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율법 아래 있느냐 그렇지 않으면 은혜 아래 있느냐 혹은 양편에 다 속해 있느냐? 이 문제는 이미 2000년 전에 해결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혼돈을 일으키고 있으며, 율법의 역할과 은혜의 역할에 대해서 명확한 구별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이 문제에 대해서 조금도 의문을 남기지 않습니다. 율법은 결코 어느 누구를 구원하기 위해서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인류 역사상 하나님의 법을 지킴으로써 구원을 얻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사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 율법을 주시고 이를 지키라고 명령하시기 전에 이미 그들 중 아무도, 주 예수 그분 자신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이 하나님의 율법을 완전하게 지킬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어느 누구에게도 이 율법을 완전하게 지킬 것을 기대하시지 않았습니다. 율법은 죄인 중 단 한 사람도 구원할 수 없으며, 성도 중 단 한 사람도 율법으로 그의 구원을 유지할 수 없다는 성경적인 근거는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이제 수많은 성경 구절 가운데 몇 구절을 인용해 본다면 바울은 로마서 3:19-20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무릇 율법이 말하는 바는 율법 아래 있는 자들에게 말하는 것이니 이는 모든 입을 막고 온 세상으로 하나님의 심판 아래 있게 하려 함이니라 그러므로 율법의 행위로 그의 앞에 의롭다 하심을 얻을 육체가 없나니 율법으로는 죄를 깨달음이니라.”
또 바울은 28절에서 말하기를 “그러므로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얻는 것은 율법의 행위에 있지 않고 믿음으로 되는 줄 우리가 인정하노라”고 하였습니다.
갈라디아서에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이 의롭게 되는 것은 율법의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는 줄 아는 고로 우리도 그리스도 예수를 믿나니 이는 우리가 율법의 행위에서 아니고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서 의롭다 함을 얻으려 함이라 율법의 행위로서는 의롭다 함을 얻을 육체가 없느니라”(갈 2:16)
바울은 결론적으로 말했습니다.
“내가 하나님의 은혜를 폐하지 아니하노니 만일 의롭게 되는 것이 율법으로 말미암으면 그리스도께서 헛되이 죽으셨느니라”(갈 2 : 21)
이 밖에도 다른 말씀들이 많이 있지만 한 구절만 더 인용해 보겠습니다. “무릇 율법 행위에 속한 자들은 저주 아래 있나니 기록된 바 누구든지 율법책에 기록된 대로 온갖 일을 항상 행하지 아니하는 자는 저주 아래 있는 자라 하였음이라 또 하나님 앞에서 아무나 율법으로 말미암아 의롭게 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니 이는 의인이 믿음으로 살리라 하였음이니라…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저주를 받은 바 되사 율법의 저주에서 우리를 속량하셨으니 기록된바 나무에 달린 자마다 저주 아래 있는 자라 하였음이라”(갈 3:10-11, 13)
만일 이 성경 구절에 분명한 뜻이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사람이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거나 또는 행위로 구원 얻을 가망은 전혀 없다는 것을 가르칠 뿐입니다. 율법으로 구원 얻을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이 율법을 “완전하게“ 그리고 중단하는 일 없이 “항상” 지켜야 됩니다. “누구든지”라는 말은 아무에게도 예외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무리 작은 죄일지라도 그 죄를 범한 사람은 그 율법의 저주 아래 있게 됩니다. 단 한 번의 중단이나 실수도 없이 “온갖 일을” 완전하게 지켜야 합니다. 성경은 분명히 율법으로 사람이 구원받을수 없고 죄인이 의롭게 될 수 없으며 성도가 성결케 될 수 없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거듭 말씀드리거니와,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율법을 인간에게 주실 때에 이 율법을 완전하게 지킬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을 아셨으며 또 기대하지도 않으셨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질문에 직면하게 됩니다. “만일 율법이 인간을 더 선하게도 할 수 없으며 그 인간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도 없다면 왜 하나님께서는 이 율법을 인간에게 주셨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후에 더 자세히 생각해 보겠습니다만, 우선 이 율법이란 말 자체에 대해 사람들이 몇가지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을 설명해야 할 것 같습니다. 즉 “하나님의 율법”이란 말과 “모세의 율법”이란 말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요? 여기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성경에서 말하는 율법이란 “십계명”만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이 “율법”이란 말을 다른 뜻으로도 쓰고 있습니다. 어떤 때에는 율법이라는 말로 하나님의 말씀 전체를 가리켜 말할 때도 있으며, 또 어떤 때에는 모세의 오경을 다른 성경과 구별하여 “율법”이라고 할 때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율법과 선지자에 관하여 말씀하셨습니다(마 7:12).
예수님 당시의 유대인들은 구약성경을 (1) 율법서 (2) 시가서 (3) 예언서 이렇게 셋으로 구분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율법서는 모세의 오경을 가리키는데 일반적으로 구약성경의 처음 다섯 책을 다른 예언서들과 구별해서 율법서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좁은 의미로는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서 시내산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계명들을 율법이라고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구원을 받은 다음 시내산에서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이 율법은 하나의 단원으로 되어 있지만, 각각 다른 계명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모세가 산에서 가지고 내려온 율법은 돌판에 새겨진 십계명뿐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때에 모세에게 절기와 성일과 희생과 제사와 음식에 관한 법과 민법 그리고 성막의 모형을 함께 주셨습니다. 모세가 시내산에서 받은 이 모든 계명들과 규례를 포함하는 율법은 십계명을 받을 때 동시에 받은 것이고, 이 말씀은 출애굽기 20장부터 34장까지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모든 법들, 즉 민법과 음식에 관한 법과 제사와 그리고 도덕적인 법들은 다 함께 율법서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하나님의 율법은 하나의 단원입니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의 계명들이 있으나 그것들은 모두 율법서의 한 부분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지 못하고 율법의 목적을 모르는 사람들은 모세의 율법과 하나님의 율법 또는 여호와의 율법이 각각 다르다고 여겼습니다. 그들은 “십계명”은 여호와의 율법이고 그밖에 다른 규례와 제사와 절기와 음식에 관한 법들은 “모세의 율법”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께서 완성하신 것은, 규례로 되어 있는 모세의 율법뿐이고 십계명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세의 율법과 하나님의 율법은 다 한 가지입니다. 따라서 모세의 율법은 갈보리산에서 완성되어 폐해졌고, 여호와의 율법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성경을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모세의 율법”이란 말과 “여호와의 율법”이란 말은 서로 같은 의미로 쓰여진 말입니다.
바로 여기에 관련해서 우리는 넓은 의미에서 율법서가 취급하고 있는 세 가지의 분야를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 율법의 세 가지 분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도덕적인 율법”의 계명(출 20 : 1-26)
2. 재판 (민법) (출 21 : 1-24장)
3. 의식(義式) (출 24-31장)
계명의 율법은, 이스라엘의 도덕적인 행위를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십계명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두번째 것은 백성의 민법을 다루고 있으며, 세번째는 이스라엘의 종교적 의식과 의무를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성일(聖日)과 희생 그리고 제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다 하나님께서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같은 목적으로 한 백성에게 모세를 통해 주신 하나의 율법에 속한 각 부분인 것입니다.
모세의 율법이란 말과 십계명 속에 있는 여호와의 율법이란 말을 구별해서 쓰는 잘못을 지적하기 위해서 가장 확실한 사실 하나를 보여 드리고자 합니다. 성경 말씀은 모세의 율법이란 말과 하나님의 율법이란 말에 아무런 구별을 두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누가복음 2:22의 말씀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의 모친 마리아가 율법을 지킨 사실을 기록한 말씀입니다.
“‘모세의 법'대로 결례의 날이 차매 아기를 데리고 예루살렘에 올라가니 이는 ‘주의 율법'에 쓴 바 첫 태에 처음 난 남자마다 주의 거룩한 자라 하리라 한 대로 아기를 주께 드리고 또 ‘주의 율법'에 말씀하신 대로 비둘기 한 쌍이나 혹 어린 반구 둘로 제사하려 함이더라”(눅 2:22-24)

이 말씀을 자세히 보면, 마리아는 아기 예수를 “주의 율법”에 순종해서 주께 드리려고 성전에 데려갔다고 했고 “주의 율법”에 따라 제물을 바쳤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이제 내가 여러분에게 묻겠습니다. 십계명 중 어디에 있는 말씀대로 마리아가 제물을 드렸단 말씀입니까? 그 말씀은 분명히 모세의 의식적 율법(the ceremonial law of moses)에 있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이 율법을 “주의 율법”이라고도 부르는 것입니다. 또 누가복음 2:39에도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주의 율법'을 좇아 모든 일을 필하고 갈릴리로 돌아가…”
모세의 율법과 하나님의 율법 그리고 주의 율법에 구별을 두는 것은, 사람이 멋대로 만들어 낸 것이며 성경을 모독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율법의 어느 부분뿐 아니라 온 율법을 완성하셨고, 그러므로 믿는 자는 율법 아래 있지 아니하고 은혜 아래 있게 됐습니다(롬 6:14). 우리는 율법에서 구원받았고(롬 7:6), 율법에서 자유함을 받았으며(롬 8:2), 율법에 대해서 죽은 것입니다(갈 2:19).
이제 율법이 사람을 의롭게도 못하고 거룩하게도 못한다면, 필연적으로 한 질문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즉 그렇다면 아무도 지킬 수 없을 뿐 아니라 죄인을 오히려 정죄 하는 율법을 하나님께서 왜 주셨느냐 하는 것입니다. 은혜 문제에 대해 위대한 해설자인 바울은 이러한 질문이 나올 것을 미리 알고 갈라디아서 3:19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즉 율법은 무엇이냐?”
바울은 앞의 장에서, 율법이 인간을 구원하는데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고 또 인간을 변화시킬 수도 없다고 말했기 때문에 그러한 질문을 한 것은 당연합니다. 다시 말하면 그 질문은, 그러면 왜 하나님께서 율법을 주셨느냐? 율법이 선하다는 것은 무엇이냐? 그 율법의 목적이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바울은 즉시 간략하면서도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는 설명으로 답변하고 있습니다. 만일 율법이 사람을 구원할 수도 없고 의롭게 할 수도 없으며 거룩하게도 할 수 없다면, 하나님께서는 무엇 때문에 그 율법을 주셨는가? 여기에 그 해답이 있습니다.
“범법함을 인하여 더한 것이라 천사들로 말미암아 중보의 손을 빌어 베푸신 것인데 약속하신 자손이 오시기까지 있을 것이라”(갈 3:19)
이러한 바울의 답변에는 세가지의 명백한 사실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범법함을 인하여 ‘더한 것이라'…약속하신 자손이 오시기까지 있을 것이라”고 한 말씀 가운데 있는 세 가지 사실이라고 하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율법의 시작은 “더한 것이라”는 말씀대로 그 이전에 있었던 그 무엇에 더해지면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입니다.
2. 율법의 마지막은 “약속하신 자손이 오시기까지”라는 말씀대로 그 자손(예수 그리스도)이 오셨을 때 끝났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율법은 그 시작이 있었을 뿐 아니라 약속하신 자손이 오실 때까지 그 임무가 있었습니다. 그 시작이라고 하는 것은 더해진 그 때를 말하는 것이고, 그 마지막은 약속하신 자손이 오시기까지를 말합니다. 약속하신 자손이라고 하는 것은 16절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 약속들은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말씀하신 것인데 여럿을 가리켜 그 자손들이라 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하나를 가리켜 네 자손이라 하셨으니 곧 그리스도라”(갈 3 : 16)
그 자손이라고 하는 것은 그리스도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약속 하신 그리스도께서 오시기까지 더한 것이라”고 읽을 수도 있습니다.
율법의 사명은 시대적인 것이었습니다. 세례 요한은 이 율법의 시대적인 기한에 대해서 분명히 밝혔습니다. “율법은 모세로 말미암아 주신 것이요 은혜와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온 것이라”(요 1:17).
이 중요한 구절은 나중에 다시 보기로 하고, “율법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바울이 언급한 세 번째 것을 생각해 봅시다. 첫번째 대답은 그 율법은 시작이 있다는 것이었고, 그 다음은 율법은 끝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그 세번째 대답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3. 그 율법의 목적은 범법함을 인하여 “더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그것은 “죄는 범법(犯法)이라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서”라고 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율법이 주어지기 전에는 법을 어겼다는 말을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죄가 있을 뿐이지 있지도 않은 법을 어겼다는 말은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바울은 분명히 로마서 4:15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율법은 진노를 이루게 하나니 율법이 없는 곳에는 범함도 없느니라.”
즉 율법이 오기 전에는 범법함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율법이 오기 전에는 죄가 없었다는 말인가라는 질문이 나오게 될 것입니다. 율법이 오기 전에도 물론 죄는 있었으며, 그 죄는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죄는 무서운 것입니다. 바울은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죄가 율법 있기 전에도 세상에 있었으나 율법이 없을 때에는 죄를 죄로 여기지 아니하느니라”(롬 5:13)
율법이 세상에 왔을 때 그 율법은 죄에 대해서 새로운 의미를 주었습니다. 즉 죄를 짓는다는 말이 율법을 범했다는 말과 같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율법의 목적은, 죄가 하나님께 대한 반역임을 드러나게 하고 죄를 짓는 것은 범법(犯法)하는 것임을 드러나게 하는 데에 있습니다. 성경 말씀 어느 한 구절도 율법이 인간을 죄에서 구원한다고는 하지 않습니다.

그런고로 죄인이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율법을 지키려고 노력해서 구원 얻을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단 하나의 해결책은, 율법 앞에서 죄를 깨닫고 하나님께서 은혜로 주시는 구원을 받기 위해 그리스도께 나가는 것뿐입니다.

내가 공을 세우나
은혜 갚지 못하네
쉬임 없이 힘쓰고
눈물 근심 많으나
구속 못할 죄인을
예수 홀로 속하네 (찬송가 188장 2절)

M.R. 디한
생명의 말씀사 刊, 율법이냐 은혜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