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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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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소식 선교사현황
몽골 정광원 형제님 편지입니다.
작성일 : 2011-11-11 조회수 : 1198

사랑하는 성도님께,

잉흐태붕 형제는 어릴 적부터 자주 기관지 천식을 앓았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큰누나와

함께 갓난아기를 돌볼 사람이 없어 학교를 그만두면서 문맹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군 생활 중에 호흡조차 불가능한 심한 기침으로 쓰러져 의과사로 제대했습니다. 제대 후 젊은 날 대부분

기침을 하며 누워 있어야 했는데 병원에서도 치료 방법이 없다며 의학적 사망선고를 내렸습니다.

같이 입원했던 폐 질환자들이 하나 둘 죽어갈 때 ‘다음은 내 차례구나.’ 생각했답니다. 하지만, 죽음은 목을

조이다가도 무슨 일인지 매번 비켜갔습니다. 몸이 좀 나으면 어머니의 연금으로 담배 연기 자욱한 도박장에서

소망 없는 인생을 탄식하며 지냈습니다. 같은 병을 앓던 사람들은 모두 사망했는데 특히 상태가 안 좋은

잉흐태붕 형제가 살아 있는 모습에 의사도 의아해했습니다.


어느 날 같은 동네에서 함께 자란 친구 바트에르튼이 찾아와 진리를 찾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창조주 하나님과 죄와 영원한 형벌에 대해 그리고 영생과 구원에 대해 증거했지만, 그는 단번에

거절했습니다. 살기가 얼마나 어려우면 외국종교에 빠졌나 하며 안타깝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늘 술에 찌들어 아내를 폭행하고 음란을 일삼던 친구의 변화된 모습과 너무나 분명하고 확신에 찬

그의 말이 마음속 깊이 여운을 남겼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예전 생활로 돌아가겠지 생각했는데 날이 갈수록

친구의 믿음이 견고해지고 가족 친지에게도 그의 믿음이 전파되는 걸 보며 무언가 있다는 생각에 바트에르튼

을 찾아갔습니다. 바트에르튼 형제와 잉흐태붕은 3개월 동안 연대기 성경 공부를 했습니다.

잉흐태붕은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하나님의 진리에 흠뻑 젖어들었고 십자가를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에 압도되었습니다. 그리곤 그의 마음과 삶에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구주로 모신 후에 그 또한, 친구

바트에르튼처럼 변화되었습니다. 도박과 술은 더러운 배설물로 손대서는 안 되는 역겨운 것이 되었습니다.

폐까지 전해지는 영하 30-40도 새벽 추위도, 조금만 걸어도 숨이 목까지 차오르는 그의 건강도 새벽 기도

모임을 비롯한 모든 모임 참석에 대한 열망을 꺾지 못했습니다. 이미 오래전에 죽었어야 할 목숨, 꺼져가는

심지처럼 한숨에 잦아들던 목숨을 지키심은 당신의 아드님이신 예수그리스도를 통해 영원한 생명을 주시려는

하나님의 사랑과 주권임을 기억하며 마지막 호흡까지 감사와 경배와 섬김에 쓰기를 소망하였습니다.

저러다 곧 죽을 거라는 모든 이의 염려와 비난 속에도 누구보다 일찍 모임에 나와 예배당 청소와 의자 정리를

하는 그의 섬김을 통해 교회가 큰 위로와 격려를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싶은 간절함에 초등학교

다니는 딸에게서 글을 배워 이제는 하루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읽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구원받고 4년이 지났습니다. 구원받을 무렵에는 당장 죽을 것 같았고 의사도 가족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지만, 주님께서는 잉흐태붕 형제에게 주님과 교회를 섬기고 아내와 딸 그리고 어머니께서 복음을 듣고 구원

얻는 축복과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부터 좀처럼 고열이 떨어지지 않고 호흡은 더욱 힘들어져

순간순간 숨이 끊어질 듯했습니다. 이제는 주님께 갈 때가 되었다는 생각에 마음을 정리하고 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믿음을 굳게 하라는 부탁과 함께 교회에도 하나님 나라에서 만나자며 작별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형제의 얼굴에 짙게 깔린 죽음의 그림자를 보며 저는 형제 없는 운드르항 모임이 걱정되었습니다.

은혜의 때를 조금 연장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형제를 편히 놓아줄 수 없었습니다.

형제에게 히스기야 왕의 생명을 15년 더 연장하신 주님의 주권과 능력을 상기시키며 주와 교회를 위해 형제가

좀 더 살았으면 좋겠다며 함께 주님께 간절하게 기도하자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형제는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에 바트에르튼 형제가 찾아와 똑같은 말씀으로 주님의 은혜를 바라보자고 했는데 바트에르튼 형제가

오기 얼마 전에 자기도 같은 말씀을 읽었노라 말했습니다. 주님께서 히스기야처럼 15년을 더 주신다면,

이 땅에서 복음과 교회를 위해 온 마음과 힘을 다해 살고 싶다고 기도드렸다는 형제의 간증을 들으며 지금은

형제가 주님께 갈 때가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주님께서 형제의 생명을 연장하시리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놀랍게도 형제는 다시 일어났습니다. 40도를 웃돌며 떨어지지 않던 열이 거짓말처럼 내렸습니다.

형제는 다시 새벽 기도 모임에 가장 먼저 왔고 그의 섬김은 다시 활기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몇 달 후에 다시

쓰러지면서 우리는 이제 형제를 놓아주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형제가 운드르항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한국에서 형제님들이 말씀 교제차 방문하셨고 운드르항 마을이 내려

다보이는 초원에서 운드르항 모임 여름 수련회를 했습니다. 형제님들은 잠깐 시간을 내 잉흐태붕 형제를 심방

하셨는데 형제의 육신은 꺼져가는 심지 같았지만, 그의 영은 여전히 주님의 사랑과 소망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잉흐태붕 형제를 위로하시고 마음을 합하여 주님께 은혜와 긍휼을 구하는 기도를 올린 후 형제님

들은 잉흐태붕 형제의 폐 엑스레이 사진을 한국에 가져가시겠다고 했습니다.

형제님들을 통해 운드르항과 울란바토르, 그리고 날라흐 교회에 수련회, 특별 집회, 심방 등으로 주님의 은혜

와 하늘 위로가 가득 부어졌습니다. 형제님들이 귀국하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연락이 왔는데 엑스레이를 보신

서복주 형제님께서 하루속히 잉흐태붕 형제님을 한국에 데려와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하면 살 수 있다며

입국을 서두르라고 하셨습니다.

단시일에 비자 수속이 진행되었고 각지 형제‧자매님들의 사랑과 헌신으로 모든 경비가 충당되어 잉흐태붕

형제님은 한국에서 형제님들의 사랑과 돌봄 속에 모든 검사와 적합한 약물치료를 받았습니다.

한국에 온 처음에는 기력도 없고 몇 발자국 디딜 때마다 호흡이 힘들어 잘 먹지도 못했는데 주님의 은혜와

형제님의 사랑과 서복주 형제님의 치료와 섬김으로 형제의 상태는 눈에 띄게 호전되어 갔습니다.

병명은 기관지 확장증과 폐결핵이었는데 이번 한국에서의 검사와 치료가 없었다면, 일이 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오랫동안 앓은 기관지 확장증으로 3분의 1 정도의 폐 기능으로 호흡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폐결핵이 심했습니다. 주님께서 형제뿐 아니라 운드르항 모임의 모든 성도와 가족을 보호하시고자 형제가

치료받을 수 있게 귀한 형제님들을 사용하신 것입니다.


잉흐태붕 형제님은 한국에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많은 걸 보고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김제와 남원으로의 여정과 여러 곳을 다니면서 천국을 그려보았다고 했습니다.

사람이 사는 곳도 이렇게 아름답고 좋고 하나님 사람들의 사랑과 섬김이 이렇게 마음을 벅차게 하는데

아드님을 희생하시기까지 인간을 사랑하신 사랑의 하나님 나라는 얼마나 놀라울까 생각했답니다.

이제 주님께서 부르실 그날까지, 한 영혼이라도 더 이 놀랍고 귀하고 실재적인 하나님 나라에 이르도록

남은 삶을 주와 복음을 위해 더욱 힘차고 가치 있게 살 수 있도록 주님께 소원을 아뢰며 기도했다고 합니다.


잉흐태붕 형제님은 운드르항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주님께서 잠깐 천국을 경험하게 하신 꿈같은 시간이었으며 이제 천국은 한층 실제로

다가왔습니다. 매일 약을 먹으며 주님께서 오실 그날까지 병약한 폐로 살아가야 하지만, 그가 하늘 소망의

공기로 호흡하는 건강한 영적 폐를 가지고 왕성한 생명력을 발휘하여 성령과 전도의 많은 열매를 맺는 자로

계속 힘차게 쓰임 받기를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에 잉흐태붕 형제님의 한국 방문과 치료를 위해 모든 것을 앞서 주관하시고 인도하신 하나님께 먼저

모든 영광과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하나님 사랑의 귀한 도구와 통로로 형제 우애와 섬김의 참모습을

보여주신 형제님들과 기도와 관심과 물질로 함께하신 전국의 형제‧자매님들께도 사랑과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주님께서 저희가 받은 하늘 위로와 격려를 형제‧자매님들의 심령과 삶에도 가득 부어주시

기를 축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1. 11. 04.

몽골의 하나님 교회들과 잃어진 영혼들을 위해 동역자 된

정광원, 주미숙, 이레, 진호, 에스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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