 새로운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제임스 선교사는 성경 교사로서 이 새로운 모임에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들 가운데 영어를 잘하는 형제들이 있어 제임스 선교사를 통역으로 도왔습니다. 1965년 윌버트 커크(미혼) 선교사가 북아일랜드에서 와서 함께 머물면서 제임스 선교사를 도왔습니다. 제임스 선교사는 한국에서 복음 집회를 위해 나무 의자와 매우 큰 천막을 만들었습니다. 그 천막과 의자는 서울 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으로 수송되었습니다. 몇몇 형제들이 천막에서의 복음 집회를 도왔고,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열리는 복음집회를 통해 복음을 들었습니다. 몇 번은 맥카피 선교사의 농장에서 천막을 설치하고 전국여름 수양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제임스 선교사는 한국의 제 2도시인 부산에도 몇 차례 내려가 그곳에 모임이 시작되도록 도왔습니다. 75세에 제임스 선교사는 암에 걸려서 치료차 영국으로 돌아갔다가,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에 와서 묻히고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소천했습니다. 이것은 그가 한국을 그토록 사랑하여 바라던 바였습니다.

엠마오 성경학교

1966년 미국의 몇몇 선교사들이 엠마오 통신학교 강좌를 시작하기 위해 서울에 왔는데, 워렌과 플로렌스 던햄 부부(Warren & Florence Dunham), 찰스와 달린 화이자 부부(Charles & Darlene Fizer), 그리고 윌리암 롤러(William Roller, 나중에 캐나다에서 온 도우린(Doreen)과 결혼함)가 바로 그들입니다. 그리하여 몇 개의 엠마오 강좌가 한국어로 번역되었습니다. 뒷면에 무료 성경 통신 강좌 안내가 인쇄된 수 천 장의 한국어 복음 전도지가 배포되었습니다. 학교 정문에서 학생들의 등교시간에 맞춰 전도지를 배포했고, 무료 강좌를 신청하는 수 백 통의 신청서가 접수되었습니다. 입문 과정에서는 복음을 다루었습니다. 또한 엠마오 강좌를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해 엠마오의 밤이라는 큰 집회도 가졌습니다. 복음이 증거되었고, 계속 연락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복음을 듣고 모임에 연결되었습니다. 그 후에 캐나다에서 온 스튜어트 미첼도 이 사역에 함께 했는데, 나중에 그는 맥카피 선교사의 딸인 린다 -당시 간호사- 와 결혼했습니다.

서울의 다른 선교사들

미국에서 존 훼리스(John Ferris) 부부가 사역을 돕고자 왔습니다. 그는 은퇴하기 전에 주한미군 소령이었습니다. 그와 북 아일랜드에서 온 웨스 바(Wes Barr) 부부는 서울 근교의 큰 도시인 인천에서 모임을 시작하는 일을 도왔습니다. 월트 부부(Walt: 미국), 존 폭스 부부(John Foxes: 영국), 조이스 셰클리 양(Joyce Shackley: 영국), 요안나 맬프릭트 양(Johanna Malprict: 독일), 빌리와 마리 스티븐슨(Billy & Mary Stevenson) 부부, 존과 레네 앤더슨(John & Rene Anderson: 북 아일랜드) 등이 서울에 왔습니다. 존 앤더슨은 전도출판사 설립을 도왔던 얼 리치(캐나다) 형제님처럼 대부분의 시간을 기관 사역에 바쳤습니다. 존 앤더슨과 윌버트 커크(John Anderson and Wilbert Kirk, 둘 다 북 아일랜드 출신)는 지금 주님 나라에 갔습니다. 그들의 사역과 도움으로 한국의 여러 지역이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순회사역을 통해 복음을 전할 뿐만 아니라 형제들을 격려함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윌버트는 북 아일랜드에서 목수로 일했는데, 한국에 와서 예배당을 건축하는 일을 돕다가 떨어져서 등에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 일로 한국에서 그의 사역은 거의 중단되었습니다. 또한 한국 아이들 몇 명이 선교사 가정에 입양되었고, 지금 그들은 모두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시련들

이들 선교사들은 한국에 있는 동안 다양한 시련들을 겪었습니다. 대부분 수입이 일정치 않았기에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자녀들을 교육하는 일도 큰 시련이었는데, 외국인 학교의 수업료가 비쌌기 때문입니다. 어떤 선교사들은 건강문제가 심각했습니다. 도둑과 사기꾼들 때문에 재산을 잃기도 했습니다. 언어를 배우는 것도 어려움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어떤 선교사는 계속해서 통역자에 의존했기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는 데에 더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이유로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한국을 떠났습니다. 그중 몇몇은 다시 한국을 수차례 방문하면서 하나님이 자신들의 사역을 얼마나 풍성하게 축복하셨는가를 보면서 많은 격려를 받았습니다.

동역

대부분 선교사들은 한국 형제들과 함께 사역했습니다. 이것은 다소간 필수적이었는데, 많은 경우 통역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선교사들을 통역으로 돕는 형제들은 박준형, 이종경, 서창식(이 두 형제들은 미국에서 소천했음) 등이 있었습니다. 많은 한국 형제들의 헌신과 도움이야말로 한국에서 주님의 사역을 이루어내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또 지금도 해오고 있습니다. 현재는 전국에 230여개의 모임이 흩어져 있습니다.

결론

이러한 선교사들의 사역과 헌신으로 인해 많은 감사가 됩니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다양한 나라에서 온 선교사들이 한국어와 문화를 배우고 적응하는 하는 일에 얼마나 어려움이 있었을지 생각해봅니다. 어떤 선교사들은 한국에서의 사역을 생각할 때 실패했다고 느끼며 낙심하여 고국으로 돌아갔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들의 사역은 현재 한국 선교사들이 복음을 들고 다른 나라를 선교하기 위해 떠나는 일에 씨앗과 본이 되어주었습니다. 왜냐하면 선교사들이 한국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와주었고, 또 다른 나라에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자신의 책임을 깨닫도록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찬양합시다! 이것이 선교사들의 목표요 또한 꿈입니다. 현재 해외의 많은 한국 선교사들이 한국에서 외국 선교사들이 경험했던 시련과 어려움들을 그대로 겪고 있습니다. 그들의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을”(고전 15:58) 앎으로써 격려를 받기를 바랍니다. 아멘.

이 수 원(서울북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