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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아교회 방문에 나타난 목자 바울의 네 가지 모습(행 20:7-12)
Four Pastor's Examples of Paul Seen in His Visit to the Church at Troas

우리는 지난 호에서 사도 바울이 그의 계획된 일정에 따라 마게도냐와 아가야 지역의 교회들을 마지막으로 방문하면서 그의 목자의 사명을 끝까지 수행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드로아 교회를 고별 방문한 사도 바울에게서 목자의 네가지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자 한다.

1) “그들에게 가서 이레를 머무니라” - 목자의 온유함과 겸손함

2) “우리가 떡을 떼려 하여 모였더니” 목자의 주의 만찬을 사모하는 마음

3) “바울이 - 강론할쌔 말을 밤중까지 계속하매” 목자의 양무리를 염려하는 마음

4) “ -- 죽었는지라 바울이 내려가서 - 올라가 날이 새기까지 이야기하고” 목자의 믿음의 침착성

1) 목자의 온유함과 겸손함: “그들에게 가서 이레를 머무니라”(행20:6)

사도 바울 일행이 “될수 있는 대로 오순절 안에 예루살렘에 이르려고 급히”(16절) 가는 중이었는데 드로아에 이르러 어찌 이레씩이나 머물러야 했는지 그 이유를 생각하게 된다. 물론 그 이유는 “안식후 첫 날에” 가지는 주의 만찬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안식 후 첫 날에 우리가 떡을 떼려하여 모였더니”

사도 바울과 그 일행은 그들의 빡빡한 일정을 생각하여 주의 만찬을 주중에 하자고 제의할 수도 있었지만 그들은 그들의 편의를 따르기 보다 드로아 교회의 규례를 존중하여 “안식후 첫 날에” 모여 떡을 떼기로 작정한 것이었다. 이 얼마나 존경스럽고 본받고 싶은 마음인가!

그렇다. “사랑은 --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며” “사랑은 온유”한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사도 바울은 항상 어디서나 그런 겸손함과 온유함으로 성도들 섬기기를 기뻐한 것을 보게 된다.

“우리가 너희 믿음을 주관하려는 것이 아니요 오직 너희 기쁨을 돕는 자가 되려 함이니”(고후1:24)

“아시아에 들어온 첫날부터 지금까지 내가 항상 너희 가운데서 어떻게 행한 것을 너희도 아는 바니 곧 모든 겸손과 눈물이며 -시험을 참고 주를 섬긴 것과 - ”(행20:18,19)

“오직 우리가 너희 가운데서 유순한 자 되어 유모가 자기 자녀를 기름과 같이 하였으니”(살전2:7)

이로써 참 목자/장로는 겸손과 온유의 덕목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또 그래야 마땅함을 깨닫게 된다(몬1:8-14 참조).

2) 목자의 주의 만찬을 사모하는 마음: “우리가 떡을 떼려 하여 모였더니”(행 20:7).

사도 바울 일행이 “될 수 있는 대로 오순절 안에 예루살렘에 이르려고”(행20:16) 급히 여행하는 중에 드로아에 이르러 “이레”씩이나 머물렀다가 “안식 후 첫날에 떡을 떼려하여” 모인 것을 보면 사도 바울과 그 일행이 주의 만찬을 얼마나 소중히 생각했으며 또 사모했었는지를 알게 된다. 그러면 여기서 그 날 밤 드로아교회에 모여 주님을 기억하던 주의 만찬예배의 아름다운 장면을 상상해 보자.

그 날 주의 만찬 예배에는 드로아 성도들을 비롯하여 유럽인 형제들과 소아시아 형제들이 함께 참석하고 있었다. 그들은 모여서 자신들을 위해 성육신하시고, 십자가에서 온갖 수모와 고난을 다 당하시고 돌아가셨다가 죽음과 죄와 사단을 이기시고 다시 살아나사 하늘에 오르시어 하나님의 위엄의 보좌 우편에 앉으사 땅에 있는 자신들을 위해 기도하시는 주님의 모습을 그려보고 있었을 것이다. 또한 머지 않은 장래에 공중으로 재림하시어 자신들을 데려가실 고마우시고 영광스러우신 주님을 바라다 보며 피차 감동된 마음으로 주님께 감사하고 찬송하며 예배드렸을 터이니 그 모임이 얼마나 천국같았었을까!

3) 목자의 양무리를 염려하는 마음: “바울이 -저희에게 강론할쌔 말을 밤중까지 계속하매 - 강론하기를 더 오래하매 - 오래 동안 곧 날이 새기까지 이야기하고 떠나니라”(행20:7,9,11)

이날 밤은 바울이 드로아 성도들을 만나는 마지막 기회였기에 그들에게 들려주고 싶고 또 들려 주어야 할 하나님의 말씀이 많이 있었을 것이다!

지형상 드로아는 동서를 잇는 항구 도시로서 교통과 무역의 중심지며, 동서의 문화와 종교가 교차하는 곳이어서 우상과 부도덕이 범람했을 것이 뻔하다.

사도 바울은 이에 대비한 교훈과 경계의 말씀을 비롯하여 성도간에 서로 섬기며 사랑할 것과 육신과 세상과 마귀에 대한 경계, 주님의 오심과 교회의 휴거, 기타 많은 이야기를 하다보니 초저녁에 주의 만찬으로 시작된 모임이 성도들을 위한 말씀과 교제로 이어져 날이 새기까지 계속되었으니 이로서 우리는 성령님으로 말미암는 성도의 교제가 얼마나 선하고 아름다운 지를 다시 상기하게 된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4) 목자의 믿음의 침착성: “-죽었는지라 바울이 내려가서 - 올라가 - 날이 새기까지 이야기하고 -”(행20:9-11)

집회 중에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어느 청년이 삼층 창문에 걸터 앉아 말씀을 듣다가 “깊이 졸더니 삼층 누에서 떨어지거늘 일으켜 보니 죽었는지라”.

그런데 놀라운 일은 이러한 충격적인 사건에도 불구하고 말씀을 증거하던 바울이나 말씀을 듣던 성도들이 다 같이 이 상황에서 이상할 정도로 침착했다는 사실이다. 먼저 사도 바울을 주목해 보자.

“-일으켜 보니 죽었는지라 바울이 내려가서 그 위에 엎드려 그 몸을 안고 말하되 떠들지 말라 생명이 저에게 있다 하고 올라가 떡을 떼어 먹고 오래 동안 곧 날이 새기까지 이야기하고 떠나니라”

바울은 사건이 일어났을 때나 그 현장을 보았을 때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장에 내려가서 그저 그 죽은 자 “위에 엎드려 그 몸을 안고 말하되 떠들지 말라 생명이 저에게 ‘있다'”하는 정도로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안심시키는 말을 했을 뿐 마음의 흩으러짐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바울은 사건을 수습한 후에도 아무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사건 현장에서 윗다락에 “올라가 떡을 떼어 먹고 오래 동안 곧 날이 새기까지 이야기하고 떠나니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현장에 있던 성도들도 어느 정도는 웅성댄 것으로 보이나 곧 침착을 되찾고 윗다락에 올라가 바울과 날이 새기까지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바울과 거기 모인 성도들이 어떻게 그 충격적인 사건 앞에서 그렇게 침착할 수 있었을까? 하는 것이다. 그것은 그들이 성령님의 충만하심을 힘입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그들의 마음과 생각이 성령님의 열매인 “화평”과 “온유”로 다스림을 받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로써 우리는 육신적인 상태에 있을 때와 성령님으로 인해 감동된 상태에 있을 때 우리 마음의 자세와 움직임이 그렇게 현격히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갈5:19-23).

--박 준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