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즉 너희가 함께 모여서 주의 만찬을 먹을 수 없으니”(고전 11:20)

성경에서의 배경이 되는 나라들 중에서는 전통적으로 밤에 혼인예식을 하는 풍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떤 모임에서는 주의 만찬을 밤에 구원받은 성도들이 모여서 예배를 드린다고 합니다. 결혼식이든 주의 만찬이든지 이 아름다운 예식이 밤에 이루어진다는 것은 매우 흥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어 집니다. 그러나 주의 만찬을 하는 시간이 밤이든지 낮이든지 또는 오전이나 오후에 드린다 해도 떡과 잔을 놓고 주님을 기념하는 예식을 매주 하면서도 정작 이 만찬에 임하는 성도가 그 감격을 느끼지 못하고, 또 그 의미마저 깨닫지 못한다면 이는 핵심을 놓치는 것입니다.

어느 나라의 한 형제가 어느 날 홀연히 모임을 떠나 복음의 불모지로 떠났습니다. 추수할 일꾼을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고 주님을 기쁘시게 해드리려는 헌신된 마음으로 가서 복음을 전하기를 수년, 그러나 구원의 역사는 없고, 고국의 모임에 소식을 전할라치면 여간 괴로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한해 두해가 계속 흘러갈 때마다 “올해는 열매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아직 없습니다.”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팔년이 흘렀을 때, 그는 이제 한계를 느꼈고 주님께 포기를 선언하고 말았습니다. 그 시점에 두 청년이 회심하는 일이 있었고 벅찬 가슴으로 강가에 가서 처음으로 침례를 행했습니다. 드디어 만 구년 만에 세 명의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이 모여서 드리는 첫 주의 만찬에서 주체할 수 없는 눈물과 흥분된 감정을 억누르면서 감사를 드렸습니다. 그때 상에는 비스켓과 음료수가 담긴 잔이 놓였습니다. 이 감격적인 만찬에서 또 어떤 말씀이 읽혀졌겠습니까?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잔도 이와 같이 하여 가라사대 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니 곧 너희를 위하여 붓는 것이라”(눅 22:19-20)

* 주의 만찬을 제정하신 이유

“유대인의 유월절이 가까운지라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더니”(요 2:13)

유월절은 유대인들이 애굽에서 바로에 의해 종살이하다가 해방되어 나온 날을 기념하는 년중 가장 큰 종교행사로서 이것은 죄와 사단의 노예 된 인생들을 자유케 하시고자 하나님의 어린양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에 대한 그림인 것입니다. 주님이 공생애기간에 세 번에 걸쳐 유월절을 맞으셨는데, 그 중에 첫 번의 유월절에는 예루살렘성전에 올라가셔서 청소하는 일을 먼저 하셨습니다(요 2:13-17). 이는 구약에 선한 왕들이 유월절을 부활시킬 때 먼저 성전을 소제하는 일을 한 것을 기억하게 합니다. 마지막 유월절 예식은(요 13장) 주님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시기 전에 이층 다락방에 모여서 제자들과 주님만이 자리를 한 가운데 행해졌습니다. 그들은 지금 그 그림의 실체이신 주님을 앞에 두고도 단순히 유월절음식을 준비하여 먹는 것으로 그 밤을 보내고자 했으나, 주님은 여기서 우리가 행하는 ‘주의 만찬'을 제정하시므로 하나님의 어린양의 죽으심을 통한 인류의 대속의 의미를 대대로 기억하고 기념하기를 원하셨습니다.

“우리의 유월절 양 곧 그리스도께서 희생이 되셨느니라.”(고전 5:7)

* 주의 만찬이 중요한 이유
성경적인 교회에서 초대교회의 본을 따라 주의 만찬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주 예수 그리스도는 세상을 떠나 하늘나라에 아버지와 함께 계십니다. 그러나 주님의 몸인 교회는 지금 이 땅에 있습니다. 그의 몸인 교회는 머리되신 주님과 하나이며, 결코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한 사람이 거듭나게 되면 교회인 몸의 지체가 되는 것으로써 주님을 사랑하게 됩니다. “사람이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요 14:23)라고 하신대로 주님을 사랑하는 자가 그분을 보고 싶어하며 약속을 기다리는 가운데 자주 만찬을 하면서 기억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남편과 잠시 떨어져 있어야하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부인은 먼 나라로 떠난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자주 그의 남편의 사진을 봅니다. 또 남편이 보내준 편지를 보면서, 일을 마치고 속히 돌아올 사랑하는 남편을 한결같이 기다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와 같이 이 땅에 남겨진 교회는 주님의 강림하심을 고대하면서 할 수 있는 대로 자주 주의 만찬을 통해 예배를 드리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떻게 이것을 가지고 자주 드리는 것이 아니냐? 번거로운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오히려 초대교회에서는 어떻게 행했느냐? 라고 물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세상에는 악한 자가 믿는 자들로 하여금 주님을 기억하지 못하도록 훼방꾼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성경의 본을 좇아 매주 마다 기쁨과 즐거움으로 주님을 기념하러 모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것은 주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이며, 우리 자신을 살피는 기회며, 한 떡에 참예함으로 주님과 교제를 나누는 것이고 나아가서는 ‘주의 죽으심을 오실 때까지' 증거하는 복음의 사역이 되는 것입니다. 주님은 내가 다시 너희에게로 올 때까지 이 예식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고 기억하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사람이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요 14:23)

* 이 예식의 재료는 무엇으로 할 것인가?
종종 주의 만찬에 쓰이는 떡과 잔을 가지고 주장과 의견의 대립을 보이는 현실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과연 떡은 제과점에서 만든 빵으로 할 것인가? 밀가루 반죽으로 집에서 불에 구운 밀떡으로 할 것인가? 어떤 이들은 그 속에 어떤 누룩도 넣으면 의미를 손상시킨다는 주장을 펴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포도주에 누룩(설탕)이 들어간 사실은 생각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주님은 이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시기 전에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유월절 저녁만찬에서 식사를 하시면서 자연스럽게 그 상에 놓인 떡과 발효된 포도주를 사용하신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우리가 이것을 가지고 충돌 한다는 것은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잔을 분잔으로 하는가? 한 잔에 내용물을 담은채로 사용해야 하는가? 이것 역시 우리가 그 재료와 형태에 마음을 빼앗긴 나머지 주님을 기억하고 기념하는데 초점을 맞추지 못하는 것은 큰 비극이라는 생각입니다. 사도 바울이 그의 서신에서 가르치고자 한 것은 떡의 재료가 무엇인가가 아니라 영적인 의미를 강조하고 있음을 기억해야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떡 속의 누룩보다는 우리의 삶 속의 누룩을 살피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우리가 명절을 지키되 묵은 누룩도 말고 오직 순전함과 진실함의 누룩 없는 떡으로 하자”(고전 5:8)

* 주의 만찬을 자주하는 이유
어떤 분이 신실한 주의 자녀들이 매주 모여서 떡을 떼는 일에 대하여 비판의 말을 하는 글을 읽어 볼 수 있었습니다. 너무 자주하는 것은 오히려 경건을 해치는 일이 된다고도 합니다. 그래서 일년에 한번이나 두 번, 또는 네 번이 적당하다고 제시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자주 한다고 그 의미가 퇴색하고 경건을 깨는 일이 됩니까? 매주 설교를 듣는다고 경건이 훼손되며, 매주 헌금을 드린다고 경건이 감소합니까? 자주 기도한다고 그 질이 떨어지는 것입니까? 물론 성경에는 유월절처럼 주의 만찬을 언제 지키라는 명확한 언급이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자주 나를 기념하라”(고전 11:25)고 하셨습니다.(*자주: 원문, 영어에는 있음) 일년에 한번이나 두 번을 가지고 자주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초대교회 사도들과 성도들이 헌신한 일은 저희가 모일 때마다 사도들의 가르침과 교제와 떡을 떼는 일과 기도에 전혀 힘썼다는 사실입니다. 이럴 때 교회가 흥왕하고 날마다 믿는 자들이 더해지고 성령님의 역사가 진행되는 것을 사도행전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 주의 만찬을 매 주일마다 행하고 있는데, 이는 초대교회의 본을 따르는 것이며 주님의 분부에 따른 것입니다.(행 20:7, 고전 11:26, 16:2)

“저희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며 떡을 떼며 기도하기를 전혀 힘쓰니라”(행 2:42)

* 주의 만찬의 의미
주님께서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고전 11:24)고 분부하셨습니다. 나라에서는 중요한 사건은 국민들로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한 날을 지정하여 기념일로 합니다. 주님은 우리가 얼마나 연약하고 쉽게 망각하는가를 익히 아십니다. 때문에 구약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로와 애굽의 종살이에서 건짐을 받은 것은 어린양의 희생으로 구원받았다는 것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를 원하셔서 유월절의 규례를 삼아 저희와 자손들이 대대로 지킬 것을 명하신 것과 같이 우리가 주님의 희생을 통해 구속된 사실을 잊지 않고 살라는 주님의 우리에 대한 배려요 사랑인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주님을 자주 기억하지 못하고 살 때, 어떤 일이 일어나겠습니까? 아마 세상과 분리된 삶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주의 만찬을 행함으로 영적인 삶에 정결을 도모하게 될 것입니다. 또는 성도들이 하나된 것을 만찬상 앞에 올 때 생각하게 될 것인데, 이것은 우리를 위한 주님의 돌보심입니다.

* 주의 만찬에 임하는 자세
거듭난 그리스도인이 되면 가치관이 달라지고 주님에 대한 태도가 변해야 정상입니다. 때문에 삶에 우선순위에서도 교회생활과 예배에 우선을 두고 살아야 유익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두 세 사람이 성경대로 모이면, 거기가 어느 곳이든, 이상적인 건물이 아니더라도 주님이 함께 하시며, 우리는 떡을 떼는 만찬으로 주님을 기념할 수 있습니다. 주의 만찬에 임하는 성도는 시간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미리 말씀, 찬송, 연보를 준비하여 시간에 맞추어 다른 성도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자리를 정하여 앞자리부터 앉는다면 잘하는 것입니다. 이왕이면 깨끗한 복장을 한다면 주님에 대한 예를 갖추는 자세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보다 높은 사람을 만나러 갈 때 어떤 모습으로 가고자 합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의 떡이나 잔을 합당치 않게 먹고 마시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할 것을 말씀은 가르치고 있습니다.

“사람이 자기를 살피고 그 후에야 이 떡을 먹고 이 잔을 마실지니”(고전 11:28)

* 주의 상 앞에 모이기를 힘쓰며
어떤 이름 있는 학자는 주의 만찬이 빠진 예배는 불구의 예배요 불완전한 예배라고 했으며, 또 다른 이는 기독교예배에서 주의 만찬을 제외시키고 나면 유대교의 회당예배로 전락되면서 기독교예배의 특성이 상실되고 만다고 했습니다. 이렇듯 새로운 선교지에 가서 복음을 전하는 것은 우리에게 중차대한 임무요 사명입니다만, 복음을 전할 때도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에 대해서만 가르치고 주님의 하나님의 아들 되심과 주(主)되심을 가르치지 않게 되면 절반의 복음만 전하는 격이 되듯이, 우리가 온전한 복음을 전하고 성경적인 주의 만찬을 가르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사역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예식이 무슨 뜻이냐고 묻는 이들에게 잘 가르쳐야할 책임이 있습니다. 지금도 주님의 분부대로 주의 만찬을 행하는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이 세계도처에서 모임을 이루고 있으므로 인해 주님을 찬양합니다.

“예수를 너희가 보지 못하였으나 사랑하는도다 이제도 보지 못하나 믿고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즐거움으로 기뻐하니”(벧전 1:8)

전 재 유(춘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